[TF이슈] '출판계 톱' 시공사 대표 전재국, 자작나무숲 만든 까닭은?
입력: 2017.07.14 05:41 / 수정: 2017.07.14 23:11
전두환 전 대통령은 지난 4월 3~5일 대형 출판사인 시공사를 운영하는 장남 전재국 씨가 별도로 만든 출판사를 통해 회고록(전3권)을 셀프 출간했다./더팩트DB
전두환 전 대통령은 지난 4월 3~5일 대형 출판사인 시공사를 운영하는 장남 전재국 씨가 별도로 만든 출판사를 통해 회고록(전3권)을 '셀프 출간'했다./더팩트DB

[더팩트 | 오경희 기자] "전두환 전 대통령 회고록을 어떤 출판사가 나서서 하겠나 싶었다."

지난 4월 '전두환 회고록'이 출간되자 출판업계에서 나온 말이었다. 미납 추징금 사태로 국민적 여론이 악화된 데다 "5·18 사태는 폭동" 등의 내용을 담아 '역사 왜곡 논란'을 불러일으킬 출간물에 대한 부담을 떠안을 출판사가 없을 것이란 게 공통된 견해였다.

이 같은 부정적 시선에도, 회고록은 '자작나무숲(시공사 계열사 음악세계의 하부 브랜드)'이란 출판사를 통해 세상에 나왔다. 알고 보니 해당 출판사는 시공사 대표로 알려진 전 전 대통령의 장남(57) 재국 씨가 설립한 것이었다. 그는 지난 1월 17일 관할 구청인 경기도 파주시에 '자작나무숲' 등록을 마쳤다. 이후 3월 27일 어머니인 이순자 씨의 자서전 '당신은 외롭지 않다'에 이어 4월 3~5일 세 권짜리 전 전 대통령의 회고록을 출간했다.

출판인들은 재국 씨가 유명 출판사인 시공사가 아닌 '자작나무숲'을 새로 설립해 회고록을 '셀프 출판'한 이유로, 우선 독자들이나 출판계의 눈총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봤다. 즉 대형출판사들이 외형 확대를 위해 독립된 출판 브랜드를 운영하는 '임프린트(imprint)'라는 변형된 출판 방식을 이용했다는 것이다.

전재국 씨가 운영하는 출판사인 시공사와 계열사 등이 입주한 경기도 파주출판단지 내 사옥 전경./오경희 기자
전재국 씨가 운영하는 출판사인 시공사와 계열사 등이 입주한 경기도 파주출판단지 내 사옥 전경./오경희 기자

출판업계에 오래 몸담은 O 출판사 대표는 지난 4일 <더팩트>와 통화에서 "(4년 전) 전두환 추징금 환수 사태로 국내 작가들은 시공사와 계열사 등과 계약을 맺지 않겠다는 분위기가 형성될 정도였다. 전재국 대표가 별도의 브랜드를 만든 것은 아마도 회고록을 출판하겠다고 나설 출판사도 없었을 것이고 기존 아동 전문으로 업계 상위를 지키는 시공사 브랜드에 악재가 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이 있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국내 상위 K출판사 관계자 역시 같은 날 "기존에 가진 브랜드의 이미지가 현저하게 한 분야로 굳혀졌을 경우, 오래 전부터 새로운 브랜드 론칭을 위해 '임프린트' 방식을 도입한 게 사실"이라면서도 "(전재국 씨인 경우) 아버지의 업보가 있으니, 시공사 등 알려진 곳에서 회고록을 낼 수 없었을테니 의도적으로 '자작나무숲'이란 브랜드를 새로 만들어 부담을 덜려 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1989년 2월 설립된 시공사는 도서출판·판매 사업을 하는 복합미디어기업이다. 이듬해 '아랍과 이스라엘'을 출간하며 단행본 사업에 진출한 시공사는 2017년 현재에도 단행본 시장 1위를 지키고 있다. 1993년 네버랜드 픽처북 시리즈를 출간하며 아동서 사업에 진출해 자회사 시공주니어를 세웠다. 계열사로는 음악세계, 리브로, 북플러스, 뫼비우스 등이 있다.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2016년 시공사 감사보고서 내역.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2016년 시공사 감사보고서 내역.

2016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시공사는 매출 약 299억3590만 원, 영업이익 24억5877만 원을 기록했다. 전 대표는 시공사 주식의 50.53%를 소유한 제1주주이며, 부인 정도경, 전 전 대통령의 차남 전재용, 삼남 전재만, 장녀 전효선씨가 각각 5.32%의 지분율을 갖고 있다. 현재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경기 파주출판도시에는 사옥이 있다.

검찰은 수십 억원 대의 영업이익을 근거삼아 지난해 1월 말 시공사를 상대로 추징금 환수 소송을 냈고, 법원은 "56억9300만 원을 6년 동안(2021년까지) 6개월 마다 적게는 3억5000만 원에서 많게는 11억5000만 원까지 국가에 분납하라"는 강제조정 결정을 내렸다.

이와 관련해 1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정갑윤 의원실을 통해 법무부로부터 받은 '시공사의 변제내역'에 따르면 △2016년 6월 30일 3억5000만 원 △2016년 12월 31일 4억5000만 원 △2017년 6월 30일 3억5000만 원 등 총 11억5000만 원을 납부한 상태다.

ar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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