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인터뷰] '박근혜 키즈' 손수조의 '야망', “금수저 나와라!”<상>
입력: 2016.01.19 11:30 / 수정: 2016.01.19 11:39

손수조(32) 새누리당 사상구당협위원장은 당내 경선만 통과한다면 본선은 자신있다며 환하게 웃고 있다. /부산 사상구=문병희 기자
손수조(32) 새누리당 사상구당협위원장은 당내 경선만 통과한다면 본선은 자신있다며 환하게 웃고 있다. /부산 사상구=문병희 기자

[더팩트ㅣ부산 사상구=이철영 기자] 바야흐로 정치의 계절, 다시 한 번 꿈을 향해 도전하는 시기가 됐다. 여의도 정가를 맴돌던 '직업 정치인'도, 초야에 묻혀 칼을 갈던 '은사'들도 저마도 포부를 펼치며 명함을 내밀기 시작했다. 그 가운데 눈에 띄는 한 명이 있다. 사실 근황이 궁금하기도 했다. 바로 '리틀 박근혜'로 불리던 '박근혜 키즈' 손수조(32)다. 그는 지난 19대 총선에서 문재인 민주통합당(현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박빙의 승부를 펼쳐 전국적인 관심을 받았다. 그의 나이 만 27세였다. 손 후보는 결국 낙선(55.04%-43,75%)했다.

손 위원장은 낙선을 기억하며 칼을 갈았다. 결혼도 했다. 아기도 낳았다. 그러면서도 문 대표와의 리턴매치를 매일 꿈속에 그렸다고 한다. 하지만 문 대표는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제 손 위원장은 문 대표가 대표로 내세운 배재정(비례대표) 의원과 결전을 준비 중이다. 새누리당 사상구당협위원장인 그는 일찌감치 4.13 총선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세상은 다시 ‘박근혜 키즈’ vs ‘문재인 키즈’의 대결로 보고 있다. 부산 사상구가 관심을 끄는 이유다.

서울에서 부산 사상구까지 거리는 400km가 넘는다. <더팩트> 취재진은 지난 15일 20대 총선을 앞두고 또다시 이목이 쏠리고 있는 부산 사상구로 향했다. 손 위원장을 만나기 위해서다. 고속도로를 달리던 중 전화벨이 울렸다. 손 위원장이었다. “기자님, 오늘 인터뷰 3시 맞지에? 차 타고 내려오시나요? 아이고, 너무 고생이 많으세요~” 손 위원장은 구수한 부산 사투리로 조심히 내려오라는 말을 전했다.

손 위원장은 “금수저를 이겨내야 한다. 상대 후보가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 나 자신을 부끄러워하는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손 위원장은 “금수저를 이겨내야 한다. 상대 후보가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 나 자신을 부끄러워하는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자칭 '흙수저' 손수조가 금수저를 이기는 경선

약 4시간을 도로에서 보낸 끝에 도착한 부산 사상구. 한 카페에서 드디어 그를 만났다. 달라졌다. 파릇파릇하던 4년 전에 비해 확실히 원숙해졌다고 할까.작은 키에 구수한 사투리로 취재진을 맞이한 손 위원장은 “일단 차부터 한잔하셔야죠?”라고 물으며 직접 음료를 가져왔다. 수행비서도 없다.

늦었지만, 손 위원장에게 새해 인사와 출산 축하 인사를 건넸다. 그는 해맑게 웃으며 감사하다고 답했다. 손 위원장에게선 그동안 보아왔던 정치인 냄새는 없었다. 이런 그가 지난 19대 총선에서 어떻게 문재인 대표와겨뤘을까. 20대 총선에서 문 대표와 리턴매치는 불가능해졌다. 그도 잘 알고 있다. 또 그의 상황도 19대 총선 때와 다르다. 당시는 20대로 전략공천을 받았지만, 이번엔 당내 경선이라는 관문을 통과해야만 한다. 손 위원장도 당내 경선을 가장 큰 부담으로 느끼고 있다. 상대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손 위원장과 당내 경선을 치러야 하는 장제원 후보는 18대 국회의원을 지낸 바 있고, 지역에서 알아주는 집안의 자제다. 그는 취재진과 만나기 몇 시간 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내 경선에 대한 글을 올렸다.

지난 2012년 19대 총선 당시 손 위원장은 부산 사상구 후보로 나섰지만,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에게 패했다. 19대 총선 후보 시절의 손 위원장. /더팩트DB
지난 2012년 19대 총선 당시 손 위원장은 부산 사상구 후보로 나섰지만,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에게 패했다. 19대 총선 후보 시절의 손 위원장. /더팩트DB

손 위원장은 “금수저를 이겨내야 한다. (당내 경선의) 상대 후보가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 저 자신을 부끄러워하는 것도 아니다”면서 “분명히 말하지만, 저는 금수저보다 손수조가 좋다. 다만 지금 진심으로 이 고민에 빠져있다. 선거라는 것이 상대가 있는 것이고 이겨야 하는데, 저의 상대 후보는 돈과 빽(배경)을 모두 갖고 태어난 이른바 금수저 계급이다. 이러한 구조를 이겨내고 타파하는 것은 오로지 나의 노력과 능력일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내가 열심히 하지 않고 구조를 탓할 순 없다. 저는 그것이 손수조 정신이라 생각하고 이겨내고 이겨내야 한다고 다짐한다. 하지만. 힘든 건 힘든 거다. 이 사회의 금수저를 이겨내는 모습을 꼭 보여드리자고 다짐한다”고 덧붙였다.

손 위원장은 19대 총선 패배 후 사상구 당협위원장을 맡으며 지역을 위해 발로 뛰었다. 가진 것은 없지만, 청춘이라는 무기가 있었다. 그는 ‘청춘’ 이른바 ‘열정페이’로 시간을 버텼다고 회고하며 웃었다. 가진 것이 없지만, 부끄러워하지 않았다.

그는 “금수저를 이겨야 한다는 게 손수조의 정치다. 4년 동안 열심히 해왔는데…. 흔들리지 않겠다. 지역을 다니면서 평소 열심히 한 사람을 더 지지해달라고 한다. 제게 당내 경선은 넘어야 할 산”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선이라는 산만 넘으면 단합이 될 거고, 배재정 의원과 스코어를 벌릴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자신했다.

손 위원장은 문재인 대표가 있었던 4년의 세월을 사상구의 잃어버린 4년이라고 비판했다. /부산 사상구=문병희 기자
손 위원장은 문재인 대표가 있었던 4년의 세월을 "사상구의 잃어버린 4년"이라고 비판했다. /부산 사상구=문병희 기자

◆사상구의 잃어버린 4년…난 지역을 위해 일하고 싶을 뿐!

손 위원장은 4년 전 사상구에서 문 대표에게 패하며 낙선한 것을 지역 주민으로서 뼈아프게 생각하며 어떻게 해서든 만회하고 싶어한다. 그는 이번 총선에서 청년비례대표를 선택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지역구 출마를 결심했다. 가장 쉽고 빠르게 국회에 진입할 수도 있는 지름길을 스스로 포기한 것이다.

그는 “그동안 사상구에는 단 한 번도 지역 출신 의원이 없었다. 지역에 대한 애정이 바탕이 되어야 하는 데 다들 철새처럼 머물다 갔다”면서 “철새 정치로 인해 지역의 지속발전이 이뤄지지 않아 아쉬울 수밖에 없다. 문 대표도 마찬가지다. 문 대표는 지난 19대 선거에서 지역에 뿌리를 내리겠다고 했다. 큰 정치로 보답했어야 하지만, 당선 이후 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결혼으로 치면 파혼이다. 문 대표는 19대 총선에서 지역의 숙원사업이었던 ‘주례구치소’ 이전을 내걸었다. 문 대표가 밀어붙였으면 됐는데, 당선 후 지키지 못했다. 사상구로서는 문 대표의 당선이 잃어버린 4년이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 대표는 이미 사상구 출마를 포기했다. 손 위원장은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러나 그의 사상구 재 출마는 꼭 문 대표와의 리턴매치를 위해서는 아니라고 했다. 문 대표와 상관없이 사상을 위해 일하고 싶은 것이 그가 출마하는 이유라고 한다.

손 위원장은 “현재 사상구의 지역경제가 말이 아니다. 공단을 재생해야만 하는 문제가 있다”며 “사상구를 스마트 시티 밸리로 만들고 싶다. 이는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하다. 현재 사상 스마트 시티 밸리를 위한 사업이 진행 중이다. 난 중단없이 이를 마무리하고 싶은 생각뿐”이라고 강조했다.

난 ‘사상의 딸’로 나왔다. 때문에 난 사상구로 출마해야 한다는 손 위원장이 사상구 출마 이유를 취재진에게 설명하고 있다. /부산 사상구=문병희 기자
"난 ‘사상의 딸’로 나왔다. 때문에 난 사상구로 출마해야 한다"는 손 위원장이 사상구 출마 이유를 취재진에게 설명하고 있다. /부산 사상구=문병희 기자

그가 얼마나 사상구를 생각하고 미래를 걱정하고 있는지는 인터뷰 곳곳에서 드러났다. 사상구를 위해 일하기 위해서는 지역구 국회의원이 되는 것이 가장 최상이다. 하지만 비례대표로 국회에 진출, 정계에 먼저 기반을 잡으며 훗날을 기약할 수도 있다. 당내 경선이라는 것을 고려했을 때도 충분히 생각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그는 비례대표를 거절했다.

그는 “지난 19대 선거 때도 청년비례대표 제의가 있었다. 하지만 난 ‘사상의 딸’로 나왔다”며 “때문에 난 사상구로 출마해야 한다. 사상은 부산에서도 열악하다. 그리고 주눅이 들어 있다. 난 이 지역에서 공부했다. 이 지역을 위해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32세의 손 위원장. 나이는 분명 그에게 장점이자 핸디캡이기도 하다. 그도 잘 알고 있다. 당협위원장을 맡으면서 나이로 인한 현실의 벽을 여실히 느꼈다. 술자리부터 시작해 지역구 곳곳에서. 어린 나이 탓에 당협위원장이었지만, 알게 모르게 무시도 당했다.

체구도 작다. 하지만 대화를 하는 손 위원장은 작은 체구와 어린 나이에 맞지 않게 당찼다. 그는 “나이가 어리기 때문에 이해할 수 있는 부문도 있다. 결혼해 애 놓고 했으니까 어르신들이 ‘이제 어른이다’라며 받아주더라”라며 환하게 웃었다.

☞<하>편에 계속

▶[관련기사] [TF인터뷰] 손수조 “‘박근혜 키즈’ 부담? 존경하고 감사하다”<하>

▶[관련기사] [TF현장] '사상의 딸' 손수조, “센 여자? 남편한테 잡혀 살아”

cuba20@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실시간 TOP10
정치
경제
사회
연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