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음란행위' 김수창 전 지검장, 서초동 '젠틀맨' 변신 포착(종합)
입력: 2015.10.29 09:00 / 수정: 2015.10.29 09:36
길거리 음란행위 현행범으로 체포돼 화제의 중심에 섰던 김수창 전 제주지검장이 변호사 사무실을 개업하고 재기를 준비하고 모습이 더팩트 취재진에 포착됐다. 김 전 지검장이 지인과 식사 후 이동하고 있다. /서초동=이효균 기자
길거리 음란행위 현행범으로 체포돼 화제의 중심에 섰던 김수창 전 제주지검장이 변호사 사무실을 개업하고 재기를 준비하고 모습이 더팩트 취재진에 포착됐다. 김 전 지검장이 지인과 식사 후 이동하고 있다. /서초동=이효균 기자

[더팩트ㅣ서초동=이철영 기자] 현직 지방검찰청 수장으로 길거리 음란행위 현행범으로 체포돼 화제의 중심에 섰던 김수창(53·사법연수원 19기·변호사) 전 제주지검장이 서울 서초동에 변호사 사무실을 개업하고 재기를 준비하고 있는 모습이 성추문 사건 이후 처음 언론에 포착됐다.

<더팩트> 취재진은 26일과 27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법조타운에서 변호사 사무실을 개업한 김수창 전 제주지검장의 활발한 모습을 단독으로 카메라에 담았다. 길거리 음란행위 사건 이후 1년 1개월 만에 공식적인 대외활동을 시작한 김 전 지검장은 노란 넥타이와 네이비블루 톤의 슈트를 매치한 '젠틀맨' 모습으로 사무실과 인근 식당, 커피숍을 오가며 바쁘게 '제2의 인생'을 준비하고 있었다.

김 전 지검장은 지난해 8월 12일 오후 제주시내 대로변에서 수차례 음란행위를 하다가 이를 본 여고생의 신고로 다음 날 새벽 1시 30분께 현장에서 체포됐다. 김 전 지검장은 범행 6일 만에 사표를 제출하며 면직 처리됐다. 이후 대외활동을 중단하고 칩거한 그의 소식은 변호사 등록 신청 등으로 알려지다 지난 22일 서초동 법조타운에 변호사 사무실을 개업한 사실이 언론에 보도됐다.

김 전 지검장은 은둔 1년 2개월여 만에 서울 서초구 서초동 법조타운에 법률사무소 인헌을 개업했다. /서초동=이효균 기자
김 전 지검장은 은둔 1년 2개월여 만에 서울 서초구 서초동 법조타운에 '법률사무소 인헌'을 개업했다. /서초동=이효균 기자

<더팩트> 취재진은 27일 은둔 1년 2개월여 만에 서초동 변호사 사무실 인근에서 지인들과 함께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그의 모습을 확인했다. 이날 오전 11시 50분께 김 전 지검장은 남색 정장에 노란색 넥타이를 매고 자신의 사무실에서 지인 3명과 함께 나왔다. 김 전 지검장의 모습은 지난해 8월 음란행위 당시와 달리 뿔테 안경에 정장을 갖춰 입은 젠틀(Gentle)한 중년 신사를 연상케 했다.

사무실이 자리한 20층 건물의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그는 주변 시선을 전혀 의식하지 않은 채 지인들과 대화를 나누며 사무실 뒤편 식당으로 향했다. 얼굴엔 웃음이 가득했다. 점심 후에는 지인들과 함께 커피전문점으로 이동했다. 그의 모습은 직장인들이 식사 후 커피를 마시며 잠깐의 여유를 즐기는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약 30분간 지인들과 커피를 마신 김 전 지검장은 자신의 사무실로 향했다. 취재진은 엘리베이터 앞에서 그와 인터뷰를 시도했다.

취재진을 마주한 김 전 지검장은 예상치 못한 듯 지인들과 함께 있을 때와 달리 웃음기 없이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취재진이 건넨 명함을 다시 되돌려 주며 “됐어요”라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근황을 묻는 질문에도 "됐습니다. 됐어요"라는 대답만 내놓은 채 입을 닫았다.

이후 취재진이 거듭 기소유예 사유가 된 병원 치료와 변호사 개업 등에 대해 묻자 김 전 지검장은 계속 "됐어요. 죄송합니다"라며 기다리던 엘리베이터를 뒤로 하고 황급히 비상구 계단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의 사무실은 6층에 위치하고 있다.

김 전 지검장의 변호사 개업은 법조타운 일대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알려져 있다. 사무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김수창 전 지검장이 변호사 사무실을 개업한 사실을 일대에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시간이 좀 지나서인지 김 전 지검장도 주변을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자유롭게 다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전 지검장(왼쪽)이 식사 후 지인들과 커피숍으로 이동하고 있다./서초동=이효균 기자
김 전 지검장(왼쪽)이 식사 후 지인들과 커피숍으로 이동하고 있다./서초동=이효균 기자

김 전 지검장 사무실과 같은 건물에서 일하고 있는 정모(31) 씨는 “여기 건물에 있는 사람 중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 같은데. 그렇다고 사람들이 신경쓰진 않는 것 같다”고 했고, 40대 중반 최모 씨는 “김수창이라는 간판이 걸려 있어 방안을 슬쩍 들여다보긴 했다. 변호사 사무실 개업 소식이 알려졌는데 같은 건물이어서 좀 놀랐다. 이젠 지난 일이고 그 사람도 먹고살아야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김 전 지검장은 지난해 '길거리 음란행위' 이외에도 검찰 신분을 감춘 점과 공인으로서의 거짓말, 검찰의 기소유예 처분, 변호사 등록의 적격성 여부 등으로 계속 이슈의 중심에 놓여 있었다. 그는 지난해 8월 12일 오후 11시 30분께 제주시 상가 근처 등지에서 수차례 음란행위를 하다가 여고생의 신고로 현장에서 체포된 지 5일 후인 17일 서울고검 기자실을 찾아 "억울함을 풀기 위해서는 신속하고 철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 신분을 감춘 것을 후회한다"고 밝혔다.

김 전 지검장은 취재진의 질문에 됐어요라는 말만 되풀이하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서초동=이효균 기자
김 전 지검장은 취재진의 질문에 "됐어요"라는 말만 되풀이하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서초동=이효균 기자

그러나 해명 하루 만인 18일 사표를 제출하고 면직 처리됐다. 김 전 지검장은 이후 정신과와 관련한 병원 치료를 받았고, 광주고검 제주지부는 광주고검 검찰시민위원회의 의견을 수렴해 지난해 11월 김 전 지검장을 ‘성선호성(性選好性-특정한 대상이나 행위에 성적 관심을 갖는 것) 장애’ 치료 조건부로 기소유예 처분했다.

김 전 지검장은 지난 2월 서울지방변호사회에 변호사 등록을 신청했다가 자숙 기간 논란이 일자 철회했다. 그러나 그는 지난 9월 치료내역 및 의료기관 진단서 등 서류를 갖춰 다시 변호사 등록을 신청했고, 같은 달 22일 대한변호사협회는 등록심사위원회를 열고 김 전 지검장의 변호사 등록 신청을 받아들였다. 등록신청 승인 후 법조계에서는 찬반논쟁이 일기도 했다.

김수창 전 지검장은 과거 '박봄 마약 밀수' 사건과 '10억 비리 검사' 사건을 지휘하며 이름을 알렸다. 지난 2010년 인천지방검찰청 2차창검사 시절 걸그룹 '2NE1'의 멤버 박봄(32)이 국내 반입 금지된 각성제 암페타민을 밀수입하다 적발된 사건을 수사해 입건유예로 전결 처리했다. 또 지난 2012년 '10억 비리 검사' 사건의 특임검사로 수사를 지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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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ba2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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