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지의 MSG] '런닝맨' PD님, 게스트 102명이 필요했나요?
입력: 2016.10.04 08:53 / 수정: 2016.10.04 08:53
2일 오후 방송된 SBS 런닝맨 GO 특집. 이 방송에는 104명의 게스트들이 출연했다. /SBS 런닝맨 방송 화면 캡처
2일 오후 방송된 SBS '런닝맨' GO 특집. 이 방송에는 104명의 게스트들이 출연했다. /SBS '런닝맨' 방송 화면 캡처

'런닝맨' GO 추격전, 게스트 활용 못한 아쉬운 기획

[더팩트ㅣ김민지 기자] SBS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에 104명의 게스트가 등장했다. 지난해 200명의 게스트가 출연한 이후 또 한 번 기획된 대규모 프로젝트다. 아이돌 배우 코미디언 가수 등 '헌터몬'으로 등장한 102명과 '블랙몬'으로 등장한 조재현 채수빈은 열정적으로 방송에 참여했다. 그러나 방송에 제대로 얼굴을 비춘 게스트는 소수였다. 이에 방송 후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볼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런닝맨에서 활약한 헌터몬들. 그러나 이들은 방송에 20여 분 정도 등장했을 뿐이다. /SBS 런닝맨 방송 화면 캡처
'런닝맨'에서 활약한 '헌터몬'들. 그러나 이들은 방송에 20여 분 정도 등장했을 뿐이다. /SBS '런닝맨' 방송 화면 캡처

2일 오후 방송된 '런닝맨'은 증강현실 게임 '포켓몬 고'를 패러디한 '런닝맨 고' 특집으로 꾸며졌다. 기존 게임에 프로그램만의 상징적 아이템 추격전을 결합한 이 특집은 지난달 27일 촬영 소식이 알려진 후 많은 시청자들의 관심을 얻었다. 특히 100여 명의 게스트가 참여하면서 긴박감 넘치는 추격전을 볼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이 높아졌다.

하지만 뚜껑을 열자 방송은 102명의 '헌터몬'보다 2명의 '블랙몬' 위주로 진행됐다. '헌터몬→런닝맨→블랙몬' 순으로 쫓고 쫓기는 사슬 레이스이다 보니 후반부로 갈수록 추격전에 강한 런닝맨이 쫓는 입장이 됐고, 이에 '블랙몬'과 런닝맨의 대결이 더 화면에 많이 나오게 된 것이다. 50여 분의 방송 시간 가운데 초반 20분을 제외하곤 화면에서 '헌터몬'을 찾기 어려웠다.

블랙몬으로 활약한 조재현과 채수빈. 런닝맨 GO 특집 후반부는 블랙몬 위주로 진행됐다. /SBS 런닝맨 방송 화면 캡처
'블랙몬'으로 활약한 조재현과 채수빈. '런닝맨' GO 특집 후반부는 '블랙몬' 위주로 진행됐다. /SBS '런닝맨' 방송 화면 캡처

물론 게임의 흐름상 이는 자연스러운 전개다. 런닝맨은 '헌터몬'을 따돌린 후 '블랙몬'을 잡기 위해 사력을 다했고, 당연히 시간이 흐를수록 해당 추격전에 포커스가 집중될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만 이 방송 내용은 대규모 추격전을 원했던 시청자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으며 '헌터몬'으로 등장한 스타의 팬까지 실망하게 했다.

차라리 '헌터몬' 위주의 기획을 했다면 어떨까. '블랙몬'이라는 새로운 존재를 등장시키기보다 '헌터몬'과 런닝맨의 대결에만 집중하는 콘셉트였다면 더욱 치열한 도심 레이스가 전개됐을 것이다. 그렇다면 게스트 102명의 활약을 더 담을 수 있을뿐더러 한층 역동적인 방송이 만들어지지 않았을까.

102명의 헌터몬이 등장한 런닝맨. 제작진과 출연진은 이들을 배려했다. /SBS 런닝맨 방송 화면 캡처
102명의 '헌터몬'이 등장한 '런닝맨'. 제작진과 출연진은 이들을 배려했다. /SBS '런닝맨' 방송 화면 캡처

제작진과 멤버들이 102명의 게스트를 배려하지 않은 건 아니다. 애초에 100명이 출연한다는 걸 고지한 후 참가자를 모집했고, 멤버들은 '헌터몬' 이름을 일일이 불러주며 최대한 그들의 존재감을 확인시켜주려 했다. 촬영이 끝난 후에는 기념품을 증정함과 동시에 자막으로 모든 게스트의 이름을 알려주기도 했다. 이들에 대한 예의는 충분히 갖춘 셈이다. 그 노력을 알기에 기획 자체에 대한 아쉬움이 더 크다.

지난해 11월 '런닝맨' 제작진은 '100대 100 최후의 결전' 특집으로 대규모 게스트를 얼마나 잘 활용할 수 있는지를 증명해냈다. 당시 200명의 게스트가 프로그램에 등장했음에도 방송은 늘어지지 않았고, 오히려 각자의 매력이 잘 살아났다. 이는 '런닝맨' 레전드 특집으로도 손꼽힌다.

지난해 11월 방송된 100대 100 최후의 결전 특집. 이 특집에는 200명의 게스트가 출연했다. /SBS 런닝맨 방송 화면 캡처
지난해 11월 방송된 '100대 100 최후의 결전' 특집. 이 특집에는 200명의 게스트가 출연했다. /SBS '런닝맨' 방송 화면 캡처

매주 게스트가 출연하는 '런닝맨'이다. 게스트를 효율적으로 활용해 프로그램의 재미를 극대화시키는 방법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이들이 바로 '런닝맨' 제작진이다. 그렇기에 '런닝맨 고'는 기대감도, 실망감도 컸다. 이번 특집은 제작진에게도 시청자들에게도 다소 아쉬운 방송으로 남게 됐다.

breeze52@tf.co.kr
[연예팀ㅣ ssent@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실시간 TOP10
정치
경제
사회
연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