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시 행정 왜 이러나? 대한민국정원산업박람회 곳곳 의문 투성이②
입력: 2021.11.22 16:14 / 수정: 2021.11.22 16:14
2020대한민국정원산업박람회 사업 중 일부인 정원용품전시회가 분재전시회, 플라워쇼 등 여러가지 사업과 혼재되서 정원산업전이란 이름으로 바뀌어 지난 21일까지 순천시 가든마켓 전시장에서 개최됐다. 정원용품전시회가 부실하게 전시됐다는 지적과 더불어 입찰과정에서 순천시의 갑질, 사업비 과다계상 등의 여러가지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유홍철 기자
2020대한민국정원산업박람회 사업 중 일부인 정원용품전시회가 분재전시회, 플라워쇼 등 여러가지 사업과 혼재되서 정원산업전이란 이름으로 바뀌어 지난 21일까지 순천시 가든마켓 전시장에서 개최됐다. 정원용품전시회가 부실하게 전시됐다는 지적과 더불어 입찰과정에서 순천시의 갑질, 사업비 과다계상 등의 여러가지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유홍철 기자

② 하도급 ‘갑질’ 의혹 -1억4천만원 정원용품전시사업 입찰탈락 H조합에, 파사드 설치 2억원 B사에 하도급 압력 정황

[더팩트ㅣ순천=유홍철 기자] 지난 20일 끝난 순천시 정원산업박람회 기획‧운영 대행사로 선정된 KBS아트비젼에 대한 순천시의 갑질이 여러 가지 형태로 행해진 정황이 나오고 있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은 10억여원의 박람회 대행사 입찰에 탈락했던 한국***협동조합이 통상 관례를 깨고 하도급에 참여한 과정과 대행 계약체결 이후 증액된 2억여원을 투입한 파사드 설치를 B사에 하도급한 건과 관련한 의혹이 대표적이다.

순천시가 특정회사를 지목해서 하도급을 주도록 한 정황은 사업 부실과 계약액 부풀리기 등으로 이어져 비리의혹으로까지 번지고 있는 상황이다. < 지난 18일자 순천시 행정 왜 이러나? 대한민국정원산업박람회 곳곳 의문 투성이 ① 참고>

입찰 탈락업체의 담대한 하도급 요구

순천시가 지난해 11월4일 2020대한민국정원산업박람회 기획‧운영 대행사 용역 재입찰에서 KBS아트비젼이 낙찰경쟁을 했던 한국***협동조합을 따돌리고 10억7900만원에 대행사로 선정됐다.

하지만 이 입찰에서 탈락했던 한국***협동조합이 전체 사업중에 일부인 1억4100만원 규모의 ‘모델정원쇼룸’ 전시사업을 하도급 받아 시행했다.

본 입찰에 탈락했던 업체가 하도급으로 참여한 이례적인 일이 벌어지면서 당초 하도급 받기로 하고 협력해 왔던 W업체와 원청 회사인 KBS아트비젼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강력 반발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사업에 관여했던 사람들의 말을 종합하면 지난 5월 무렵 순천시 정원산업과 한 관계자가 원청인 KBS아트비젼과 협력회사 W에 한국***협동조합 대표 김 모씨를 언급하며 쇼룸전시사업을 같이 했으면 좋겠다는 시그널을 보냈다고 한다. 이때 KBS아트비젼과 협력회사 W가 무슨 소리냐는 반응을 보이며 반발했다는 것이다.

이후 7월 중순 한국***협동조합 김 대표가 서울까지 올라와서 1억4100만원 쇼룸 사업을 ’전부 나에게 넘겨라‘고 말하면서 구체적인 구입물품 견적서를 내밀었다는 것이다.

결국 우여곡절 끝에 이 사업은 한국***협동조합이 협력업체인 W사에 마진료 일부 금액을 지급하는 선에서 이 사업을 통째로 수주했던 것이다.

이 과정에 참여했던 한 관계자는 "입찰에 탈락했던 회사가 당당하게 특정 사업을 하도급으로 넘기라고 하는 것을 보고서 지금까지 수 십 년간 이런 사업을 해오면서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갑질 형태에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김 씨의 태도를 볼 때 순천시 특정인을 뒷배로 활용하며 위세를 부리는 것으로 보였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또한 협동조합 김 대표가 제시한 견적서에는 영국 위즐리가든, 프랑스쇼몽조직위, 일본 이시하라, 남아공라온크루게 등지에서의 해외물품구매액 6000만원, 모델정원 12개 제작에 3100만원 등이 기재돼 있었다.

하지만 지난 21일 폐막된 정원산업박람회장에서 확인된 모델정원은 9개로 축소됐고 그나마 일부 물품은 녹이 쓸었고 손때가 묻은 것도 목격돼 재사용된 것이란 지적을 받았고 전체적으로 허접한 전시라는 평을 듣기도 했다.

일각에서 일부 녹이 쓴 물품 등이 지난 2016년 10월에 치러진 ‘순천만국가정원 산업디자인전’에 전시됐던 것이 일부 다시 재활용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다.

순천시 정원산업과가 정원산업박람회 행사내용과 예산편성 내역에 대해 공개를 거부하고 비밀에 부치고 있어 현재로선 구체적인 내용은 알기 어렵다. 지난해 12월에 개최된 비대면 온라인 개막식과 심포지움 행사비(3억3천만여원)과 지난 5월 코리아가든쇼에 6억 여원이 투입되고 나머지 박람회 예산은 지난 11월12일부터 21일까지 개최됐던 정원용품전시회에 예산집행에 나름 융통성이 있는 정원관련 물품구입과 전시에 1억4100만원이 편성된 것이 대체적인 사업윤곽이다.

물품구입과 전시를 주내용으로 하는 ‘모델정원쇼룸’이라는 사업이 규격화 된 물품이 아니어서 이윤을 내기 좋은 사업이라는 특성을 감안, 한국***협동조합이 물불 가지지 않고 이 사업 하도급에 매달렸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분석이다.

순천만가든마켓 전시회 입구 안쪽에 설치된 버티컬형 광고판인 파사드 제작설치 계약에 순천시 개입 정황과 함께 가격 부풀리기 의혹까지 터져나오고 있다. /유홍철 기자
순천만가든마켓 전시회 입구 안쪽에 설치된 버티컬형 광고판인 파사드 제작설치 계약에 순천시 개입 정황과 함께 가격 부풀리기 의혹까지 터져나오고 있다. /유홍철 기자

끼워넣기 파사드 설치 사업, 가격 부풀리기 의혹

순천시의 정원산업박람회 사업 개입 의혹은 가든마켓 전시회 입구 안쪽에 설치된 파사드 계약과정에서도 불거진다.

순천시는 KBS아트비젼과의 원래 계약 10억7,900만 원에다 당초 계획에 없었던 파사드 설치 명목으로 지난 4월 2억132만원 증액된 12억8천여만원에 변경계약을 했다.

KBS아트비젼은 무대 설치 및 광고 관련 전문인 KBS 계열사이기에 자체 사업을 하거나 하도급을 주더라도 기존 관련 협력사가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럼에도 순천시가 파사드 제작‧설치업을 B회사에 주도록 개입했다는 것이 관계자의 전언이다. 이 관계자는 "B회사 이 모 대표(여)가 '이 일을 맡게 얘기됐다'는 식으로 당당하게 얘기해서 참 어이없었지만 어쩔 수 없이 이 회사에 주게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B회사 이 대표는 이전에 순천시에서 발주한 사업에 참여한 전력이 있어 정원산업과 최 모 과장과 친분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원산업전시회 입구에 설치된 파사드는 세 가지 문구가 번갈아 돌아가는 가로 11m, 세로 3.5m 규모의 비교적 단순한 버티컬 형태의 광고판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 파사드 사업이 위치나 역할 면에서 굳이 필요했느냐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런 비판은 논외로 하더라도 계약 과정의 외압논란에다 파사드 설치비의 부풀이기라는 의문이 제기된 상태이다.

이 정도의 버티컬광고판이면 디자인비로 880만원, 제작‧설치에 2,200만원 가량이 소요되기에 모두 3,000만원 가량이면 충분하다는 구체적인 액수까지 제시하고 있다.

설혹 이 파사드를 설치하느라 벽체 설치에 추가적인 비용이 들었는지 알 수 없지만 아무리 높게 잡아도 4~5000만 선이면 양질의 파사드 설치가 가능하다며 사업비 부풀리기 의혹을 제기했다.

순천시 정원산업과는 이 사업과 관련한 예산 내역을 공개를 꺼리고 있어서 파사드 설치 관련 증액된 2억132만원이 전부 파사드에 투입됐는지는 불분명하다.

기자들의 잇단 취재에 연락도 받지 않고 자리를 피하는 듯한 관계자들의 태도와 불성실한 답변으로 계약과정에서 제기된 의혹들이 더욱 확산되고 있다.

정원산업박람회 관련 사업내역에 대한 질문에 대해 최 모 과장은 "담당자가 협조해야 하는 것이어서 내 마음대로 알려줄 수 없다"며 아래 직원의 허락이 받아야 한다는 식으로 상식에 어긋나는 대답으로 일관했다. 최 과장은 또 이런 저런 의혹과 관련한 해명 요구에 대해서도 "대행사가 알아서 계약을 맺고 사업을 추진한 것이어서 어떤 내막이 있었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KBS아트비젼 관계자는 전화통화에서 "기자와의 전화여서 조심스럽다. 한국***협동조합이 (순천)지역업체이고 전문성 있는 업체여서 (순천시가)소개해 줄려고 했던 것으로 생각하고있다. 파사드의 경우 (B회사가) 순천시에 디자인을 제안했었던 것 같고 사업이 (증액된) 추가적인 사업이어서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고 그런 것은 없었다"며 답변에 조심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KBS아트비젼은 앞서 지난 10월 중순 끝난 순천시 제4차산업혁명박람회(NEXPO)를 23억여원에 대행사를 맡아 수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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