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시 행정 왜 이러나? 대한민국정원산업박람회 곳곳 의문 투성이 ①
입력: 2021.11.18 17:52 / 수정: 2021.11.18 17:52
2020대한민국정원산업박람회 행사 중 하나인 모델정원쇼룸으로 전시된 9개 소형 부스 중 하나인 정원사의 작업실이란 부제가 걸린 쇼룸의 장식 철제 케이스가 시커멓게 녹으로 부식돼 있다. 예정에 다른 곳에서 쓰던 것을 재활용한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낳고 있지만 이에 대한 해명은 없다. /순천=유홍철 기자
2020대한민국정원산업박람회 행사 중 하나인 '모델정원쇼룸'으로 전시된 9개 소형 부스 중 하나인 '정원사의 작업실'이란 부제가 걸린 쇼룸의 장식 철제 케이스가 시커멓게 녹으로 부식돼 있다. 예정에 다른 곳에서 쓰던 것을 재활용한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낳고 있지만 이에 대한 해명은 없다. /순천=유홍철 기자

① 부실 운영 – 중고품 사용, 대행사와 공무원 현장에 없고 설명도 못해 "뭣 땜에 박람회 하냐?"

[더팩트 순천=유홍철 기자] 순천시에서 개최되고 있는 2020대한민국 정원산업박람회가 세 차례에 걸쳐 나눠 치러지는 바람에 박람회 개최 의미가 반감되고 그나마 부실운영에 따른 혈세낭비 비판까지 제기되면서 ‘대한민국정원박람회’라는 명칭이 부끄럽다는 지적까지 받고 있다.

특히 모델정원쇼룸의 일부 장식품이 중고품이 사용되고 있다거나 투입된 예산에 비해 수량이나 내용이 부실을 넘어 사기성 전시회로 전락했다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 12일부터 순천시 정원산업과 주관으로 대한민국정원산업전이 순천만가든마켓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 대한민국산업전은 가든마켓 온실 판매장 내에서 플라워쇼 작품전, 국화분재전시회, 정원용품전시관 등이 섞여서 열리고 있다.

여기서 특이한 것은 지난해 개최키로 했다가 코로나19 등으로 이월된 12억8000만원이 투입된 대한민국정원산업박람회 예산 가운데 1억4100만원을 들인 ‘모델정원쇼룸’은 장식품으로 전락, 어디에 있으며 뭐하는 곳인지 알 길이 없고 2억원이 넘은 비용이 투입된 파사드는 왜 설치했느냐는 지적까지 지적을 받는 등 의문 투성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순천시가 만든 ‘순천만가든마켓 준공기념 대한민국 정원산업전’ 팜프렛에도 1억원이 넘게 들어간 ‘모델정원쇼룸’에 대한 위치표기나 설명이 전혀 없다. 대한민국정원박람회 행사 중 하나인 모델정원쇼룸에 대한 설명이 아예 없어 주객이 전도된 행사가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순천=유홍철 기자
순천시가 만든 ‘순천만가든마켓 준공기념 대한민국 정원산업전’ 팜프렛에도 1억원이 넘게 들어간 ‘모델정원쇼룸’에 대한 위치표기나 설명이 전혀 없다. 대한민국정원박람회 행사 중 하나인 모델정원쇼룸에 대한 설명이 아예 없어 주객이 전도된 행사가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순천=유홍철 기자

대한민국 정원산업박람회 장식품 전락

가든마켓 온실 판매장 내 어디에도 정원산업박람회라는 안내판을 찾을 수 없고 순천시가 만든 ‘순천만가든마켓 준공기념 대한민국 정원산업전’ 팜프렛에도 1억원이 넘게 들어간 ‘모델정원쇼룸’에 대한 위치표기나 설명이 전혀 없다.

심지어 12억8000만원의 대행료를 받고 대회를 맡아 진행하는 대행사 KBS아트비젼(KBS한국방송 자회사) 관계자는 개막식날에만 현장에 있었을 뿐이었고 현장에 한 명의 직원도 상주하지 않고 있었다. 담당 책임자 조차도 전화를 통한 질문에 모델정원쇼룸이 몇 개 있는지 세보지 못해서 알지 못한다는 대답만이 돌아올 뿐이다.

순천시 정원산업과 관계자는 17일 4명의 기자가 현장을 찾아 설명해 달라고 해도 다른 일에 바쁘다며 현장 설명을 외면했고 최 모 과장도 여러 기자가 번갈아서 전화를 걸어도 대답하지 않았고 그 이후에 답신도 없었다.

더구나 9개의 이동식 '모델정원쇼룸'도 중고품을 사용한 흔적이 곳곳에 포착되고 허접하기 짝이 없다. 1억4000만원을 들여서 만든 모델정원쇼룸인지 의심케 하는 대목이다.

중고품 쓴 흔적, 허접한 쇼룸도 도마에

녹이 쓴 중고품을 전시품으로 내놓아도 되는가라는 물음에 순천시 담당자도 처음 듣는 소리라는 반응이었고 또 문제가 되느냐는 식으로 되묻는 어처구니 없는 반응을 보여 업체를 비호한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KBS아트비젼으로부터 하청을 받아 모델정원쇼룸을 제작‧납품한 한국***협동조합 대표 김 모씨가 당초 제시한 영국 위즐리가든, 프랑스쇼몽조직위, 일본 이시하라, 남아공라온크루게 등지에서의 해외물품구매액 6000만원, 모델정원 12개 제작에 3100만원 등을 적시한 견적서와는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상세햐 내용은② 순천시 갑질과 입찰비리 의혹"에서 구체적인 내용을 다룰 예정임

물론 당초 제시된 견적서가 뒤늦게 변경됐는지는 모르나 KBS아트비젼과 순천시 정원산업과에서는 이와 관련한 사실과 정보 공개를 꺼리고 있다. "정보공개를 청구해라"는 말만 되풀이할 뿐 뭣이 구린 것인지 설명을 외면했다.

정보공개를 요청하면 최소 2주일이 걸리기 때문에 오는 21일이면 모든 시설물들이 철거된 점을 악용한 사실상 언론 취재 뭉개기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KBS아트비젼 한 책임자는 전화통화에서 "굳이 현장에 직원을 상주시킬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고 하청업체가 설치한 모델정원쇼룸 관련한 의문도 해외 물품구입 내역서 등 정산처리 때 들여다 보면 알 수 있는 문제로서 현재로선 순천시의 허락없이 공개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세가지 홍보문구가 번갈아 가며 나타나는 홍보용 파사드를 가든마켓 안쪽 입구에 설치했다. 당초에 없는 사업을 추가하면서 2억이 넘게 투입하는가 하면 굳이 이 파사드가 필요한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순천=유홍철기자
세가지 홍보문구가 번갈아 가며 나타나는 홍보용 파사드를 가든마켓 안쪽 입구에 설치했다. 당초에 없는 사업을 추가하면서 2억이 넘게 투입하는가 하면 굳이 이 파사드가 필요한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순천=유홍철기자

2억 들인 파사드 설치 증액 혈세 낭비

가든마켓 판매장 입구에 세워진 파사드(광고판의 일종)도 설치 필요성과 2억이 넘는 설치비에 대해 의구심을 던지고 있다.

파사드는 당초 사업계획에 들어있지 않는 사업이다. KBS아트비젼이 순천시로부터 대행사 도급은 받은 것은 10억7900만원이었다.

총 사업비에서 잔액이 남아있던 예산 2억132만원을 파사드 설치에 투입한 것이다. 이 과정에 새로운 공개입찰을 하지않고 사실상 수의계약이나 다름없는 방식으로 KBS아트비젼과 도급액 12억8032만원에 증액 변경 계약을 하면서 용역기간도 올해말까지 연장했다. 입찰 관련 법 위반 소지까지 제기되고 있다.

파사드는 세가지 문구가 번갈아 돌아가는 사실상 버티컬형 가로 11m, 세로 3.5m 규모의 광고판이다. 일부 관련 전문가들은 5천만원 안팎이면 할 수 있는 사업인데 굳이 2억이 들어간 내역이 궁금하다고 말하면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파사드가 꼭 필요했느냐는 의심도 제기된다. 온실판매장 안쪽 입구에 세워져 있어 굳이 광고판으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한 때문이다.

한마디로 혈세를 팡팡 써되는 순천시의 행정의 한 단면이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어 보이는 대목이다.

쪼개진 정원산업박람회

2020대한민국정원산업박람회는 지난해 12월18일 개막식과 온라인 심포지움 개최했고 이에 약 2억5000만원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나머지 사업은 올해로 이월돼 지난 5월 코리아가든쇼에 6억원 가량을 투입, 국내 정원작가들이 출품한 정원을 전시한 행사를 가졌다.

이어서 지난 12일부터 2억132만원을 들인 파사드와 1억4100만원을 들인 모델정원쇼룸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비록 코로나19로 인해 분산개최되는 점도 있지만 순천시의 숨기기 행정으로 인해 순천시민들의 발길이나 관심은 거의 없는 무관심 행사로 전락했다.

모델정원쇼룸 행사처럼 되려 알려지는 것을 피하는 듯한 은둔형 행사로 치르는가 하면 파사드처럼 하지도 않아도 될 시설물을 과다 계상된 예산을 투입했다는 비판까지 듣고 있는 형국이다.

순천시민 박 모씨(53)는 "투명하게 예산을 집행하고 공개해야 하거늘 시민과 의회, 언론을 무시하고 제멋대로 행사를 기획하고 예산을 쓰는 것은 사기성 행정으로 밖에 볼 수 없으며 민주주의를 외치는 순천시 행정이 맞느냐"고 질타하고 "시의회와 언론이 똑바로 서서 견제와 균형자 역할을 충실해서 굽은 행정과 비리 행정가를 발본색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순천시는 "무엇을 위해 대한민국정원박람회를 개최했는가?"라는 근본적인 물음에 직면해 있는 상황이다.
forthetru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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