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3기 인권위원회 출범…인권 증진 할 수 있을까?
입력: 2021.08.23 15:56 / 수정: 2021.08.23 15:56
지역의 시민단체들이 23일 오전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구시는 시민의 인권보장과 인권증진에 대한 분명한 의지가 있는지?에 대해 답하라고 촉구했다. / 대구 = 박성원 기자
지역의 시민단체들이 23일 오전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구시는 시민의 인권보장과 인권증진에 대한 분명한 의지가 있는지?"에 대해 답하라고 촉구했다. / 대구 = 박성원 기자

지난해 12월 대구시 일방적 인권조례 개정안 철회로 2기 인권위원들 전원사퇴

[더팩트ㅣ대구=박성원 기자] 대구시가 지난해 12월 인권위원회 위촉직 민간 인권위원 전원 사퇴이후 9개월 만에 새롭게 인권위원들을 위촉해 3기 인권위원회 출범을 앞두고 있다.

이에 시민단체들이 대구시가 인권증진에 대한 분명한 의지가 있는지를 밝혀라고 촉구했다.

대구시 인권팀의 권지숙 팀장은 23일 <더팩트>와 통화에서 "외부 위촉직 12명 중 11명을 공개 모집해 인권위원 선정을 위한 심사를 진행 중에 있다"고 밝혔다.

대구시가 2기 인권위원회 위촉직 민간 인권위원들이 지난해 12월 전원 사퇴한 이후 8개월여간 인권위원회를 거의 방치하다시피 한 것은 '인권도시 대구'를 표방하는 대구시의 인권에 대한 인식이 어떠한 지를 보여주는 방증이다.

또한 지난해 위촉직 인권위원 전원이 사퇴한 이유도 대구시가 입법예고한 '대구광역시 인권보장 및 증진에 관한 조례 개정안'에 대해 일부 종교단체의 반대로 자진 철회하는 과정에서 인권위원회와 소통없이 일방적으로 결정한 것이다.

심지어 '인권 조례 개정안'의 내용이 다른 지자체에 비해 많이 부족했지만 인권위원들이 보수적인 대구시의 정서를 감안해 많이 양보해 거의 형식적이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대구시의 인권증진에 대한 의지가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이에 지역의 시민단체들이 23일 오전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구시는 시민의 인권보장과 인권증진에 대한 분명한 의지가 있는지?"에 대해 답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지난해 대구시의 인권조례 개정안 철회 사태는 정치적 이해관계나 일부 종교단체의 힘의 논리에 의해 인권 조례의 후퇴"라며 "대구시민의 존엄을 위협하고 삭제시키는 행위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구시 인권기본계획안에는 인권행정 강화를 위해 인권센터 설치, 인권영향 평가 도입, 인권보호관 시행등의 계획이 있지만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대구 인권행정을 책임지는 인권팀장은 지난 3여년간 5번이나 바뀌는 등 대구시의 인권행정에 대한 의지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의 남은주 상임대표는 "인권은 행정이 해야 할 기본적인 것인데 지금까지 대구시는 후퇴와 후퇴를 거듭했다"며 "3기 인권위원회는 1년에 회의 몇번 하는 구조가 아니라 대구시의 인권상황을 점검하고 인권 증진을 실제 이뤄내는 위원회가 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남 대표는 "인권이라는 이야기만 있으면 반인권적 세력들이 현재의 행정제도를 뒤흔들고 있다. 그것은 우리 사회의 인권에 대한 제대로 된 개념과 인권 의식이 제대로 정립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라며 "행정이 그런 흔들리는 상황에 휘말려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대구시 인권보장 및 증진 기본계획의 제도적 요소
대구시 인권보장 및 증진 기본계획의 제도적 요소

한편, 대구시는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개년 계획으로 대구시 인권보장 및 증진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진행 중에 있다.

대구시 인권보장 및 증진 기본계획 수립에 참여한 인권위원회 전 위원장인 서창호 위원장은 "인권기본계획 내용이 처음부터 부실해 이를 폐기하고 위촉된 인권위원들이 새롭게 5개년 계획을 수립했지만 대구시에서 수용이 안돼 취약한 부분이 많은 상태였다"고 말했다.

tktf@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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