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역 인근 건물 옥상에서 흉기를 휘둘러 여자친구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의대생에게 검찰이 사형을 구형했다. 여자친구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의대생 최모 씨가 지난 달 14일 오전 서울 서초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임영무 기자

[더팩트ㅣ정채영 기자] 서울 강남역 인근 건물 옥상에서 흉기를 휘둘러 여자친구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의대생에게 검찰이 사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8일 오후 4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의대생 최모(25) 씨의 살인 혐의 사건 결심공판에서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절대적 종신형이 계획돼 있지 않으므로 무기징역형은 개인의 생명과 사회 안전의 방어라는 측면에서 사형을 대체하기 어렵다 본다"며 "비록 사형이 집행되지 않더라도 사형수로서 평생 참회하는 시간을 가지도록 하는 것이 피해자와 유족에 대해 이 사회가 마땅히 가져야 할 공감과 위로"라고 구형 이유를 설명했다.

특히 "피고인은 피해자를 살해한 경위와 관련해 피해자의 아버지가 두 사람의 혼인신고를 알고 의사가 되지 못하게 방해하려고 했다, 조폭을 동원해 장애인을 만들려고 했다는 식으로 원인을 외부로 전가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며 "책임은 피고인 스스로에게 있음이 자명하다"라고 강조했다.

최 씨는 준비해 온 종이를 든 손을 덜덜 떨며 최후 진술을 시작했다. 그는 "제가 드리고자 하는 마지막 진술은 사죄"라며 "피해자께, 피해자 가족분들께, 피해자를 사랑하신 모든 분들께 무릎 꿇고 사죄드린다"라고 말했다.

여자친구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의대생 최모 씨가 지난 달 14일 오전 서울 서초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임영무 기자

이날 재판에 온 피해자의 유족은 결심 공판이 진행되는 내내 흐느끼며 자리를 지켰다. 발언 기회를 얻은 피해자의 아버지는 "딸아이를 먼저 보내고 저의 처, 큰 딸은 5월6일부터 지금까지 집 안에서만 갇혀 지내며 딸아이의 방에서 눈물로 하루를 보내고 있다"며 "상식선에서 피해자가 납득할만한 판결이 선고될 거라고 믿겠다"고 말했다.

결심 공판 전 재판부는 피고인 신문 절차를 진행했다. 검찰은 피고인에게 범행 도구로 회칼과 청 테이프를 선택한 이유, 피해자를 건물 옥상으로 데려가며 칼로 사람을 죽이는 방법 등을 검색한 이유를 물었다. 최 씨는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라는 대답만 반복했다.

살해한 시간을 묻자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앞서 재판 과정에서 최 씨의 변호인은 최 씨가 불안장애와 강박 등을 앓고 있어 범행에 영향을 미쳤다며 정신감정을 요청했으나 감정 결과 심신장애가 아니었다는 판단이 나왔다.

최 씨는 지난 5월 회칼과 청 테이프 등 범행 도구를 준비해 강남역 인근 건물 옥상에서 여자친구인 피해자에게 흉기를 여러 차례 휘둘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최 씨와 피해자는 교제를 시작한 지 두 달 만인 지난 4월 피해자의 부모 몰래 혼인신고를 했다. 이를 알게 된 피해자의 부모가 혼인무효 소송을 진행하겠다고 하자 결별 문제 등으로 다툰 것으로 알려졌다.

최 씨의 선고는 오는 12월 20일 오전 10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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