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의 정점으로 꼽히는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징역 9년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박헌우 기자

[더팩트ㅣ송다영 기자] 검찰이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의 정점으로 꼽히는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징역 9년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1심 선고기일은 내년 1월 8일이다.

검찰은 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허경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송 대표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뇌물), 정당법·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결심공판에서 뇌물죄 혐의에 대해 징역 6년 및 벌금 1억 원, 정당법 위반 혐의에 대해 징역 3년을 각각 구형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먹사연'(평화와 먹고사는 문제 연구소)을 통한 정치자금 수수를 주도했고, 기부를 유도해 정치자금법 규제를 탈피하는 등 탈법적 수단을 사용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범행을 모두 부인하고 책임을 회피하며 반성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앞서 돈봉투 살포 의혹으로 구속기소된 박용수 전 보좌관,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 윤관석 전 의원 등 관계자들도 유죄 판결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피고인은 이런 금품 사건의 최대 수혜자이자 최종 결정권자였으므로 가장 큰 형사책임을 부담해야 함이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송 대표는 자신을 향한 검찰의 수사가 정치적 보복 수사라며 무죄를 주장했다. 최후진술에서 그는 "고소·고발도 없는데 이렇게 야당 의원을 수사한 초유의 사건"이라며 "수년 전 사건을 별건 수사하고 정치적 기획수사했다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자신이 돈봉투 살포에 관여한 증거가 없다고도 주장했다. 검찰이 증거로 제출한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과의 녹취록에도 돈봉투 관련 내용은 없고 오히려 돈 쓰는 선거를 해서는 안된다는 당부가 담겼다고 강조했다.

그는 "비공식적인 자금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것도 없고 상의한 적도 보고받은 기억도 없다"며 "이정근의 일방적인 주장이거나 일방적인 텔레그램 메시지에 제가 반응한 것도 없다"고 했다.

먹사연이 자신의 외곽 후원조직이라는 검찰의 주장을 놓고는 "먹사연은 문재인 정부 당시에도 탄소감축과 관련해 국가시책을 구상하는 등 정책 활동을 활발히 하는 싱크탱크였다"고 항변했다.

재판부는 해당 사건을 한 달 반 정도 집중적으로 살필 필요가 있다며 선고기일을 내년 1월 8일 오후로 정했다.

송 대표는 2021년 5월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돈봉투를 민주당 관계자들에게 살포하는 과정에 개입한 혐의(정당법 위반)를 받는다. 검찰은 송 대표가 박 전 보좌관, 이 전 사무부총장, 강 전 상임감사위원과 공모해 합계 6000여만 원을 윤관석 전 의원에게 제공하고, 윤 전 의원이 2회에 걸쳐 국회의원들에게 돈봉투를 뿌렸다고 봤다. 캠프 지역본부장들에게 합계 650만 원의 돈봉투를 제공하는 데 가담한 혐의도 적용했다.

송 대표는 별도로 2020년 1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싱크탱크 먹사연을 통해 불법 정치자금 7억 6300만 원을 수수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특정경제범죄법상 뇌물)도 받는다. 현행 정치자금 기부 규정상 법인 및 단체는 정치인을 후원할 수 없다.

돈봉투 의혹 관계자들은 줄줄이 유죄 판결을 받았다. 윤 전 의원은 지난달 31일 대법원에서 징역 2년이 확정됐다. 함께 기소된 강 전 위원 역시 지난달 2일 상고를 취하하며 징역 1년 8개월이 확정됐다. 선거자금 제공 및 돈봉투 수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성만·임종성 전 의원, 허종식 의원 등은 모두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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