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와 관련해 알리바이를 증명하겠다며 항소심 재판부에 제출한 '구글 타임라인'에 수정이나 조작 흔적은 없었다고 감정인이 증언했다. /장윤석 인턴기자

[더팩트ㅣ송다영 기자]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기소된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알리바이로 제시한 '구글 타임라인'에 수정이나 조작 흔적은 없다는 감정인 증언이 나왔다. 검찰은 김 전 부원장이 휴대폰을 두개 사용했기 때문에 기록이 부정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고법 형사13부(백강진 김선희 이인수 부장판사)는 4일 불법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김 전 부원장과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남욱·정민용 변호사의 감정기일을 열었다.

이날 공판에서 약 3개월간 김 전 부원장의 구글 타임라인을 살펴본 법정 감정인 A 씨는 원시 데이터는 수정이 되지않은 무결한 상태였다고 밝혔다.

다만 A 씨는 구글 타임라인은 와이파이 문제가 있거나 건물 내부나 터널 등에서 GPS(위치정보) 수집이 안 되면 오차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구글 타임라인은 휴대전화 위치를 중심으로 데이터가 기록된다. 휴대전화 소유자가 한 곳에 오래 머무는 경우 머문 위치와 시간 등을 추정할 수 있다.

김 전 부원장은 검찰이 1차 금품수수 시간과 장소로 특정한 2021년 5월 3일 5시쯤 퇴근해 유원홀딩스가 위치한 성남시가 아닌 서초동 자택으로 귀가했다고 주장했다. 검찰 주장처럼 당일 오후 6시에 유원홀딩스에서 남욱 변호사에게 1억 원을 받은 사실이 없다는 것이다.

김 전 부원장 측은 A 씨에게 2021년 5월 3일 오후 5시 당시 구글 타임라인 원시데이터에 따르면 도로를 통해 이동하고 있다며 "이런 위치 정보를 임의로 추가할 수는 없지 않나"라고 물었고, A 씨도 "네"라고 답했다.

반면 검찰 측은 김 전 부원장이 구글 기반 IOS 체제를 사용하는 안드로이드 휴대전화가 아닌 아이폰 휴대전화를 사용했을 가능성도 있다며 제출된 구글 타임라인 기록은 정확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또 김 전 부원장이 주로 쓰던 휴대전화가 아이폰이라며 구글 타임라인의 증거 가치도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 전 부원장 변호인은 "당시 휴대전화는 갤럭시(안드로이드 기반)가 맞는다"고 말했다. 김 전 부원장도 "2013년도부터 갤럭시를 쓰던 걸 변경하지 않았다. 구글을 사용한 것은 그때부터다. (투폰으로) 아이폰을 쓴 것은 2018년도 중반부터"라고 말했다.

검찰은 "설사 구글 계정을 연동해 갤럭시를 사용했다고 해도, 주로 통화를 한 것은 아이폰이고 갤럭시를 검색용으로 사용했다면 그 자체로 구글 타임라인이 피고인의 동선을 뒷받침해 주는 자료로서의 증거 가치가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오는 28일 결심 공판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날 양측은 타임라인 감정 결과 증거가치 능력을 놓고 변론도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김 전 부원장 측은 공판 이후 취재진을 만나 구글 타임라인 기록은 김 전 부원장의 무죄를 입증하는 명백한 증거라며 검찰이 오류 가능성을 이유로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자기모순'이라고 주장했다.

김 전 부원장 변호인인 신알찬 변호사는 "김 전 부원장의 구글 타임라인에 따르면 2021년 5월 3일 퇴근 후 유원홀딩스에서 1억 원, 2021년 6월 말~7월 초경 2억 원을 수수했다는 공소사실은 인정될 수 없다"라며 "타임라인의 증거능력은 과거 최순실 특검, 버닝썬 사건 등 크고 작은 수많은 사건과 재판에서 검찰의 증거로 사용됐다. 검찰 스스로 유죄 증거로 제출한 사례도 다수 존재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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