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이사 회복하기 힘든 손해" 방통위 항고 기각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가 새로 임명한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새 이사들의 임명처분과 관련해 법원이 재차 제동을 걸었다. 사진은 이진숙 방통위원장. /이새롬 기자 |
[더팩트ㅣ송다영 기자]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의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새 이사 임명처분을 놓고 법원이 거듭 제동을 걸었다.
서울고법 행정8-2부(조진구 신용호 정총령 부장판사)는 1일 방문진 이사 임명처분 집행정지 결정에 대한 방통위의 항고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권태선 방문진 이사장 등 신청인들에게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예방하기 위해 긴급한 필요가 인정된다고 봤다. 재판부는 "신청인들이 적법한 후임 이사가 선임될 때까지 방문진 이사로서 활동하지 못하게 돼 전문성, 인격 등의 발현·신장을 할 기회를 박탈당하는 손해를 개인적으로 입게 된 것이 인정된다"라며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방통위 2인 의결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방통위 구성 등에 관한 절차상 하자 등이 전혀 없어 신청인들의 본안청구가 이유없음이 명백하다는 점이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다"라며 "절차상 하자 등의 존부는 본안소송에서 판단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상임위원 5인 중 3인이 결원인 상태에서 대통령이 임명한 2인의 위원만의 심의·의결에 따라 방문진 이사를 임명한 처분은 합의제 행정기관의 의사 및 의결정족수를 충족하지 못한다"며 "방통위법이 이루고자 하는 입법 목적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방통위 측이 제기한 '공공이익 침해 가능성' 주장도 배척했다. 재판부는 "피신청인의 주장은 효력정지로 발생할 수 있는 추상적인 공익의 침해 가능성을 거론하는 것에 불과하다"며 "신청인들이 입는 손해를 희생하더라도 지켜야할만한 구체적인 공공복리를 저해할 우려가 발생한다는 점이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다"고 판시했다.
이진숙 방통위원장은 임명된 지 약 10시간 만인 지난 7월31일 방문진 새 이사로 김동률 서강대 교수, 손정미 현 TV조선 시청자위원회 위원, 윤길용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자문특별위원, 이우용 언론중재위원회 중재위원, 임무영 임무영법률사무소 변호사, 허익범 법무법인 허브 대표변호사 등 6인을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한 바 있다.
이에 권태선 방문진 이사장 등은 대통령이 지명한 위원장과 부위원장 두 명의 찬성으로 이뤄진 방문진 이사 임명은 법적인 정당성이 없다며 방문진 새 이사 임명처분을 취소해달라는 본안소송과 함께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서울행정법원은 지난 8월 "이 사건 임명처분으로 신청인들에게 발생할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예방하기 위해서 그 효력을 정지할 긴급한 필요가 있다"라며 집행정지 신청 인용 결정했다.
방통위는 이에 불복해 즉시 항고장을 제출했으나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