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기존 입장 고수…의료계에 대화는 촉구
권병기 보건복지부 필수의료지원관은 4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브리핑을 열고 "비상진료체계가 운영된 지 7개월이 지났다"며 "이제는 의료계와 정부 간 갈등을 마무리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뉴시스 |
[더팩트ㅣ조소현 기자] 정부가 "의정 갈등을 마무리해야 할 때"라며 의사단체에 대화를 촉구하면서도 내년 의대 정원 재논의는 불가하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의대생들 집단휴학을 놓고도 여전히 "정당한 휴학 사유가 아니다"는 입장이다.
권병기 보건복지부 필수의료지원관은 4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브리핑을 열고 "비상진료체계가 운영된 지 7개월이 지났다"며 "이제는 의료계와 정부 간 갈등을 마무리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권 지원관은 의사단체에 대화를 통해 갈등을 해결하자고 촉구했다. 그는 "정부는 의료계가 개혁의 핵심 파트너가 돼 주기를 기다리고 있다"며 "충분한 대화를 통해서 그동안 쌓여 왔던 오해를 풀고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필수의료와 지역의료를 살리는 의료개혁은 더이상 미룰 수 없는 시급한 모두의 과제"라며 "의료계가 적극 참여해 줄 때 현장의 생생한 경험이 녹아들어간 실질적인 의료개혁이 추진될 수 있다"고 호소했다.
정부는 여·야·의·정 협의체와 의료개혁특별위원회(특위)에 참여해줄 것도 재차 요청했다. 권 지원관은 "지난달 30일 의료인력수급추계위원회 구성과 운영 방안에 대해 발표했다"며 "의료인력수급추계위원회는 공급자단체가 추천한 전문가를 위원회의 과반수가 되도록 해 해당 직종의 특성을 충분히 고려할 수 있도록 했다. 의료계에 의료인력수급추계위원회 위원을 추천해 주기를 요청한다"라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30일 대통령 직속 특위 산하에 '의료인력수급추계위원회'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인력수급추계위는 중장기 의료 수요 등을 고려한 적정 의료인력 규모를 과학적·전문적으로 추계하기 위한 기구다. 의사와 간호사, 치과의사, 한의사, 약사 등 직종별로 각각 설치된다. 이번에는 1차년도 추계 대상 직종인 의사와 간호사 인력수급추계위원회가 구성되는데, 정부는 위원회를 의료계가 추천하는 전문가를 과반수 포함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의사 단체는 내년 의대증원을 재논의하지 않으면 인력수급추계위원회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권 지원관은 대책을 묻자 "정부가 열린 자세로 임할 계획이기 때문에 의료계도 수급추계 논의 틀에 참여해서 함께 심도 있는 논의를 해주기를 바란다"고만 말했다.
강희경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서울대병원 비상대책위원장은 4일 "의대는 한 과목만 낙제해도 다음 학년으로 진급할 수 없다"며 "지금은 아무리 용을 써도 학생들을 제대로 가르쳐 진급시킬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새롬 기자 |
정부는 여전히 내년도 의대 정원 재논의는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권 지원관은 "여야의정 협의체 참석에 전제조건을 지속적으로 내세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정부는 그간 대학입시 절차가 이미 시작됐다는 점 등을 이유로 내년도 의대 정원 증원은 돌이킬 수 없다는 입장을 강조해왔다.
또 정부는 의대생들의 집단휴학을 불허하겠다는 기존 입장도 재확인했다. 권 지원관은 "동맹휴학은 정당한 휴학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앞서 서울의대 학장은 지난달 30일 의대생들의 1학기 휴학 신청을 일괄 승인했다.
의사단체는 의대생들의 휴학을 승인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강희경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서울대병원 비상대책위원장은 "의대는 한 과목만 낙제해도 다음 학년으로 진급할 수 없다"며 "지금은 아무리 용을 써도 학생들을 제대로 가르쳐 진급시킬 수 없다. 따라서 학생들에게 남은 옵션은 유급이냐, 휴학이냐 둘 중 하나인데 유급은 학생들에게 손해이기 때문에 순리대로 휴학처리를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sohyun@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