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신고 의무 자체 없어
최재영 접견 기회 수단 불과
"증거 바탕…다른 고려 없어"
검찰이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의 모든 관련자들을 불기소 처분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부인 김건희 여사와 함께 1일 오전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건군 76주년 국군의날 기념식'에 참석하고 있다. /성남=뉴시스 |
[더팩트ㅣ정채영 기자] 검찰이 김건희 여사 명품 가방 수수 의혹의 모든 사건 관계자들을 불기소 처분했다. 고발장이 접수된 지 9개월 만의 결론이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김승호 부장검사)는 2일 윤석열 대통령 부부 청탁금지법 위반 등 고발 사건과 관련해 피고발인 윤 대통령, 김건희 여사, 최재영 목사, 백은종 서울의소리 대표 등 5명을 모두 불기소 처분했다고 밝혔다.
우선 검찰은 최 목사의 선물이 대통령의 직무와 관련이 없기 때문에 윤 대통령에게 '신고 의무'가 없다고 판단했다. 청탁금지법상 공직자의 미신고 행위는 배우자가 '공직자 직무'와 관련해 금품 등을 받고 이를 알면서도 신고하지 않아야 성립한다.
검찰은 "김 여사가 '대통령의 직무와 관련해 물품을 수수했다는 사실'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윤 대통령에게 신고 의무 자체가 발생했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 최 목사의 선물은 김 여사와의 우호적 관계 유지 또는 접견 기회를 얻기 위한 수단으로 보는 것이 상당하다고도 했다.
김 여사의 청탁금지법 위반에는 공직자 배우자의 위반 행위에 대한 처벌 규정이 없어 처벌할 수 없다고 결론지었다. 뇌물수수 혐의에는 김 여사가 공무원이 아니기 때문에 단독으로 뇌물 수수죄의 주체가 될 수 없고 윤 대통령이 김 여사의 물품 수수를 공모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알선수재 및 변호사법 위반을 두고는 알선에 대해 대가 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당사자들 사이에 구체적 현안의 알선에 관한 고의 내지 인식이 없었기 때문에 성립하지 않다고 봤다.
증거인멸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도 없다고 봤다. 명품 가방이 대통령기록물 지정 여부 검토를 위해 대통령실에서 보관하던 중 검찰에 증거물로 임의제출 돼 증거 인멸죄 구성 요건에도 해당되지 않는다는 판단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에게 명품 가방 등을 제공한 최재영 목사에 대한 검찰 수사심의위원회가 지난달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예정된 가운데 최재영 목사가 대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임영무 기자 |
청탁금지법, 주거침입,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를 받는 최 목사에 관해서는 김건희와 우호적 관계 내지 접견 기회를 만들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며 혐의가 없다고 봤다.
검찰은 "김 여사 측과 일정을 조율하고 검문을 거쳐 사무실 내부로 들어간 것이므로 주거의 평온 상태가 침해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경호 담당 공무원이 검문 과정에서 피고발인이 착용한 몰래카메라를 발견하지 못한 것은 불충분한 검문에 기인한 것으로 볼 여지가 많아 위계공무집행방해죄가 성립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대검찰청 수사심의위원회(수심위)는 지난달 김 여사와 최 목사의 기소 여부를 판단하는 회의를 각각 열고 김 여사에게는 모든 혐의 불기소, 최 목사에게는 청탁금지법 혐의만 기소를 권고한 바 있다.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은 지난달 26일 심우정 검찰총장에게 수사팀의 수사 결과를 보고했다. 수심위의 기소 권고를 불기소로 뒤집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팀은 지난 5개월간 관련자들을 조사했고, 최 목사와 김 여사의 전체 메시지 등 객관적 증거 자료를 모두 확보했다"며 "일체의 다른 고려 없이 증거와 법리에 따라 피고발인들에게 형사 책임 부과가 가능한지 면밀하게 검토한 결과 수사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기소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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