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부분 중단·중단 예정 병원 5곳
곳곳 붕괴 조짐…정부, 군의관 250명 긴급 파견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4일 응급의료 등 비상진료 대응 관련 브리핑에서 "응급실 부분 운영 중단하거나 중단 예정인 병원이 총 5곳"이라고 밝혔다. /임영무 기자 |
[더팩트ㅣ조소현 기자] 응급실 운영에 차질을 빚고 있는 병원이 5곳으로 늘었다. 정부는 군의관을 긴급 파견했지만 추석 연휴를 앞두고 응급실 붕괴 우려가 고조된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4일 응급의료 등 비상진료 대응 관련 브리핑에서 "이날 기준 응급실 부분 운영 중단하거나 중단 예정인 병원이 총 5곳"이라고 밝혔다. 5곳은 건국대충주병원과 강원대병원, 세종충남대병원, 이대목동병원, 순천향천안병원이다.
건국대충주병원과 강원대병원, 세종충남대병원, 이대목동병원은 응급실 운영이 일부 중단됐다. 건국대충주병원은 야간과 주말에, 강원대병원과 세종충남대병원은 성인 야간 진료가 제한되고 있다. 이대목동병원도 이날부터 매주 수요일마다 야간 응급실을 제한적으로 운영한다.
순천향천안병원도 추가됐다. 권역응급의료센터는 24시간 운영하지만 소아응급의료센터는 주 3회 주간만 진료한다. 박 차관은 "소아응급 전문의를 채용 중"이라며 "조속히 소아응급의료센터를 정상 운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응급실 운영에 차질을 빚고 있는 병원이 5곳으로 늘었다. 정부는 군의관을 긴급 파견해 대응하고 있지만 추석 연휴를 앞두고 응급실 붕괴 우려가 고조된다. /임영무 기자 |
정부는 응급실 운영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날부터 군의관 250명을 파견했다. 벌써 8차 파견이다. 15명은 강원대병원(5명)과 세종충남대병원(2명), 이대목동병원(3명), 충북대병원(2명), 아주대병원(3명)에 이날 우선 배치됐다. 나머지 235명도 오는 9일까지 응급의료를 중심으로 필요한 의료기관에 배치된다.
박 차관은 "강원대병원과 세종충남대병원, 이대목동병원은 일부 응급실 운영을 축소한 곳이며, 충북대병원과 아주대병원은 지역의 전체적인 의료 역량을 고려했을 때 시급히 인력 충원이 필요한 곳으로 판단했다"며 "건국대충주병원의 경우 지역 내 충주의료원에 공보의를 파견해 보강하고 중증환자는 충북대병원 군의관 보강을 통해 환자를 분산 수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의료진의 이탈, 피로도 심화로 일부 응급의료기관이 부분 운영을 실시하는 등 평상시보다 어려운 상황"이라며 "정부는 한정된 의료인력을 가장 긴급하고 필요한 곳에 최우선으로 배치해 필수의료의 역량을 유지시키는 각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의사단체는 이날도 정부의 응급환자 대책이 실효성 없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정부는 응급의료를 살리기 위해 경증환자의 응급실 진료비 본인부담금을 90%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경증환자들에게 응급실 이용을 자제해달라고 부탁하고 있지만 이같은 대책은 전형적인 탁상행정식 정책"이라며 "의료현장과 환자들의 입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겉만 번지르르한 땜질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정부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장기화된 의료 공백으로 응급실 대란 우려가 커지자 경증·비응급 환자가 대형병원 응급실을 이용할 경우 진료비의 본인부담금을 90%로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미 일각에선 응급실 붕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응급실 11곳에서 이송 거부된 28개월 여아가 한 달째 의식불명에 빠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지난달 9일에는 서울 지하철 1호선 구로역에서 작업 도중 상해를 입은 노동자가 전문의 부족으로 16시간 동안 병원 여러 곳을 전전하는 등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 사례도 늘고 있다.
sohyun@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