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봉투 의혹 관련 정치인들, 법원 첫 판단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돈봉투를 받은 혐의로 기소된 전·현직 의원들이 1심 재판 결과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사진은 허종식 의원. /뉴시스 |
[더팩트ㅣ송다영 기자]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돈봉투를 받은 혐의로 기소된 전·현직 의원들이 1심 재판 결과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는 29일 오후 정당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허종식 민주당 의원과 윤관석, 이성만 전 의원에 대한 선고를 진행했다. 당초 같은 자리에서 1심 선고를 받을 예정이었던 임종성 전 의원은 건강상 이유로 재판에 불참해 내달 6일 오후 분리 선고를 진행하기로 했다.
재판부는 이 전 의원에게 정치자금 교부 혐의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징역 3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300만 원 추징도 명령했다.
정당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윤 전 의원에게는 징역 9개월에 집행유예 2년, 허 의원에겐 의원직 상실형인 징역 3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하고 추징금 300만 원을 명령했다. 국회법에 따르면 국회의원은 금고형 이상의 형벌(집행유예 포함)을 확정받을 경우 피선거권이 박탈돼 의원직을 상실한다.
이번 선고는 민주당 전당대회와 관련해 돈봉투를 수수한 혐의로 기소된 정치인들에 대한 법원의 첫 판단이다.
재판부는 "오늘날 민주주의는 정당 민주주의이고 정당 내부 선거에서 돈 매수 등 부정을 저지르는 행위는 민주주의의 뿌리를 흔든 중대한 범죄다"라며 "정당법은 당내 경선 같은 내부 행사라 해도 공정하고 깨끗한 선거를 통해 선출되도록 보장하기 위해 특별히 부정행위 근절을 강력하게 천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재판부는 "당 대표는 21대 대선까지 대표 업무를 수행해야 했기 떄문에 향후 대선 후보 선출과 선거 과정에서 역할이 요구됐고 국회의원이 전국대의원들의 투표권행사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과정에서 피고인들이 돈봉투를 받은 것은 상당히 큰 행위다"라면서도 "다만 피고인들이 국회의원으로서 국가 및 사회 발전에 기여한 것은 유리한 양형으로 참작한다"고 설명했다.
허 의원과 이 전 의원은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둔 2021년 4월 28일 국회 본관 외교통일위원회 소회의실에서 당시 당대표 후보이던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를 지지하는 국회의원 모임에 참석해 모임 좌장인 윤 전 의원으로부터 300만 원이 든 돈봉투를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이 전 의원은 같은 해 3월경 송 전 대표 등에게 2회에 걸쳐 부외 선거자금 1100만 원을 제공한 혐의도 있다.
또 윤 전 의원은 이들에게 합계 900만 원을 제공한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
앞서 윤 전 의원은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과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에게 국회의원 교부용 금품 제공을 지시하고 송 전 대표의 보좌관으로부터 6000만 원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돼 1·2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상고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