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시행한 '마스크 및 손소독제 긴급수급조정조치'로 손실을 본 회사에 정부가 손실보상금을 제공하지 않아도 된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 더팩트 DB |
[더팩트ㅣ송다영 기자] 지난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 당시 마스크 수출 금지 조치로 손실을 본 회사에 정부가 손실보상금을 제공하지 않아도 된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김준영 부장판사)는 지난 5월 31일 A 주식회사가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손실보상금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A사는 1999년 설립된 반도체 수출입업체로, 2019년 홍콩 회사와 KF94 마스크 500만 개를 450만 달러에 수출하기로 계약했다.
이에 따라 A사는 2020년 2월 국내 회사인 C사에서 해당 마스크를 25억 원에 공급받기로 했다.
정부는 2020년 2월 말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마스크 수급 불안정을 해결하기 위해 마스크의 해외 수출을 마스크 생산업체로 제한하는 긴급조치를 시행했다. 이 때문에 A사의 마스크 수출 계약은 취소됐다.
A사는 정부의 조치가 헌법 23조 3항에 따른 '공공필요에 의한 재산권의 수용·사용 또는 제한'에 해당한다며 손실보상금 27억 3170만 원 중 일부인 5억 원을 정부에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1심 법원은 A사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은 정부의 긴급수급조정조치가 코로나19라는 전례 없는 상황에서 마스크 등의 물품 공급 부족으로 발생하는 국민 건강의 위험을 막기 위한 조치였다고 판단했다.
A사가 주장한 헌법 23조 3항을 놓고도 "설령 긴급수급조정조치가 헌법상 '공공필요에 의한 재산권의 수용·사용 또는 제한'에 해당하더라도, 보상청구권의 근거와 기준과 방법을 법률 규정에 유보하고 있다"며 "헌법 조항을 근거로 직접 정부의 손실보상금 지급 의무를 인정할 수 없다"라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