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도 힘든데 코로나 5배 급증·…백일해·수족구까지 감염병 '습격'
입력: 2024.08.05 16:24 / 수정: 2024.08.05 16:24

온열질환자 1546명…누적 사망자 11명
코로나19 환자 수 한 달 동안 5.1배 ↑


밤낮으로 계속되는 폭염에 코로나19와 백일해 등 호흡기 감염병까지 유행하면서 휴가철 건강관리에 빨간불이 켜졌다. 홍정익 질병관리청 감염병정책국장이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여름철 감염병 발생 동향 및 대응 현황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밤낮으로 계속되는 폭염에 코로나19와 백일해 등 호흡기 감염병까지 유행하면서 휴가철 건강관리에 빨간불이 켜졌다. 홍정익 질병관리청 감염병정책국장이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여름철 감염병 발생 동향 및 대응 현황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더팩트ㅣ장혜승·이윤경 기자] 밤낮으로 계속되는 살인적인 폭염으로 온열질환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코로나19와 백일해 등 호흡기 감염병까지 유행하면서 휴가철 건강관리에 빨간불이 켜졌다. 사회적 거리두기 종료 이후 집단 면역력이 낮아진데다 휴가철을 맞아 국내외 이동이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방역당국은 마스크 착용과 개인위생수칙 준수를 당부했다.

5일 행정안전부 중앙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5월20일부터 지난 3일까지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총 1546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명 늘어난 수치다. 누적 사망자 수는 11명까지 늘었다.

특히 폭염이 기승을 부린 지난 3일에만 3명이 숨졌다. 이날 오후 광주 서구의 밭에서 일하던 80대 여성이 의식을 잃어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결국 숨졌다. 당시 이 여성의 체온은 42도로 측정됐으며, 열경련 증상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남 창원과 창녕에서도 50대 여성과 70대 여성이 각각 밭과 갓길에서 숨졌다. 이들의 사망원인도 온열질환의 한 종류인 열사병으로 추정됐다.

최근에는 온열질환뿐만 아니라 각종 감염병도 동시에 확산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코로나19 신규 입원환자는 7월 첫 주 91명에서 넷째 주 465명으로 무려 5.1배 급증했다.

밤낮으로 계속되는 폭염에 코로나19와 백일해 등 호흡기 감염병까지 유행하면서 휴가철 건강관리에 빨간불이 켜졌다. 서울의 한 병원에서 의료진이 코로나19 오미크론 BA.4·5 변이 기반 화이자 2가 개량백신 접종을 준비하고 있다./뉴시스
밤낮으로 계속되는 폭염에 코로나19와 백일해 등 호흡기 감염병까지 유행하면서 휴가철 건강관리에 빨간불이 켜졌다. 서울의 한 병원에서 의료진이 코로나19 오미크론 BA.4·5 변이 기반 화이자 2가 개량백신 접종을 준비하고 있다./뉴시스

발작성 기침이 특징인 백일해 환자 또한 전국적으로 증가해 지난달 27일 기준 1만5167명으로 추산됐다. 지난해 백일해 환자가 292명이었던 것에 비하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백일해는 백일해균 보균자의 분비물을 통해 전파되는 급성 호흡기 질환이다. 주로 7세부터 19세 사이 학령기 청소년을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전체 환자의 92.2%가 7세부터 19세 사이 청소년으로 조사됐다.

0세부터 6세 사이 영유아 사이에선 수족구병이 유행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이 운영하는 수족구병 표본감시 결과 외래환자 1000명당 수족구병 환자 분율은 지난달 셋째 주 기준 78.5명이다. 이는 과거 최고 수준을 기록했던 2019년 77.6명보다 늘어난 수치다.

수족구병은 손과 발, 입 주변에 물집이 잡히는 수포성 발진이 특징으로 환자가 만진 물건이나 비말 등으로 감염된다. 치명률 0.1% 미만으로 중증도는 높지 않아 아직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면역체계가 발달하지 않은 어린 영아가 수족구병의 원인균 중 하나인 엔테로바이러스 71형에 감염될 경우 뇌간 뇌척수염, 뇌염이나 심근염 등 합병증 발생 가능성이 높다.

호흡기 감염병은 사회적 거리두기 종료 이후 집단 면역력이 낮아지면서 위생관리에 취약한 영유아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사회적 거리두기 종료 이후 집단 면역력 수준이 낮아지면서 백일해와 수족구 등 감염병이 유행하고 있다"며 "코로나19는 (앞으로도) 연간 두세 번 정도 유행이 올 것인데 지금은 (유행) 시기가 맞아떨어지면서 확진자 수가 증가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밤낮으로 계속되는 폭염에 코로나19와 백일해 등 호흡기 감염병까지 유행하면서 휴가철 건강관리에 빨간불이 켜졌다. 최근 6년간 백일해 확진자 수 추이. /질병관리청
밤낮으로 계속되는 폭염에 코로나19와 백일해 등 호흡기 감염병까지 유행하면서 휴가철 건강관리에 빨간불이 켜졌다. 최근 6년간 백일해 확진자 수 추이. /질병관리청

정부는 호흡기 감염병 전담팀을 구성하고 임신부 등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임시 예방접종을 검토하고 있다. 요양원·어린이집 등 감염취약시설을 집중 관리하고 백일해 예방접종을 독려할 계획이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여름철 손씻기와 기침예절, 호흡기 증상이 있는 경우 마스크 착용과 함께 2시간에 10분 환기하는 등 예방수칙을 지켜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재훈 교수도 "아프면 쉬고 마스크를 쓰는 게 중요한 원칙"이라며 "코로나19 고위험군은 백신 접종이 여전히 도움이 되고 마지막 감염이나 접종으로부터 시간이 경과된 분들도 접종을 받으면 도움이 될 것이다. 개인위생수칙 준수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zz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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