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증원 파장] 하반기 전공의 고작 104명 지원…추가 모집도 '글쎄'
입력: 2024.08.01 17:16 / 수정: 2024.08.01 17:16

병원들 난감, 의료진 과부하…의료공백 장기화 불가피

1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전국 수련병원에서 하반기 전공의 모집을 마감한 결과 지원자는 총 104명으로 집계됐다. 모집인원 7645명 중 약 1.36%에 불과한 것이다. 지원자 중 인턴은 13명, 레지던트는 91명이다. 이른바 빅5 병원에도 총 45명만 지원했다. 사진은 지난 6월17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내 입원 수속 및 수납 창구. 기사 내용과 무관 /이새롬 기자
1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전국 수련병원에서 하반기 전공의 모집을 마감한 결과 지원자는 총 104명으로 집계됐다. 모집인원 7645명 중 약 1.36%에 불과한 것이다. 지원자 중 인턴은 13명, 레지던트는 91명이다. 이른바 '빅5' 병원에도 총 45명만 지원했다. 사진은 지난 6월17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내 입원 수속 및 수납 창구. 기사 내용과 무관 /이새롬 기자

[더팩트ㅣ조소현·황지향·김시형 기자] 수련 특례가 적용되는 9월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 지원자가 1%대에 그쳤다. 정부는 이달 중 추가모집을 실시할 방침이지만 효과는 미지수다. 의료공백 장기화가 불가피해지면서 전공의 복귀를 유도할 수 있는 근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전국 수련병원에서 하반기 전공의 모집을 마감한 결과 지원자는 총 104명으로 집계됐다. 모집인원 7645명 중 약 1.36%에 그다. 지원자 중 인턴은 13명, 레지던트는 91명이다.

이른바 '빅5' 병원에도 총 45명만 지원했다. 수도권과 지방 수련병원도 전공의 지원 규모가 미미하기는 마찬가지다. 지원자가 한 자릿수에 그치거나 0명인 곳이 대부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공의 응시율이 저조하자 정부는 이달 중 추가모집 실시를 대책으로 내놨다. 복지부는 "전공의들에게 수련 복귀 기회를 최대한 부여하기 위해 이달 중 추가모집을 실시할 예정"이라며 "상세 일정은 이달 초 공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추가모집에도 전공의들은 지원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당초 복귀 조건으로 내걸었던 7대 요구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의대 증원 계획 전면 백지화, 업무개시명령 전면 폐지 등 요구안이 수용되지 않으면 병원 현장에 돌아오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수련 특례가 적용되는 9월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 지원자가 1%대에 그쳤다. 정부는 이달 중 추가 모집을 실시하겠다는 방침이나 바뀐 게 없는 상황이라 전공의들은 여전히 돌아오지 않을 전망이다. 의료공백 장기화가 불가피하면서 전공의들 복귀를 유도할 수 있는 근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새롬 기자
수련 특례가 적용되는 9월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 지원자가 1%대에 그쳤다. 정부는 이달 중 추가 모집을 실시하겠다는 방침이나 바뀐 게 없는 상황이라 전공의들은 여전히 돌아오지 않을 전망이다. 의료공백 장기화가 불가피하면서 전공의들 복귀를 유도할 수 있는 근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새롬 기자

빅5 병원의 한 교수는 "추가모집을 진행한다고 해도 (결과는)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본질을 해결하지 않은 채 추가모집만 한다고 해서 전공의가 돌아오지는 않는다"라고 내다봤다.

안석균 연세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도 "정부는 지난달 30일 브리핑에서 추가 대책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해놓고 또 말을 바꿨다"며 "지금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전공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용기를 내고 신뢰를 회복해 전공의들과 대화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공의 복귀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병원들도 난감한 상황이다. 의료진 피로 누적에 따라 최악의 상황이 오지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빅5 병원 관계자는 "교수와 간호사 등 진료 인력의 번아웃이 심각한 상황"이라며 "전공의가 돌아오길 바라는데 이 상황에서는 (복귀가) 안 될 것 같다. 전체 지원률이 1%대로 알고 있는데 추가모집을 한다고 해도 전공의들이 돌아올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다른 상급종합병원 관계자도 "의료 분야는 병원이 자체적으로 무엇인가를 결정할 수 있다기 보다는 정부 정책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며 "진료 효율화가 최우선이다. 그 이후에는 정부 정책을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현장을 지키고 있는 의료진들도 고충을 토로했다. 상급종합병원에서 근무 중인 한 간호사는 "현장 간호사들이 의료공백을 채우려고 노력 중이지만 힘들어 한다"며 "의사의 본래 권한인 환자의 의무기록을 쓴다든지 처방을 내는 간호사를 따로 뽑아 (업무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빅5 병원의 한 교수는 "의료진들이 모두 힘들어 하는 상황"이라며 "몇몇 병원은 부도 위기에 놓인 것으로 알고 있다. 병원이 무너지면 관련 종사자들도 힘들어지고 결과적으로는 경제도 어려워질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정부는 상급종합병원이 중증·응급환자를 집중적으로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구조전환에 속도를 내겠다고 하는데 돈이 많으면 가능하겠지만 지금은 쉽지 않아 보인다"며 "(구조전환을 위해서는) 국민의 의료보험료를 올려야 하는데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sohyu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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