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총장-중앙지검장 주례보고
수사팀 검사 사의 철회·업무 복귀
이원석 검찰총장과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이 지난 5월16일 신규 검사장 39명 전입 신고 후 대검찰청에서 오찬을 하고 했다./대검찰청 |
[더팩트ㅣ장우성 기자] '김건희 여사 조사'를 둘러싼 대검찰청과 서울중앙지검의 갈등이 봉합 단계에 들어갔다. 문제의 조사가 이뤄진 20일 이후로 닷새 만이다.
대검과 중앙지검은 25일 오후 기자들에게 '일점일획' 똑같은 공지문을 보냈다.
대검과 중앙지검은 이 글에서 "검찰총장은 7월25일 주례 정기보고에서 중앙지검장에게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도이치모터스 사건을 신속하고 공정하게 수사할 것을 지시했고, 이에 따라 중앙지검장은 대검과 긴밀히 소통해 수사를 진행하겠다고 했다"라고 밝혔다.
이원석 검찰총장과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의 이날 만남은 지난 22일 이후 사흘 만이다. 검찰총장과 서울중앙지검장은 매주 목요일 정기 주례보고 형식으로 만난다. 윤석열 검찰총장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체제에서 중단됐으나 김오수 검찰총장 취임 후 부활했다.
22일은 불편한 분위기였다. 당시 이원석 총장은 김건희 여사 조사 사실을 '사후 보고'한 이창수 지검장을 질책하고 대검 감찰부에 진상파악을 지시했다. 이 지검장은 이 자리에서 "죄송하다"고 여러 차례 사과했으나 이 총장은 격노를 풀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상파악은 수사팀의 반발을 불렀다. 명품백 사건 수사를 총괄하던 김경목 서울중앙지검 부부장 검사가 사의를 밝혔다. 최재훈 반부패수사2부 부장검사, 김승호 형사1부 부장검사도 조사 대상이 될 경우 사표를 내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창수 지검장도 감찰부 진상파악에 협조할 수 없다며 양대 수사가 마무리될 때까지 절차를 중단해달라고 요구했다. 조사를 받더라도 혼자만 받겠다고 '강수'를 뒀다.
이원석 검찰총장이 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18개 지검 마약 전담 부장 회의'에 참석해 당부 발언하고 있다. /박헌우 기자 |
이에 검찰 안팎에서 대검과 중앙지검의 불협화음에 우려가 커지자 신속하게 수습에 들어간 모양새다. 이 총장은 김 부부장검사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사의 철회와 업무 복귀를 설득했고 이 총장은 '명품백' 수사팀과 점심 도시락 회의를 하며 달래기에 나섰다. 이원석 총장은 수사에 지장을 주지않겠다는 뜻을 확인하고 이창수 지검장은 총장과 긴밀히 소통하겠다고 화답했다.
다만 '명품백' 사건의 처분을 결정하는 시점이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수사팀은 김 여사에게 청탁금지법 위반이나 알선수재 혐의를 적용하기 어렵다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불기소 의견을 낸다면 이원석 총장은 수사심의위원회를 직권 소집할 수도 있다. 처분이 이 총장 임기만료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도 있지만 이 총장은 임기 내 사건을 마무리하고 싶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이치모터스 사건은 이원석 총장에게 수사지휘권이 없는 상태인데다 임기가 끝나는 오는 9월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의 2심 선고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검찰은 시세 조종에 계좌가 동원된 손모 씨를 방조 혐의로 기소했는데 법원 판결을 봐야 비슷한 역할을 한 김 여사를 기소할 지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손 씨는 징역 3년에 벌금 50억원을 구형받았다.
leslie@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