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지검장 '총장 패싱' 진상파악 연기 요청…검찰 혼란 속으로
입력: 2024.07.23 21:07 / 수정: 2024.07.23 21:09

"받더라도 혼자 받게 해달라" 뜻 전해

이창수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이 /정채영 기자
이창수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이 /정채영 기자

[더팩트ㅣ장우성·정채영 기자]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이 이원석 검찰총장이 지시한 '김건희 여사 조사 사후보고' 진상파악 절차를 연기해달라고 요청하면서 검찰이 혼란에 빠지고 있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창수 중앙지검장은 이날 진상 파악을 김 여사 명품백,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수사 마무리 때까지 연기해달라고 대검찰청에 요청했다.

만약 진상 파악 절차가 진행되면 수사팀은 제외하고 자신만 조사를 받게 해달라는 뜻도 전했다.

이창수 지검장은 이날 대검 감찰부장의 면담 요청에도 응하지 않았다고 한다.

중앙지검 관계자는 "현재 수사팀이 많이 힘들어하고 있고, 수사가 진행 중이므로 곧바로 진상파악을 진행할 경우 수사팀이 동요하고 수사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어 시기를 조금 연기해달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원석 총장의 임기만료일이 두달도 남지 않았고 차기 검찰총장 인선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연기 요청은 사실상 거부 의사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도이치모터스 사건은 권오수 전 회장 등의 2심 선고가 9월 예정이라 그 전에 수사 결론을 낼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이에 앞서 명품백 사건을 수사하는 중앙지검 형사1부(김승호 부장검사)에 파견 근무하던 김경목 부부장 검사는 전날 사표를 제출했다.

김 부부장검사는 '열심히 수사했을 뿐인데 진상 파악 지시를 받으니 회의감이 든다'며 사의를 밝혔다. 주변에서는 만류하고 있다고 한다.

이원석 총장도 이날 오전 김 부부장검사가 사표를 내더라도 반려하라고 대검에 지시했다.

대검도 총장의 지시는 감찰이 아니라 진상 파악 수준이라며 사태를 진정시키려는 분위기였으나 이창수 지검장의 연기 요청으로 당분간 혼란이 불가피해졌다.

대검은 이창수 지검장의 요청을 놓고 "진상 파악 절차는 진행 중"이라는 입장이다.

lesli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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