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 4건에 법카·정자동 수사까지…검찰·이재명 지난한 승부
입력: 2024.07.20 00:00 / 수정: 2024.07.20 00:00

대장동·선거법·위증교사·대북송금 재판 진행 중
법카 의혹 출석 요구에 정자동 수사 현재진행형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당대표 후보)가 또다시 사면초가에 놓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지난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故 김문기·백현동 허위 발언 관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박헌우 기자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당대표 후보)가 또다시 사면초가에 놓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지난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故 김문기·백현동 허위 발언' 관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박헌우 기자

[더팩트ㅣ정채영 기자]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당대표 후보)가 또 사면초가에 놓였다. 서울과 수원을 오가며 받게 된 재판만 4개, 정자동 호텔 특혜 의혹과 배우자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 수사까지 받으며 숨가쁜 일정을 소화하게 됐다. 지난해 구속 기로에 놓인 후 한 번 더 고비를 맞은 모습이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검 형사6부(서현욱 부장검사)는 지난달 12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제3자 뇌물 혐의), 남북교류협력법,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이 전 대표를 기소했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쌍방울 대북송금 혐의 1심에서 9년6개월을 선고받은 지 닷새만이다.

검찰은 경기도지사였던 이 전 대표와 이 전 부지사가 공모해 대북제재로 불가능한 황해도 스마트팜 지원을 약속하고 쌍방울그룹의 대북사업에 대한 경기도 지원과 보증을 약속하며 2019년 1~4월께 500만 달러를 북한에 대납하도록 했다고 본다. 대납 직후인 같은 해 5월경 북한 측에 경기도지사 방북 초청을 요청했다가 북한 측이 방북 의전 비용을 추가로 요구하자 김성태 전 회장에게 2019년 7월~2020년 1월께 300만 달러를 대납하도록 한 혐의도 적용했다.

통일부 장관의 승인 없이 방북 사업을 시행한 의혹은 남북교류협력법 위반 혐의를, 800만 달러를 금융제재 대상자인 북한 통일전선부장을 통해 조선노동당에 각각 지급한 행위는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이 전 부지사의 판결문을 보면 재판부는 이 전 대표가 김 전 회장과 두 차례 통화했고, 방북을 언급했다는 김 전 회장의 진술을 인정했다.

이 전 대표는 △대장동·백현동·위례신도시 개발 비리·성남FC 후원금 사건 △백현동 부지 용도변경 관련 공직선거법 위반 △위증교사 의혹으로 서울중앙지법에서만 총 3건의 재판을 받고 있다. 이 전 대표를 향한 사법 리스크는 현재 재판만 4건, 사건 7건으로 혐의는 총 11개다.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지난 15일 이 전 대표가 대북송금 의혹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에서 받게 해달라고 한 토지관할의 병합심리 신청을 기각했다. 별도의 불복 절차가 없어 이 전 대표는 앞으로 수원지법과 서울중앙지법을 오가며 재판에 출석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판사 출신 윤지상 변호사는 "형사사건의 경우 피고인의 이익을 위해 병합해 주는 경우도 더러 있다"며 "다만 피고인의 출석 편의는 사실 사건 병합을 결정할 때 필수적인 고려 사항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윤 변호사는 "공범이 있으면 공범의 출석도 고려해야 하고 어렵고 복잡한 사건의 경우 심리가 오래 걸리게 된다"며 "이 사건의 경우 이런 점들을 고려했을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는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배우자 김혜경 씨가 지난 10일 오전 경기 수원시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수원=박헌우 기자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는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배우자 김혜경 씨가 지난 10일 오전 경기 수원시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수원=박헌우 기자

일주일 동안 최대 세 번을 서초동으로 출근하고 있는 상황 탓에 수원지법 사건도 서울에서 받을 수 있게 해달라는 취지였으나 대법원의 기각으로 이마저도 무산됐다.

설상가상으로 이 전 대표를 향한 검찰 수사도 현재 진행형이다. 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3부(강성기 부장검사)는 이 전 대표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를 수사하고 있다. 이른바 정자동 호텔 특혜 의혹이다. 이 의혹은 이 전 대표가 성남시장이던 2015년 분당구 정자동의 시유지에 호텔을 짓는 과정에서 성남시가 시행사에 특혜를 줬다는 의혹을 뼈대로 한다. 2017년 성남시의회에서 처음 제기돼 지난해 1월 시민단체 고발로 검찰의 수사가 시작됐다.

당초 이 사건은 서울중앙지검이나 수원지검에서 수사하는 방안도 고려됐으나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의 입시비리 사건 등을 수사했던 강백신 검사가 지난 6월 수원지검 성남지청 차장검사로 부임하면서 교통정리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도 수사 중이다. 검찰의 이 전 대표 부부 출석 요청은 검사 탄핵소추안 발의 이틀 만에 이뤄지면서 일각에서는 보복 조사라는 비판도 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혐의가 있다면 확인해야겠지만 법인 카드 건은 서면 조사로도 충분한 사안"이라며 "꼭 불러서 조사를 해야 하는지 의문이다. 검찰의 반발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오는 9월 6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30일은 위증교사 혐의 결심공판을 앞두고 있다. 이르면 10월 선고가 나올 전망이다.

chaeze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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