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 후 규정 적용해 소멸시효 만료 판단한 원심 파기환송
기업이 직무발명에 보상금을 지급할 때 기준은 대상 직원이 퇴사하기 전 규정에 따라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더팩트 DB |
[더팩트ㅣ장우성 기자] 기업이 직무발명에 보상금을 지급할 때 기준은 대상 직원이 퇴사하기 전 규정에 따라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은 A 씨가 삼성전자를 상대로 낸 직무발명 보상금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특허법원으로 돌려보냈다.
A 씨는 삼성전자 연구원으로 근무하면서 세탁기 기술을 개발했다가 1998년 퇴사했다. A 씨의 기술이 적용된 세탁기는 1999년부터 판매됐다.
삼성전자는 직원이 개발한 특허 기술에 보상금을 지급하는 규정을 두고 있었다. 문제는 A 씨에게 1995년 제정 규정과 2001년 제정 규정 중 어떤 것을 적용하느냐였다. 1995년 지침은 '특허를 제품에 적용한 결과 경영에 현저하게 공헌했을 때' 심의를 거쳐 보상금을 지급하도록 한다. 개정된 2001년 지침은 지급시기를 따로 정하지 않았다.
A 씨는 2015년 보상금 지급을 신청했으나 삼성전자가 일부 지급하지 않기로 결정하고 이의신청도 받아들이지 않자 소송을 제기했다.
1심과 2심 특허법원은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A 씨에게 2001년 규정이 적용된다고 판단했다. 직무발명보상금 청구 시효는 10년이므로 2001년을 기산점으로 보면 청구권은 이미 소멸된 셈이다.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직무발명 보상금 청구권 소멸시효 기산점은 일반적으로 직원의 특허권을 회사가 승계했을 때지만 회사에 따로 규정이 있다면 그것이 기준이 된다.
대법원은 회사가 규정을 바꿨더라도 그 이전에 퇴직한 직원에게는 따로 합의가 없었다면 적용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법원은 "직무발명 보상금청구권의 소멸시효 기산점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아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며 사건을 다시 심리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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