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3대 요구사항 사실상 거절…"대화로 풀어야"
27일 무기한 휴진에는 "환자 곁 지켜줄 것 믿어"
정부의 의과대학 증원에 반발해 의사들이 집단휴진에 나선 지난 18일 전국 시군구 4곳에서 휴진율 30%를 넘긴 것으로 파악됐다. 사진은 지난 18일 서울의 한 이비인후과에 휴진 안내문이 붙어 있는 모습 /이새롬 기자 |
[더팩트ㅣ조소현 기자] 정부가 의과대학 증원에 반발해 의사들이 집단휴진에 나선 지난 18일 휴진율 30%를 넘긴 시군구 4곳에 업무정지 등 행정처분을 진행한다.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예고한 27일 무기한 휴진은 철회를 요구했다.
김국일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20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의협은 국민의 우려와 집단행동 중단 촉구에도 불법적인 집단 진료 거부를 강행했으나 실제 참여한 의원은 14.9% 수준으로 대부분의 의사가 현장을 지켜줬다"고 밝혔다.
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18일 의협의 집단휴진에 참여한 의료기관은 5369곳이다. 휴진율 30%를 넘은 시군구는 4곳으로 조사됐다.
김 정책관은 "30% 이상 휴진한 곳을 대상으로 지자체가 업무개시명령 위반에 따른 채증 작업을 했다"며 "(행정처분) 절차를 진행 중이다. 휴진율이 30%를 넘겼더라도 개별 소명을 들어서 업무정지를 한다든지 불가피한 경 과징금으로 대체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복지부는 지자체별로 휴진율 30%를 넘으면 현장 점검 후 행정처분을 하고 벌칙 조항을 적용하겠다고 경고했다. 복지부는 지난 10일 전국 의료기관 3만6000여곳에 진료명령을, 집단휴진 당일인 지난 18일에는 업무개시명령을 내렸다.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을 어기고 휴진한 곳은 의료법에 따라 업무정지 15일, 1년 이내의 자격 정지와 함께 3년 이하의 징역, 3000만원 이하의 벌금 처분이 내려질 수 있다.
김 정책관은 "후속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며 "소명을 우선 듣고 이후에 행정처분 절차가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은 지난 9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열린 의료농단 저지 전국의사대표자대회에서 투쟁을 선포하고 있는 임현택 의협 회장 /이새롬 기자 |
정부는 오는 27일 예고된 의협의 무기한 휴진에는 유감을 표했다. 특히 의협이 휴진 철회 조건으로 내건 3대 요구사항도 대화로 해결해야 한다며 사실상 거절했다. 앞서 의협은 정부가 △의대 증원안 재논의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쟁점 사안 수정·보완 △전공의·의대생 관련 모든 행정명령 즉각 소급 취소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오는 27일부터 무기한 휴진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김 정책관은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의료계와 정부가 대화를 해서 풀어야 한다"며 "(의협의) 3대 요구사항은 현안 하나하나를 대화로 풀고 접점을 도출하는 방향으로 검토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어 "의협은 집단휴진 결정을 철회해 달라는 환자들의 간절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달라"며 "환자와 국민들을 불안하게 하는 집단휴진의 방식이 아니라 정부와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나갈 것을 촉구한다. 의협이 27일부터 무기한 휴진을 다시 예고했지만 정부는 의사 여러분들이 지금처럼 환자 곁을 지켜주실 것이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sohyun@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