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의협)가 1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환승센터 앞에서 전국 의사 총궐기대회를 개최했다. /김시형 기자

[더팩트ㅣ김시형·이윤경 기자] 정부의 의과대학 증원에 반발해 18일 집단휴진에 나선 의사들이 거리에 나왔다. 의사들은 오는 27일부터 무기한 휴진에 돌입하겠다고 했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환승센터 앞에서 '의료농단 저지 전국 의사 총궐기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2만여명이 참석했다. 임현택 회장 등 의협 간부들을 비롯해 개원의, 의대 교수, 전공의, 의대생 등도 대거 모습을 보였다.

이들은 '의료붕괴 저지'라고 적힌 흰색 모자와 '일방적인 정책추진 국민건강 위협한다'고 적힌 띠를 두르고 도로 위에 앉았다. '준비 안된 의대증원 의학교육 훼손된다', '의료농단 교육농단 필수의료 붕괴된다' 등 팻말도 들었다.

임현택 회장은 "오늘 날씨가 정부 의료농단과 교육농단을 완전히 바로잡으라는 정도로 뜨겁다"며 "수많은 전공의들이 의료 현장을 떠나고 의대생들이 학교 현장을 떠난지 벌써 4개월인데 정부는 이들을 범죄자 취급하는 것도 모자라 도망간 노예 취급을 하며 다시 잡아다 강제노동을 시키겠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 회장은 "정부는 노예가 아니라 생명을 살리는 전문가로 의사를 존중하고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달라"며 "끝까지 싸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창수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회장은 "정부가 후배들을 겁박하는 것으로도 모자라 오늘까지도 우리를 노예로 치부하며 진료명령과 휴진신고명령 등 폭압적인 각종 행정명령들을 남발하고 있다"며 "의대 증원은 절대 필수의료를 살릴 수 없음에도 이를 외면하며 의료개혁이라는 허울 뿐인 이름으로 둔갑시켜 국민을 호도하는 정부에 강력한 저항의 뜻을 표명한다"고 했다.

집회에 참석한 내과 전공의 권모(31) 씨는 "상황이 하루빨리 해결됐으면 해서 이 자리에 나오게 됐다"며 "우리가 사명감이 없거나 환자들 목숨을 담보로 행동하는 게 아니라 정부의 잘못된 증원 정책이 이대로 흘러가면 안 된다고 생각해 어쩔 수 없이 행동하고 있다는 점을 이해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의대생 김모(23) 씨는 "오늘 개별적으로 참석했는데 정부가 의대생 협의체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과 논의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사들은 27일부터 '무기한 휴진'도 예고했다. 임 회장은 "의대 증원안 재논의,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쟁점 사안 수정·보완, 전공의·의대생 관련 모든 행정명령 즉각 소급 취소 등 의사들의 정당한 요구를 정부가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오는 27일부터 무기한 휴진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이날 오후 4시 여의도 환승센터를 출발해 약 30분간 여의도공원까지 거리행진을 벌인 뒤 자진 해산했다.

정부는 집단휴진을 의료법에서 금지하는 진료 거부 행위로 규정하고 엄정 대응할 방침이다. 정부는 지난 10일 전국 3만6000여개 의료기관에 진료명령을 내렸으며, 이날에는 오전 9시를 기해 업무개시명령도 발령했다.

집단휴진을 주도한 의협에는 법적 의무를 지키라고 촉구했다. 설립 목적과 취지에 어긋나는 행위를 계속할 경우 임원 변경과 해산까지도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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