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원심 무죄 파기환송
신주인수대금 조성 경위를 허위로 기재한 행위는 자본시장법 위반이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더팩트 DB |
[더팩트ㅣ장우성 기자] 신주인수대금 조성 경위를 허위로 기재한 행위는 자본시장법 위반이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코스닥상장사 보타이오의 전 이사 이모 씨와 전 대표 김모 씨 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이 씨와 김 씨는 유상증자 과정에서 참여한 배우 견미리 씨가 신주인수대금을 전부 자기자금으로 낸 것처럼 공시하는 등 자본시장법을 위반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왔다. 견 씨의 취득자금 6억원 중 2억5000만원이 차입금인데도 구분없이 전부를 예적금 등 자기자금이라고 공시했다. 이 씨와 견 씨는 부부다. 김 씨도 주식담보대출로 자금을 충당한 사실을 숨겼다.
1심은 이 씨에게 징역 4년, 벌금 23억원을 선고했으나 2심은 무죄로 뒤집었다.
2심 재판부는 "취득자금 조성 경위 기재에 객관적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지만 자본시장법상 '중요사항'이라고 볼 수 없고 이 씨 등이 재산상의 이익을 얻고자 한 것도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자본시장법은 금융투자상품 거래에서 부정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부정행위는 '중요사항을 거짓 기재 또는 누락하는 경우'를 포함한다.
대법원은 취득자금 조성 경위는 기업의 경영과 투자자의 판단에 중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으므로 '중요사항'에 해당한다고 봤다.
견 씨의 신주 취득자금이 자기자금인지 차입금인지 등은 투자자들이 주식 거래를 판단하는데 필요한 정보라고 판시했다.
거짓 기재된 주식수가 총수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1.56%에 이르러 변동보고 의무 발생 기준이 되는 1%를 넘는다고 지적했다.
이 씨가 재산상 이익을 얻으려고 거짓 기재를 했을 여지도 있다고 봤다. 거짓 공시에 따라 경영진이 자금 여력이 있다는 인식을 줘 주가 부양이나 주가 하락을 막는 효과가 가능했다는 것이다. 실제 보타이오의 주가는 이 공시 전까지 4000원 안팎이었다가 공시 후 8000원 안팎까지 이르렀다.
대법원은 "자본시장법상 부정행위의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끼친 잘못이 있다"며 재판을 다시 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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