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이후 추가 휴진 진행 여부 논의"
환자 불편 불가피한데 의료차질 우려
11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와 대한의사협회는 각각 예정대로 오는 17일과 18일 집단 휴진을 강행할 방침이다. 사진은 지난 4월30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 휴진 안내문이 붙어있는 모습. 기사 내용과 무관 /장윤석 기자 |
[더팩트ㅣ조소현·이윤경 기자] 정부의 의과대학 증원에 반대하는 의사들의 집단 휴진이 가시화하면서 의료차질 악화가 우려된다. 정부의 진료명령 경고와 환자단체의 비판에도 의사들은 집단 휴진 의지는 확고하다. 대한의사협회(의협)를 시작으로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와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교 비대위) 소속 교수들까지 동참 의사를 밝히면서 집단휴진은 되레 확산하는 분위기다.
11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서울의대 교수협 비대위)는 전날 비공개로 전체 교수 총회를 열고 오는 17일 집단 휴진 방침을 재확인했다. 이들은 집단 휴진과 관련해 준비 사항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의대 교수협 비대위 소속 한 교수는 "지금도 신규 환자를 보지 않기 때문에 집단 휴진의 실효성이 있을지는 의문이다. 재진 환자들은 기존 약을 처방받으면 되기 때문에 진료를 보는 것과 같을 것"이라면서도 "예정대로 휴진을 강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아직까지 (정부) 연락을 받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정부 방침의 가장 큰 문제는 복귀 전공의에 한해서 면허정지 처분을 취소하겠다는 것이다. 어차피 다음 해에 시험을 봐야 하는 전공의 입장에서는 놀다가 시험을 보는 게 낫기 때문에 정부가 이같은 방침을 강조하고 (교수들이) 휴진을 한다고 해서 돌아올 것 같지는 않다"고 내다봤다.
의협도 예고한대로 오는 18일 집단 휴진 방식의 총파업 강행 의지를 밝혔다. 의협은 대정부 투쟁 찬반 투표 결과 등을 토대로 이번 집단 휴진 참여율이 어느 때보다 높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채동영 의협 홍보이사는 "투표율이 높았고 단체행동 찬성률도 압도적이었기 때문에 (휴진) 참여율이 높을 것 같다"며 "정부가 (휴진을) 불법으로 간주하고 영업정지를 하겠다고 엄포를 놨지만 회원들은 (영업정지를) 당하는 한이 있더라도 휴진하겠다고 한다"라고 전했다.
의협이 지난 4~7일 전체 회원 13만명을 대상으로 총파업 찬반 투표를 진행한 결과, '6월 중 휴진을 포함하는 단체행동에 참여할 의향이 있냐'는 질문에 투표자 7만800명 중 5만2015명(73.5%)이 찬성했다.
임현택 의협 회장은 전날 의협 전체 회원에게 보낸 서신에서 "정부가 또다시 위헌·위법적인 행정명령으로 휴진신고명령을 발령하고 행정처분을 예고하고 있다"며 "정부가 총칼을 들이밀어도 제 확고한 신념은 꺾을 수 없다. 당당한 모습으로 18일 오후 2시 여의도공원에서 만나자"고 강조했다. 박용언 의협 부회장도 전날 SNS에 "감옥은 제가 간다. 여러분은 쪽팔린 선배가 되지만 말아 달라"고 휴진 동참을 독려했다.
지난 3월23일 서울 종로구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외벽에 정부의 의료개혁 관련 홍보 영상이 송출되고 있다. /더팩트DB |
이번 휴진에 의대 교수들의 동참 움직임도 줄을 잇고 있다. 전의교협과 전의교 비대위는 의협 투쟁에 동참 의사를 밝힌 상황이다. 김창수 전의교협 회장은 "의협의 투쟁에 동참, 각 대학별 교수님별로 휴진을 진행한다"며 "정부의 법적 조치 등의 발언은 사태를 악화시킬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의교협은 오는 12일 정기총회를 열고 관련 내용을 논의할 방침이다.
전의교 비대위도 "(전의교 비대위 소속 교수들도) 의협 회원이기 때문에 전면 휴진에 참여할 것"이라며 "18일 이후 추가 휴진을 진행할지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삼성서울병원 등이 속한 성균관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와 세브란스병원을 수련병원으로 둔 연세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도 오는 18일 전면 휴진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환자단체들은 환자를 볼모로 한 불법행동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전공의 집단행동으로 시작된 넉달간의 의료공백 기간 동안 불안과 피해를 겪으면서도 어떻게든 버티며 적응해왔는데 환자들에게 집단 휴진·무기한 휴진 결의는 절망적인 소식"이라며 "환자에게 불안과 피해를 주면서 정부를 압박하는 행보는 이제 그만해야 한다"고 규탄했다.
한국중증질환연합회도 "의협의 파업은 국민건강은 내팽개치고 집단이익만 추구하는 극단적 이기주의행태"라며 "사회적 신뢰가 무너지고 국민공동체가 파괴되는 불법을 용인해선 결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한국중증질환연합회는 오는 12일 서울대병원에서 서울의대 교수협 비대위의 휴진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할 예정이다.
sohyun@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