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보석 다음날 사건 관계자 접촉한 송영길에 주의
'더불어민주당 돈봉투 살포 의혹'으로 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다 보석으로 풀려난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가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에게 위증을 교사했다는 주장과 관련해 "비약이자 오해"라고 말했다. /박헌우 기자 |
[더팩트ㅣ송다영 기자] '더불어민주당 돈봉투 살포 의혹'으로 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다 보석으로 풀려난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가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에게 위증을 교사했다는 주장을 놓고 "비약이자 오해"라고 말했다.
송 대표는 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허경무 부장판사)가 심리하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 재판에 출석하며 "이 전 부총장 남편을 통해 전달한 '훗날을 도모해 힘냅시다'라는 메시지를 회유라고 하는 건 비약이고 오해"라며 "재판부가 이해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 대표는 "모든 증언이나 녹취록을 봐도 사전에 송영길의 지시를 받거나 같이 공모해서 돈봉투를 했다는 말은 전혀 없다"라며 "사후에 보고했냐 안 했냐가 문제인데, 저는 기억이 없고 당시 그런 여유도 없었다"고 밝혔다.
앞서 이 전 부총장은 지난달 29일 열린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송 대표가 돈봉투 살포 과정을 모두 알고 있었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또 이 전 부총장은 송 대표가 남편을 통해 자신에게 유리한 위증을 교사하는 내용의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날 공판에서 검찰은 송 대표가 보석 석방 다음 날인 지난달 31일 광주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한 사실을 언급하며 "문제가 됐던 송 대표의 휴대전화 관련자 2명이 (송 대표의 일정을) 수행했다. (이는) 보석 취지를 볼 때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이 자체로 보석 취소를 말하지는 않겠으나, 오해 살 여지가 있거나 적절하지 않은 행동"이라며 재판부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재판부도 "검찰이 언급한 분들이 추후 증인 신청할 분들이면 곤란하다"면서 "사건 관계인과 만날 때는 각별하게 유의해야 한다"며 송 대표 측에 당부했다.
송 대표는 2021년 5월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 대표로 당선되기 위해 6650만 원이 든 돈봉투를 민주당 의원, 지역본부장 등에게 전달하는 과정에 개입한 혐의로 지난 1월 구속기소 됐다. 2020년 1월~2021년 12월 외곽 후원조직인 '평화와 먹고사는 문제 연구소'(먹사연)를 통해 불법 정치자금 총 7억 6300만 원을 수수한 혐의도 있다. 송 대표는 구속된 지 163일 만인 지난달 30일 보석으로 석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