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혼란 상황에서도 의료 공급자 무시" 주장
"일방적인 협상 국민 건강 근간에 위협될 것" 경고 덧붙여
대한의사협회가 의료 수가 협상 결렬에 불만을 토로했다. 사진은 임현택 제42대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 당선인이 지난 3월 29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는 모습이다. /서예원 기자 |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대한의사협회(의협)가 2025년도 의료 수가(의료서비스 가격) 협상이 결렬된 뒤 "향후 발생할 의료 혼란의 모든 책임은 정부와 공단에 있다"며 관련 논의를 전면 거부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의협은 1일 "무늬만 협상일 뿐 수가를 통보하는 정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 재정운영위원회의 실망스러운 작태에 환멸을 느끼며 2025년 수가 협상 거부를 선언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의협은 또한 "행위 유형별 환산지수 차등 적용 논의를 협상 과정에서 배제해야 한다고 협상 모든 과정에서 누누이 말해왔지만 공단은 협상 마지막 날까지 우리의 목소리를 철저히 외면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형별 환산지수 차등 적용은 현재 '행위별 수가(의료서비스 종류와 양에 따라 결정된 진료비)'에 곱해지는 환산지수를 필수 의료 등 저평가된 의료행위에 한해 보다 더 올리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까지는 행위 유형과 상관없이 획일적으로 환산지수를 일괄 인상해 왔다.
이에 의협은 "공급자 단체인 의료계와 학계, 가입자 단체마저도 일방적인 수가협상 방식, 객관적인 중재기구의 부재 등 수가협상 제도의 불합리한 문제점을 지적해 왔지만 제도 개선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지금의 의료혼란 상황에서 또다시 의료 공급자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수가 협상을 감행하는 것은 일차 의료기관의 생존과 국민 건강의 근간에 위협이 될 것"이라며 "의료인의 동의 없이 이뤄지는 모든 제도 개선은 의료 파멸로 귀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의협과 건보공단은 지난달 31일 재정운영위원회 소위원회를 열고 내년도 의원급 수가 2차 협상을 가졌지만 결국 결렬됐다. 이에 건보공단은 재정운영위원회가 내년도 평균 수가 인상률을 1.96%로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의협과의 수가 협상 결렬은 이번까지 3년 연속이다. 의협은 지난달 30일 전국 동시 촛불집회를 열고 '6월 큰 싸움'을 예고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