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증원 파장] 오늘부터 전공의 연속근무 단축…정부 "집단행동 무의미, 돌아오라"
입력: 2024.05.31 14:15 / 수정: 2024.05.31 14:15

정부 "전공의 수련 지원 대폭 강화"

전병왕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31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이날부터 전국 42개 병원에서 전공의 연속근무 시간 단축 시범 사업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장윤석 기자
전병왕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31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이날부터 전국 42개 병원에서 전공의 연속근무 시간 단축 시범 사업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장윤석 기자

[더팩트ㅣ황지향 기자] 정부가 31일부터 전국 42개 병원에서 전공의 연속근무 시간 단축 시범 사업을 시행한다. 정부는 의대 증원에 반발해 병원을 떠난 전공의들에게 지원을 대폭 강화하겠다면서 사실상 확정된 2025학년도 의대 정원을 받아들이고 복귀하라고 촉구했다.

전병왕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이날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전공의 수련에 대한 국가지원을 강화한다는 재정투자 방향 하에서 전공의 수련 지원을 이전에 없던 수준으로 대폭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연속근무 시간 단축을 포함해 수련에 대한 실질적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개편할 계획이다. 전 실장은 "전공의 근로 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법이 2026년 2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라며 "이에 앞서 오늘부터 전공의 연속근무 시간 단축 시범 사업을 본격 실시한다"고 밝혔다.

정부가 지난 2일부터 17일까지 시범 사업 참여 병원을 모집한 결과, 서울성모병원 등 42곳이 최종 선정됐다. 이 중 강원대학교병원,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대구파티마병원, 인제대학교 해운대 백병원, 인하대학교 병원 등 6곳은 이날부터 바로 시범 사업을 시작한다. 남은 36곳도 순차적으로 시작할 예정이다.

시범 사업 기간은 내년 4월까지로 각 병원에서는 근무 형태 및 일정 조정, 추가 인력 투입 등을 통해 전공의 연속 근무 시간을 현행 36시간에서 24~30시간으로 단축한다.

정부는 고난도 수술인 신장이식 분야의 수가 개선도 추진한다고 31일 밝혔다. 그동안 신장 이식술을 시행할 경우 업무량에 따른 구분 없이 469만원의 수가가 동일하게 적용됐으나 앞으로는 최대 1341만원이 적용된다. /배정한 기자
정부는 고난도 수술인 신장이식 분야의 수가 개선도 추진한다고 31일 밝혔다. 그동안 신장 이식술을 시행할 경우 업무량에 따른 구분 없이 469만원의 수가가 동일하게 적용됐으나 앞으로는 최대 1341만원이 적용된다. /배정한 기자

◆ "필수의료 공정 보상"…고난도 이식 수가 대폭 인상

정부는 고난도 수술인 신장이식 분야의 수가 개선도 추진한다. 전 실장은 "정부는 필수의료에 대한 공정한 보상 체계를 구축하는 의료 개혁을 차질 없이 추진 중"이라며 "그동안 신장 이식술을 시행할 경우 업무량에 따른 구분 없이 469만원의 수가가 동일하게 적용됐으나 앞으로는 최대 1341만원이 적용된다"고 밝혔다.

현행 수가 체계에서 행위별로 동일한 수가가 적용돼 난이도와 상관없이 보상을 받는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전 실장은 "같은 신장 이식이라도 생체 이식인지, 뇌사자 이식인지 그 분야에 따라 난이도가 다르지만 이를 반영하지 못하고 단일 수가로 책정돼 난이도에 따른 합당한 보상이 이뤄지지 못했다"며 "신장이식 수가는 그 난이도에 비해 다른 분야에 비해 저평가된 문제가 있었다"고 부연했다.

이에 앞으로는 신장 적출술의 경우 뇌사자 적출술과 생체 적출술로 분류해 수술 난이도에 따라 생체 적출술 수가는 20% 인상, 이식된 신장 적출술 수가는 132% 인상한다. 이식술의 경우는 뇌사자 이식술과 생체 이식술, 재이식술로 나눠 난이도에 따라 최대 186%까지 올릴 방침이다.

따라서 상급종합병원에서 신장 이식술을 시행할 경우, 기존에는 업무량에 따른 구분 없이 469만원의 수가가 동일하게 적용됐으나 이번 조치를 통해 뇌사자·생체 신장 이식술은 기존 대비 120% 인상된 1032만원의 수가가 적용된다. 신장 재이식술은 기존 대비 186% 인상된 1341만원의 수가가 적용되고, 환자는 진료비의 10%를 부담한다.

정부는 급여 기준 고시를 개정해 오는 7월1일부터 적용할 계획이다.

◆ "내년 의대 정원 확정, 집단휴직 의미 없어"

정부는 2025학년도 의대 정원 확대가 사실상 확정된 가운데 다음 달부터 '큰 싸움'을 예고한 대한의사협회(의협) 등 의사들을 두고 "집단행동은 아무 의미가 없다"며 전공의들 복귀를 재차 촉구했다.

전 실장은 "의료계가 2025학년도 의대 증원에 반대하면서 전공의 이탈 등을 통해 여러 주장을 하고 있다"며 "이미 증원은 확정된 상태로, 이와 관련해 집단휴진 등 국민 불편을 초래하는 집단행동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는 복귀한 전공의에 대해서는 불이익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라며 "이제는 정부를 믿고 용기 내 소속된 병원으로 돌아오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여러분 없이 의료 현장을 지키고 있는 교수님과 동료들도 지쳐가고 있다. 무엇보다 상황을 지켜보며 불안과 걱정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을 환자들 역시 여러분들의 복귀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교육부는 전날 의대 증원이 포함된 2025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을 발표했다. 같은 날 오후 의협 회원들과 전공의, 의대생들은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촛불집회를 열고 정부의 증원 정책을 비판했다. 집회는 서울을 비롯한 전국 6개 지역에서 열렸다. 임현택 의협 회장은 "6월부터 본격적으로 의료 농단에 대한 큰 싸움을 시작한다"며 집단휴진 가능성을 내비쳤으나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hy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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