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근 전 더불어민주당 사무부총장이 2021년 전당대회를 앞두고 캠프에서 부외자금을 받거나 살포한 사실을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에게 보고했다고 증언했다. /박헌우 기자

[더팩트ㅣ송다영 기자] 이정근 전 더불어민주당 사무부총장이 2021년 전당대회를 앞두고 캠프에서 부외자금을 받거나 살포한 사실을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에게 보고했다고 증언했다.

2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허경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송 대표의 정당법·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 재판에는 이 전 부총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 전 부총장은 당시 송영길 캠프의 조직본부장이었다.

이 전 부총장은 2021년 3월 18일 이성만 무소속(당시 민주당) 의원에게 100만 원을 수수한 사실을 송 대표에게 알렸는지를 검찰이 묻자 "그렇다"고 답했다. 이는 불법 자금 수수를 "전혀 알지 못했다"는 송 대표와 대치되는 증언이다.

이 전 부총장은 송 대표에게 돈봉투 전달 사실을 보고한 것과 관련해 "선거캠프에선 (돈을) 가져온 사람들의 의도나 목적이 분명해서 보고를 필수적으로 하는 것이 관례"라며 "서삼석 민주당 의원은 (200만 원 전달 사실을) 말해달라는 말을 안 했음에도 (송 대표에게) 보고했다"고 말했다.

이 전 부총장은 송 대표가 캠프 해단식에서 사업가 김 모 씨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고도 했다. 검찰은 김 씨가 경선 자금으로 캠프에 5000만 원을 건넸다고 보고 있다.

이 전 부총장은 "당시 김 씨는 스스로 자신이 '총알·자금 담당'이라고 말할 정도였다"라며 "(송 대표의 감사 인사를 두고) 우리끼리 '와 좋겠다'라며 김 씨를 놀리기도 하고 부럽다는 농담도 했다"라고 말했다.

이 전 부총장은 돈봉투 의혹 이후 송 대표에게 '유리한 진술을 해달라'는 취지의 회유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송 대표가 검찰 소환 조사를 앞두고 있을 때 남편을 통해서 '훗날을 도모하자'는 메시지를 보낸 적이 있는데, (그 메시지가) 회유라고 느꼈다"고 설명했다.

이 전 부총장은 '송 대표 관련 예전엔 소극적으로 답변하다가 오늘은 사실대로 진술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를 검찰이 묻자 "송 대표가 마치 제가 검찰의 회유로 다 얘기한 것처럼 말해 기분이 나빴다"라며 "지금 징역살이보다 더 한 지옥에서 살고 있는 상황에서 제가 하고 싶은 얘기, 검찰에서 말하지 않았던 것도 오늘은 있는 그대로 말하게 됐다"라고 털어놨다.

이 전 부총장은 대답 도중 구속 기소 당시인 지난해 남편상을 당한 개인사를 언급하며 눈물을 보이며 말을 잇지 못했다. 재판부는 이 전 부총장에게 감정을 추스르라며 피고인 변호인 측의 반대신문 전 20분 휴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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