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당시 전임 정권에서 임명된 공공기관장들에게 사직을 강요한 혐의로 기소된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9일 열린 1심 첫 공판에서 자신들의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사진은 백 전 장관. /남용희 기자

[더팩트ㅣ송다영 기자] 문재인 정부 당시 전 정권에서 임명된 공공기관장들에게 사직을 강요한 혐의로 기소된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이 1심 첫 공판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김중남 부장판사)는 29일 백 전 장관과 조현옥 전 청와대 인사수석 비서관의 직권남용 혐의 사건 첫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백 전 장관과 조 전 비서관은 공모해 문재인 정부 출범 초기 당시 산자부 산하 공공기관장들에게 잔여 임기나 실적과 상관없이 사표를 제출하게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날 공판은 증인인 정창길 전 한국중부발전 사장이 불출석하며 약 16분 만에 종료됐다.

검찰이 증인 신청한 정 전 사장은 소환장을 전달받지 못해 불출석했다.

검찰 측은 모두진술에서 "두 피고인은 공모해 정 전 사장에게 사표 제출을 종용하고 사표 제출 의무가 없는데도 사표를 제출하도록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했다"고 공소사실을 설명했다.

이에 백 전 장관과 조 전 수석은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백 전 장관 측 변호인은 "공소 사실에서 저희(피고인들)의 역할이 무엇이었는지 특정이 잘 안 되고 있다. (또) 특정됐다 해도 부인하는 취지"라고 의견을 냈다. 조 전 비서관 측 변호인도 "피고인은 백 전 장관과 공모한 사실이 없고, 산자부 산하 공공기관 인사에 대해 지시한 적이 없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검찰 측은 변호인들에게 "두 피고인이 공모와 사표 제출 지시를 모두 부인하는 입장이라면 산자부 산하 공공기관장들의 사표 제출 사실 자체를 부인하는지, 산자부가 사표 제출을 요구했다는 사실을 부인하는 것인지 등을 명확히 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백 전 장관 변호인 측은 "사표를 제출했는지 여부를 다투냐는 것은 형사소송법상 원칙에 어긋난다. (비유하자면) 교통사고가 났는데 저희랑 어떤 인과관계가 있는지 다퉈야지, 교통사고가 났는지를 다투냐는 것"라고 반박했다.

이에 재판부는 "공소사실에 보면 '백 전 장관이 (행정관에게) 정 전 사장의 사표 제출을 지시하였다'고 나온다. 지시받은 정책관이 만나서 사표를 요구했다는 사실 자체를 다투는 것"이라고 공판의 쟁점을 짚었다.

다음 공판은 내달 20일 열린다. 이날 정 전 사장을 포함한 2명의 증인신문이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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