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관리인 없는 북한주민 소송 맡은 로펌…"성공보수 약정은 무효"
입력: 2024.04.28 10:42 / 수정: 2024.04.28 10:42

대법, 위임계약 따른 보수는 인정해 파기환송

재산관리인을 선임하지않은 북한이탈주민과 맺은 변호사 보수약정은 무효지만 위임약정은 유효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더팩트 DB
재산관리인을 선임하지않은 북한이탈주민과 맺은 변호사 보수약정은 무효지만 위임약정은 유효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더팩트 DB

[더팩트ㅣ장우성 기자] 재산관리인을 선임하지않은 북한주민과 맺은 변호사 성공보수 약정은 무효지만 위임약정은 유효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A 법무법인이 북한주민 B,C 씨의 재산관리인을 상대로 낸 보수약정금 지급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고 28일 밝혔다.

A 로펌은 2015년 B,C 씨와 친생자확인소송, 상속회복 청구소송 등을 놓고 위임약정과 보수약정을 맺고 승소로 이끌었다. 보수약정에는 상속지분의 30%를 성공보수로 지급한다고 명시했다. 승소로 확정된 상속지분은 약 192억원으로 평가돼 성공보수는 약 58억원에 이르렀다.

B,C 씨는 남북가족특례법 15조에 따라 보수약정은 무효이며 유효하더라도 감액돼야 한다며 성공보수를 지급하지 않았다. 이 조항은 재산관리인을 통하지 않은 북한주민의 상속·유증재산 등 법률행위는 무효라고 규정한다. 이에 로펌은 소송을 제기했다.

1,2심은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로펌 측은 보수약정은 남북가족특례법상 '상속·유증재산 법률행위'가 아니라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남북가족특례법은 북한주민의 남한 자산을 효율적으로 보호·관리하고 재산 북한 유출을 방지하는데 입법취지가 있다. 이같은 취지를 볼 때 ‘상속·유증재산 등 법률행위’는 상속 재산 처분행위 뿐만 아니라 관련 법률행위를 의미하는 것으로 넓게 해석해야한다고 판단했다.

당시 상속 재산이 없어 재산관리인을 선임할 수도 없었기 때문에 보수약정은 유효하다는 법무법인 측의 주장도 인정받지 못했다. 남북가족특례법은 재산관리인을 선임할 수 있는 상황이었는지와 상관없이 북한주민 독자적 법률행위를 일절 금지한다는 취지라고 봤다.

대법원은 이같은 원심 판단은 정당하다고 봤지만 보수약정이 무효이므로 위임약정도 무효라는 판단은 잘못됐다며 파기환송했다.

민법 137조는 법률행위의 일부분이 무효인 때는 전부를 무효로 한다고 규정한다. 다만 무효부분이 없더라도 법률행위를 했을 것이라고 인정되면 나머지는 무효가 아니라는 단서를 달았다.

대법원은 B,C 씨가 보수약정이 무효가 될 줄 알았더라도 어느정도 보수를 지급할 의사가 있어 위임계약을 체결했다고 봤다. 법무법인도 나중에 선임될 재산관리인을 통해 성공보수를 받을 수 있다고 여겼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보수약정이 무효더라도 위임약정이 유효한 이상, 위임약정에 따른 보수액은 사건 수임의 경위, 사건의 경과와 난이 정도, 소송물 가액, 승소로 당사자가 얻는 구체적 이익, 의뢰인과 변호사 간의 관계, 기타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을 참작해 결정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lesli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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