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증원 파장] 분수령 맞은 의·정 갈등…총선 후 커지는 '소통' 목소리
입력: 2024.04.12 18:42 / 수정: 2024.04.12 18:42

의사단체, 한목소리 위해 결속력 다져
민·의·당·정 참여 사회적 합의체 요구도


12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의사단체들은 개원의와 전공의, 의대 교수, 의대생 등의 결속력을 다지기 위한 움직임이 한창이다. 그간 개별적으로 움직이던 의사단체가 총선 이후 정부에 대응하는 한목소리를 내기 위해 소통을 강화하는 것이다. /박헌우 기자
12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의사단체들은 개원의와 전공의, 의대 교수, 의대생 등의 결속력을 다지기 위한 움직임이 한창이다. 그간 개별적으로 움직이던 의사단체가 총선 이후 정부에 대응하는 한목소리를 내기 위해 소통을 강화하는 것이다. /박헌우 기자

[더팩트ㅣ조소현·이윤경 기자] 의대 증원을 둘러싼 정부와 의사 간 갈등이 두 달 넘게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제22대 국회의원선거(총선) 이후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원점 재논의'를 요구하는 의사들은 한목소리를 내기 위해 내부 결속을 다지는 모습이다. 총선이 야당 압승으로 끝나면서 일각에선 정부가 '증원 철회는 없다'는 입장을 내려놓고 사회적 협의체를 구성해 적극 소통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12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의사단체들은 개원의와 전공의, 의대 교수, 의대생 등의 결속력을 다지기 위한 움직임이 한창이다. 그간 개별적으로 움직이던 의사단체가 총선 이후 정부에 대응하는 한목소리를 내기 위해 소통을 강화하는 것이다.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교 비대위)는 지난 9일 긴급회의를 열고 투표를 통해 최창민 울산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을 2대 비대위원장으로 선출했다. 전공의와 소통하고 의료계 단체들과 긴밀하게 협력해 현재 의료 파국을 막는데 최 교수가 적임자라는 게 전의교 비대위 측 설명이다.

전의교 비대위 관계자는 "내부에서 총선 이후에 전략을 바꿔야 한다는 얘기가 나왔다"며 "전공의와 적극적으로 대화하고 유대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2대 비대위원장을 뽑았다. 최 교수는 이전부터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과 활동도 많이 했고 (전공의와) 더 긴밀하게 함께 움직여야 하는 상황이라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대한의사협회(의협) 비상대책위원회도 전공의, 의대생과 소통 강화를 꾀하고 있다. 김성근 의협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은 "시한에 쫓기는 해법 논의는 진행하고 있지 않고 그럴 생각도 없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전공의와 학생들 의견을 존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공의들이 다양한 루트를 통해서 목소리를 내는 것은 당연하다"며 "한자리에 모여 한목소리를 들려 드리는 게 모양새는 좋겠지만 앞으로 다양한 형태로 같은 목소리를 들려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의협 비대위는 임현택 의협 신임 회장 당선인과 갈등 봉합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 홍보위원장은 "비대위는 대의원회를 통해 만들어진 조직이다. 4월30일까지가 임기고 해산시킬 권한도 대의원회에 있다"면서도 "임 당선인이 책임감을 갖고 앞으로 좋은 결과를 내겠다는 충정을 이해하고 있다"고 유화적 메시지를 냈다. 엄중한 상황을 고려, 내부 분열이 아닌 내부 결속을 위해 서둘러 진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보건복지부는 12일 오전 11시 예정됐던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 브리핑을 취소했다. 브리핑은 총선 이후 한 차례도 열리지 않았다. 사진은 박민수 복지부 2차관 /임영무 기자
보건복지부는 12일 오전 11시 예정됐던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 브리핑을 취소했다. 브리핑은 총선 이후 한 차례도 열리지 않았다. 사진은 박민수 복지부 2차관 /임영무 기자

의사단체들의 활발한 움직임과 달리 정부는 총선 후 여전히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전날에 이어 이날도 예정됐던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브리핑을 취소했다. 별다른 안건이 없어 취소했다는 설명이지만 이날 중수본 회의에서는 의사 집단행동 현황과 비상진료 체계 운영현황 등이 논의됐다.

일각에선 정부가 의대 2000명 증원 강행 여부를 고심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여당이 총선에서 참패한 만큼 2000명 증원 동력을 따져볼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김동석 대한개원의협의회장은 "정부 입장에선 이래도 안 되고 저래도 안 되는 상황처럼 보인다"며 "앞으로 어떻게 될지 전혀 모르겠다. 정부가 논문을 잘못 인용했다는 것 등을 (솔직히) 평가할지 모르겠다. 당장 대통령이 '2000명 완수하겠다'고 밀어붙일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의사들은 정부 태도 변화를 주시하면서도 여전히 2000명 증원 원점 재검토 요구를 고수하고 있다. 김 의협 비대위 홍보위원장은 "의대 증원 문제로 초반에는 국민 76%가 찬성했지만 3월 중 나온 여론조사를 보면 지금처럼 2000명을 무리하게 증원하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는 여론이 더 많았다"며 "정책을 무리하게 추진하는 것은 국민의 뜻과도 맞지 않다. 이제는 합리적인 판단을 꼭 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장기화하는 의정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와 의사는 물론, 여야 정치권, 국민 등이 참여하는 사회적 합의체를 구성해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힘을 얻고 있다.

김윤 더불어민주연합 비례대표 당선인은 "이제는 정부와 의사들 갈등이 너무 심해져 의정 간 대화로 문제를 풀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사회적 대타협을 할 수 있는 논의 기구를 만들어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민·의·당·정이 함께 하는 4자 협의체를 구성하자고 제안을 했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비슷한 제안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증원 조정을 포함해서 모든 의제를 다 논의해야 한다"며 "모든 이해당사자들이 참여하고 논의 과정이 투명하게 이뤄지고 이 과정이 국민에게 공개돼야 한다. 또 국민이 가장 좋다고 생각하는 안에 대해서는 사회적 합의 후 합의된 내용을 모두가 승복해야 한다. 국회는 법률과 예산으로 책임을, 정부는 집행으로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sohyu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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