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증원 파장] 진료 축소 일주일…대란 없지만 현장은 '조마조마'
입력: 2024.04.06 00:00 / 수정: 2024.04.06 00:00

"조속한 합의" 환자들 한목소리
대학병원, 비상경영 체제 돌입 '울상'


6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 주요 상급종합병원은 외래 진료와 수술 등이 차질 없이 진행되면서 대체로 원활한 모습을 보였다. 전국 의대 교수들은 4월부터 주 52시간 근무한다고 선언했으나 예정된 진료 및 수술을 일정대로 소화하면서 혼란을 최소화하는 모습이다. /배정한 기자
6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 주요 상급종합병원은 외래 진료와 수술 등이 차질 없이 진행되면서 대체로 원활한 모습을 보였다. 전국 의대 교수들은 4월부터 주 52시간 근무한다고 선언했으나 예정된 진료 및 수술을 일정대로 소화하면서 혼란을 최소화하는 모습이다. /배정한 기자

[더팩트ㅣ김영봉·조소현·황지향·이윤경 기자] 정부의 의과대학 증원에 반대해 의대 교수들이 사직서를 내고 외래 진료와 수술을 줄인 지 일주일 지났다. 다행히 의료대란까진 벌어지지 않았지만 환자들 불안은 증폭되고 있다. 병원은 환자가 줄면서 병동을 통폐합하고 무급휴가를 권하는 등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하면서 울상을 짓고 있다.

6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 주요 상급종합병원은 외래 진료와 수술 등이 차질 없이 진행되면서 대체로 원활한 모습을 보였다. 전국 의대 교수들은 4월부터 주 52시간 근무한다고 선언했으나 예정된 진료 및 수술을 일정대로 소화하면서 혼란을 최소화하는 모습이다.

외손녀가 서울대병원에서 수술해 입원해있다는 정모(65) 씨는 "아이는 수술을 못하면 큰일난다는데 의사들 파업으로 걱정은 했다"면서도 "수술도 다행히 예약한 날짜대로 잘 진행됐고 만족한다. 아동병원은 그래도 조금 괜찮은 편인 것 같다"고 전했다.

서울아산병원을 찾은 김모(69) 씨는 "오늘 진료를 받고 가는데 특별히 불편한 점은 없었다"면서 "그래도 사태가 너무 오래 가는데 정부든 의사든 조금씩 양보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언제까지 이럴 건지 환자들 입장에선 걱정된다"고 말했다.

당뇨 검사를 받으러 중앙대병원을 찾은 이모(87) 씨도 "4개월 만에 병원에 왔는데 큰 불편은 없었다"고 했다. 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를 찾은 김모(57) 씨도 "원래 예약한 진료를 받으러 왔다. 단축 진료나 전공의 파업 때문에 불편은 없었다"고 전했다.

오히려 평소에 비해 기다리는 시간이 줄어들어 편해졌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병원에는 환자들 발길이 끊이지 않았지만 평소보다는 확연히 줄어든 모습이었다.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에 입원 중인 A(57) 씨는 "원래는 여기가 어마어마한 '도떼기'시장이었는데 지금은 사람이 별로 없다. 평소의 3분의 1도 없는 것 같다"며 "평소에 사람이 많았지만 오늘은 진료를 빨리 봤다"고 했다.

중앙대병원에 외래 진료를 보러 온 장모(80) 씨는 "평소에는 정말 사람이 많았는데, 오늘은 오히려 좀 빨리 진료를 봤다"며 "정부와 의사들이 잘 상의해서 좋게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빅5를 비롯한 일부 대학병원은 직격탄을 맞았다.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 병원은 적자로 인한 경영난에 병동 통폐합, 무급휴가 등을 실시하고 있다. /뉴시스
'빅5'를 비롯한 일부 대학병원은 직격탄을 맞았다.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 병원은 적자로 인한 경영난에 병동 통폐합, 무급휴가 등을 실시하고 있다. /뉴시스

다만 이른바 '빅5'를 비롯한 상급종합병원들은 환자가 줄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연세의료원은 전공의 사직 후 수익이 평시 대비 21% 감소했다. 서울대병원은 기존 500억원 규모의 마이너스 통장 한도를 1000억원으로 2배 늘렸다. 서울아산병원은 40여일 동안 적자가 5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 병원들은 병동을 통폐합하고 직원들 무급휴가를 실시하는 등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외래 진료는 정상적으로 보니 문제 없지만 수술이 안 돼 입원 환자와 병동 모두 줄었다"며 "한두 달만 지나면 재정 압박을 받기 때문에 전체 직원 대상으로 무급휴가 공지를 내렸다"고 했다. 이어 "대통령이랑 전공의가 대화해서 관철해도 여파가 계속 갈 것"이라면서 "답답한 심정"이라고 했다.

김우식 경희대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주 52시간 근무를 위해 노력은 하는데 환자를 두고 나갈 수는 없다"며 "4월까지 버티지 못하면 병원은 물론 속한 직장인과 그 가족들에게까지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고범석 서울아산병원 유방외과 교수는 "주 52시간 이야기는 하지만 환자 진료를 안 할 수는 없다"며 "책임감을 갖고 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많은 병원이 신규환자를 줄이거나 막는 상태라 환자들이 점차 줄고 있다"며 "장기화한다면 진료 시간이 줄거나 그에 맞춰 진짜 52시간 체제가 될 수도 있다"고 걱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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