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위 23일 정례 브리핑
대한의사협회(의협) 비상대책위원회가 23일 정부의 비대면 진료 전면 허용 등 방침에 대해 "황당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진은 지난 22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열린 의대정원 증원 저지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정례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는 주수호 대한의사협회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 /이새롬 기자 |
[더팩트ㅣ조소현 기자] 대한의사협회(의협) 비상대책위원회가 전공의 이탈에 따른 의료공백을 막기 위한 정부의 비대면 진료 전면 허용 방침에 "황당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의협 비대위는 23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 회관에서 정례 브리핑을 열고 "진료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곳은 중증·응급환자를 중점적으로 진료하는 상급종합병원을 비롯한 수련병원들"이라며 "갑자기 중증·응급질환에는 적용조차 불가능한 비대면 진료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 비논리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증·응급환자들을 비대면으로 진료해 줄 의사는 당연히 없을 것"이라며 "이 조치는 그동안 1·2차 의료기관에서 안정적으로 관리 받으며 정기적으로 대면 진료 후 처방을 받는 만성질환자들도 비대면 진료를 이용하게 만들어 환자들을 더욱 위기로 몰아넣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정부는 이날부터 의사들 집단행동이 종료되는 시점까지 비대면 진료를 전면 허용한다고 밝혔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전공의 이탈이 심한 상급종합병원은 중증·응급환자 진료에 역량을 집중해 의료진 소진을 방지하고, 중등증 이하 환자는 지역 2차 병원급에서, 경증 외래 환자는 의원급에서 각각 진료토록 할 계획"이라며 "이 과정에서 높아진 지역 병·의원 외래 수요에 원활히 대처하기 위해 비대면 진료를 활용해 국민의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했다.
의협 비대위는 정부가 언급한 의대 증원 근거도 재차 반박했다. 주수호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은 "정부가 자꾸 거짓말로 국민을 기망하고 있다"며 "정부는 의사 1인당 연간 진료 건수가 6113건으로 의사 업무량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것을 의사 부족의 증거라고 한다. 하지만 대한민국 의사들이 OECD 평균의 3배 이상 일하는 이유는 원가의 70% 수준이자 OECD 평균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저수가를 극복하고 생존하기 위해서"라고 비판했다.
이어 "낮은 수가는 의료기관의 문턱을 낮춰 국민들이 더 많이 의료를 이용하게 유도하고 있는 원인이기도 하다"며 "수가는 이렇게 낮게 묶어두고 의사 수만 늘리면 의사들은 똑같이 생존을 위해 일을 많이 할 수밖에 없고, 의료비도 재난적 폭탄을 맞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sohyun@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