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단 대전협 회장 "집단행동은 말아달라"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이 15일 사직서를 제출하고 응급실을 떠나겠다고 밝혔다. /뉴시스 |
[더팩트ㅣ김영봉 기자]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 방침에 반발하며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한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의 회장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응급실을 떠나겠다고 밝혔다. 한림대 의대 4학년생들은 1년간 휴학을 결의해 집단행동이 시작되는 모양새다.
박단 대전협 회장은 15일 자신의 SNS를 통해 "2월20일 사직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했다. 박 회장은 "그간 생사의 경계에 놓인 환자를 살려 기쁨과 안도를 느낀 적도 많았지만, 돌이켜보면 병원에서 근무했던 지난 3년은 제 인생에서 가장 우울하고 불행한 시기였다"며 "죽음을 마주하며 쌓여가는 우울감, 의료 소송에 대한 두려움, 주 80시간의 과도한 근무시간과 최저시급 수준의 낮은 임금 등을 더 이상 감내하지 못하겠다"고 사직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향상을 위한 법률 제9조에 의거해 수련 계약서에 따라 인수인계 등에 차질이 없도록 2월20일부터 3월20일까지 30일간 병원에서 성실히 근무한 후 세브란스 병원을 떠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사직서 제출에 따라 대전협 회장직도 내려놓는다. 박 회장은 "전공의 신분이 종료돼 대전협 회장직을 유지할 수 없어 3월20일까지만 회장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며 "추후 보궐 선거 및 운영 방식은 회칙에 의거해 대의원총회에서 논의하겠다"고 언급했다.
다만 박 회장은 집단행동 자제를 요청했다. 그는 "임기를 충실히 마치지 못해 동료 선생들께 송구하단 말씀을 전한다"며 "부디 집단행동은 절대 하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
앞서 대전협은 정부의 의대 증원 발표 이후 지난 12일 온라인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박 회장을 제외한 집행부 사퇴와 비대위 전환을 의결했다. 당시 향후 구체적인 집단행동 계획은 밝히지 않았다.
박 회장이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하면서 전공의들이 총파업보다는 개별 사직서 제출로 의대 증원에 반대하는 움직임을 보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날 한림대 의대 4학년생들도 집단 휴학을 결의했다.
한림의대 비상시국대응위원회(비시위)는 공식 SNS 계정에 "한림대학교 의과대학 의학과 4학년 학생들은 의견을 모아 만장일치로 휴학을 진행하기로 결의했다"며 "1년 간의 학업 중단으로 이 의료개악을 막을 수 있다면 1년은 결코 아깝지 않은 기간임에 우리는 동의했다"고 밝혔다.
비시위는 이날 4학년생들의 휴학서류를 취합해 제출할 예정이다.
kyb@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