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봉투 의혹 첫 '유죄' 파장…송영길 재판 영향 불가피
입력: 2024.02.04 00:00 / 수정: 2024.02.04 00:00

윤관석 징역 2년·강래구 1년8개월 선고
검찰 "고무적 영향"…조사 일정 협의 관건
송영길·전직 보좌관 재판 영향 가능성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에 대한 법원의 첫 판단은 유죄였다.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을 받는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해 6월 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자진출석 하고 있다. /박헌우 기자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에 대한 법원의 첫 판단은 '유죄'였다.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을 받는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해 6월 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자진출석 하고 있다. /박헌우 기자

[더팩트ㅣ정채영 기자]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에 대한 법원의 첫 판단은 '유죄'였다. 재판부는 윤관석 무소속 의원과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의 돈봉투 살포 과정에 조직적으로 개입한 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남은 수수 의혹 의원 수사와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 재판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1-2부(김정곤·김미경·허경무 부장판사)는 지난달 31일 정당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 의원에게 징역 2년을, 강 전 위원에게는 징역 1년 8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윤 의원과 강 전 위원의 모든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그러면서 "당대표 경선에서 금품제공을 통해 선거인들을 포섭하고자 한 피고인들의 범행은 당대표 경선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저해하고 선거의 불가매수성과 민주주의를 위협했다"며 "금품제공이 조직적으로 반복됐고, 액수도 적지 않다. 범행의 불법성이 중대하다"고 질타했다. 윤 의원의 보석 신청은 기각하고 보석됐던 강 전 위원은 보석을 취소하고 재구금했다.

◆ '사안 중대성' 인정…남은 과제는 수수 의원 조사

법원의 유죄 판단으로 검찰의 남은 수수 의혹 의원 수사에 유리한 고지를 차지했다.

검찰은 향후 수사에 고무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항소심에서 더 다퉈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면서도 "당사자들이 부인했던 공소사실을 놓고 법원이 실형을 선고해 줬기 때문에 향후 수사에는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법조계의 평가도 비슷하다. 법무법인 선승 안영림 변호사는 "'정치 수사'라는 지적을 받던 돈봉투 의혹에 대해 법원이 사안의 중대성과 실체를 인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조사 일정이다. 돈봉투 수수 의혹을 받는 의원들과 출석조사는 오는 4월 총선 준비와 국회 일정 등으로 지연되고 있다. 7명에게 출석요구서도 보냈으나 모두 불응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실질적인 조사는 두달여 남은 총선 이후 진행이 불가피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검찰은 체포영장 청구까지 검토하며 총선 전이라도 신속히 수사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정치적 부담이 만만치 않다.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핵심 피의자로 거론되는 윤관석 의원이 지난해 8월 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핵심 피의자로 거론되는 윤관석 의원이 지난해 8월 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송영길 재판, '공모 여부' 핵심 쟁점

송 전 대표를 비롯한 다른 돈봉투 사건 관련 재판에도 영향이 불가피하다. 송 전 대표와 전 보좌관 박모 씨의 재판은 윤 전 의원 등에게 실형을 선고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1부가 함께 심리하고 있다.

앞으로 송 전 대표의 재판에서는 윤 전 의원 등과 공모 여부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송 전 대표 측은 지난 2일 공판준비기일에서 "다른 분들이 (돈봉투를) 줬는지 안 줬는지에 대해선 시인하지도, 부인하지도 않는다"면서 "준 사람이나 받은 사람이 송 전 대표가 아니기 때문에 관련성이 없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윤 전 의원이 돈봉투를 살포했더라도 자신은 몰랐다는 취지다.

같은 사건으로 기소된 전 보좌관 박모 씨에 대한 재판에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박 씨는 재판 과정에서 송 전 대표에게 돈봉투 살포 사실을 보고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안 변호사는 "돈봉투 살포의 주요 인물인 윤 의원과 강 전 위원에게 유죄를 선고했기 때문에 송 전 대표에 대한 판단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라며 "특히 박 씨가 입장을 바꾸면 송 전 대표의 재판에도 큰 변화를 줄 것"이고 말했다.


chaeze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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