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통' 박성재 법무장관 후보자…"검찰, 긴장해야 할 것"
입력: 2024.02.01 00:00 / 수정: 2024.02.01 00:00

수사·감찰 경력…"정책 분야 추진 우려"
본격 인청 준비 돌입·15일 청문회 예정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이 사의를 표명하고 퇴임한 지 약 한 달 만에 박성재(60·연수원 17기)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지명됐다. 박성재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 청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박헌우 기자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이 사의를 표명하고 퇴임한 지 약 한 달 만에 박성재(60·연수원 17기)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지명됐다. 박성재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 청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박헌우 기자

[더팩트ㅣ정채영 기자]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 퇴임 약 한 달 만에 후임으로 박성재(60·연수원 17기) 후보자가 지명됐다. 특수통 대선배인 박 후보자가 취임하면 검찰 수사에 더 긴장감이 돌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윤석열 대통령은 박 전 고검장을 법무부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박 후보자는 서울고검에 후보자 청문준비단 사무실을 꾸리고 본격적으로 청문회 준비를 시작했다.

◆ '특수통 검사' 박성재…"검찰 긴장해야"

1991년 임관한 박 후보자는 대검 감찰2과장, 법무부 감찰담당관,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부장검사, 서울중앙·제주·창원지검 검사장과 광주·대구·서울고검 검사장을 역임했다. 그는 2017년 7월 문무일 전 검찰총장이 총장 후보자에 지명되자 검찰을 떠나 변호사로 활동했다.

박 후보자는 특수통으로 분류된다. 2002년 6월 검찰연구관으로 대검 중수부에 파견돼 아태재단 비리 수사에 참여했다. 당시 김홍업(김대중 전 대통령 차남) 부이사장을 수사했으며 금품수수 혐의로 구속 기소하기도 했다.

2007년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1부장 당시에는 기업 수사에서도 성과를 보였다. 박건배 전 해태그룹 회장을 횡령 혐의로 기소하고, 에버랜드 전환사채를 이용한 편법 증여 사건도 맡았다. 서울중앙지검장이던 2015년에는 포스코, 경남기업 비리 수사를 지휘했다.

연수원 17기는 최재경 전 검사장, 홍만표 전 검사장, 김경수 전 고검장 등 쟁쟁한 특수통 검사들이 많았다. 특수통 대선배급인 박 후보자가 부임하면 검찰 주요 수사도 깐깐히 살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박 후보자와 근무연이 있는 한 변호사는 "박 후보자가 특수부 수사에 능통하다 보니 검찰도 긴장하고 일해야 할 것"이라며 "잔정이 많지만 일할 때는 칼같고 엄격하며 소신이 강한 인물"이라고 말했다.

반면 수사·감찰 경력이 대부분인 박 후보자가 이민청 설립, 한국형 제시카법 시행 등 산적한 법무부 정책 현안 처리에 적임자인지 의문이라는 시각도 있다. 검찰 출신 한 변호사는 "법무부 근무 당시 맡았던 업무(2008년 감찰담당관)도 감찰 분야다 보니 정책 추진 경험은 적어 진행 중인 사업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겠다"고 우려했다. 다만 심우정 차관이 법무부 주요부서를 두루 거친 '기획통'이어서 보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성재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달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 청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박헌우 기자
박성재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달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 청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박헌우 기자

◆ 대통령과 친분부터 '윤우진·정운호' 논란까지

박 후보자는 윤 대통령보다 나이는 어리지만 연수원 기수로는 6기수나 높다. 두 사람은 초임 시절 대구지검부터 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후보자는 윤 대통령 취임식 때 초청된 검사들 중 한 명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윤 대통령과 친분이 있는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 사건 일부 무혐의 처분을 두고 논란도 있었다.

2015년 2월23일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는 윤 전 세무서장을 최종 무혐의 처분했다. 공교롭게도 같은 해 2월6일 박 후보자가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취임했다. 윤 전 세무서장은 윤 대통령과 막역한 사이로 알려진 윤대진 전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의 친형이다.

윤 대통령과 이원석 검찰총장과 인연을 바탕으로 '견제용'으로 박 후보자를 지명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전임 장관인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 총장은 연수원 27기로 동기였으나, 박 후보자는 17기로 이 총장보다 10기수나 선배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1부장을 지낼 때 이원석 총장은 평검사였다. 제주지검장 때는 부장검사로 근무했다. 검찰청법에 따르면 법무부장관은 검찰사무의 최고 감독자로서 일반적으로 검사를 지휘감독하고, 구체적 사건에서는 검찰총장만을 지휘감독한다.

이에 박 후보자는 "대통령께서 친소 관계로 국정 운영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법과 원칙에 따라 공정하게 업무를 수행할 뿐"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박 후보자는 2016년 도박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은 정운호 전 네이쳐리퍼블릭 대표 사건이 정운호 게이트로 번지는 과정에서도 이름이 언급된 적이 있다.

당시 검찰은 도박 혐의로 수사를 받던 정 대표에게서 '검사장 출신 홍만표 변호사에게 도박 사건 청탁을 목적으로 3억 원을 건넸고, 홍 변호사가 당시 중앙지검장이었던 박 후보자와 최윤수 3차장검사한테 청탁하겠다'고 한 진술을 확보했다. 검찰은 최 차장검사는 서면조사만 진행했고, 박 후보자는 조사 없이 수사를 마무리했다. 당시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박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오는 15일 열린다.

chaeze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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