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상고 검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출범한 후 처음으로 재판에 넘긴 사건이 항소심에서도 무죄 판결을 받았다. 이른바 '스폰서' 의혹을 받고 있는 김형준 부장검사가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지난 2016년 9월 28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배정한 기자 |
[더팩트ㅣ정채영 기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출범한 후 처음으로 재판에 넘긴 사건이 항소심에서도 무죄 판결을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1부(구광현·최태영·정덕수 부장판사)는 뇌물 수수 혐의를 받는 김형준 전 부장검사와 뇌물을 건넨 혐의를 받는 검사 출신 박모 변호사에게 1심과 같은 무죄를 선고했다.
김 전 부장검사는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합수단) 단장 시절이던 2015~2016년 옛 검찰 동료였던 박 변호사의 자본시장법 위반 사건 수사에서 편의를 봐주고 인사이동 이후 세 차례 1093만여 원 상당의 뇌물과 향응, 접대를 받은 혐의를 받는다.
재판부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김 전 부장검사가 직무 관련 금품이라고 인식해 수수하거나 박 변호사가 교부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공수처의 항소를 기각했다.
그러면서 "피고인들은 2006∼2007년 서울중앙지검에 함께 근무하면서 친분을 유지했고, 이후 개인적인 사유로 금전거래와 사생활 대화를 해왔다"며 "금품을 주고받았을 당시 박 변호사의 자본시장 위반법 사건이 종결이 안 됐지만, 부정한 청탁이나 행위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 직후 김 전 부장검사는 "억지 기소가 더욱 명백해졌다"고 주장했다. 공수처도 입장문을 내고 "판결문 내용을 받아본 뒤 상고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 사건은 김 전 부장검사 사건은 중·고교 동창인 김모 씨에게 금품을 받았다는 이른바 '스폰서 검사' 사건으로 2016년 처음 불거졌다. 검찰은 당시 김 전 부장검사의 스폰서 의혹을 수사하면서 뇌물 혐의는 인정하지 않았다.
이후 2019년 동창 김 씨가 경찰에 박 변호사의 뇌물 의혹을 고발하며 수사가 재개됐다. 경찰은 김 전 부장검사와 박 변호사를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고, 공수처법에 따라 사건은 공수처로 이첩됐다. 2022년 공수처는 김 전 부장검사의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해 재판에 넘겼다. 2021년 1월 출범한 공수처의 첫 기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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