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법·산업안전보건법·업무상과실치사죄는 '상상적 경합'
2021년 1월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안이 재석 266인, 찬성 164인, 반대 44인, 기권 58인으로 가결되고 있다. /국회=남윤호 기자 |
[더팩트ㅣ장우성 기자] 중대재해처벌법을 위반한 회사 대표에게 처음 실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28일 중대해처벌법 위반(산업재해치사),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한국제강 대표 A 씨에게 징역 1년, 회사에 벌금 1억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지난해 3월16일 경남 함안 한국제강 공장에서 하청업체 노동자 B 씨가 방열판 보수 작업을 하던 중 사고로 사망했다
A 씨는 대표이사로서 회사가 실질적으로 관리하는 사업장에서 노동자의 안전․보건상 유해 또는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하지않아 중대재해를 초래한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아왔다.
1,2심은 A 씨에게 징역 1년, 법인에 벌금 1억원을 선고했다.
검사는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와 업무상과실치사죄는 상상적 경합, 중대재해법과 나머지 혐의는 실체적 경합으로 보고 기소했다.
상상적 경합은 1개의 행위가 여러 죄에 해당하는 것을 말한다. 이럴 경우 가장 무거운 죄로 처벌받는다.
실체적 경합은 한 사람이 여러 행위로 여러 죄를 저지른 경우다. 가장 무거운 죄의 형에 50%를 가중할 수 있다.
1,2심은 중대재해법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업무상과실치사를 상상적 경합 관계로 결론냈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과 같았다.
중대재해법과 산업안전보건법, 형법상 업무상과실치사죄 모두 사람의 신체와 생명을 보호한다는 같은 법익을 가지므로 실체적 경합이 아닌 상상적 경합 관계가 맞는다고 봤다.
A 씨가 안전총괄책임자로서 의무를 다하지 않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과 경영책임자로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도 상상적 경합인 1개의 행위로 판단했다. 세 법의 주의의무의 내용도 같다는 것도 근거로 삼았다.
중대재해처벌법은 2022년 1월 시행됐다. 산업안전보건법, 업무상과실치사죄와 함께 적용하면 경합관계를 어떻게 판단할지 기준이 없을 수 밖에 없었다.
대법원은 이번 판결로 관련 법리를 최초로 확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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