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관 "체포 직후 '너무 빨리 잡혔다' 혼잣말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정진아 부장판사)는 1일 성폭력처벌법상 강간 등 살인 혐의를 받는 최윤종의 3차 공판을 열었다./장윤석 인턴기자 |
[더팩트ㅣ김시형 기자] 서울 관악구 신림동 등산로에서 30대 여성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최윤종의 재판에서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는 주장을 허무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정진아 부장판사)는 1일 성폭력처벌법상 강간 등 살인 혐의를 받는 최윤종의 3차 공판을 열었다. 녹색 수의를 입고 법정에 출석한 최윤종은 고개를 좌우로 움직이는 등 산만한 모습이었다.
최윤종은 지난 8월17일 오전 11시44분경 서울 신림동 관악산 생태공원 등산로에서 일면식 없는 30대 여성에게 성폭행을 시도하며 너클로 수차례 폭행하고 목을 졸라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이날 공판에는 피해자 부검의 A씨가 증인으로 출석해 '살인 고의가 없었다'는 최윤종의 주장을 반박했다. 최윤종은 지난달 25일 첫 공판에서 "살해할 마음이 없었고 피해자의 사망도 예견하지 못했다"며 살인 고의성을 부인한 바 있다.
A씨는 피해자의 상처가 폭력적인 외력이 가해져 발생한 것이라고 증언했다. A씨는 "피해자의 후두점막에 다발성 점출혈이 있었다"며 "이는 수분 또는 수십분 정도의 외력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상처고, 누군가가 상당히 폭력적으로 목을 조를 정도에만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얼굴 외상은 직접적인 심정지나 사망을 유발할 수준의 외력이 아니었고, 얼굴을 압박할 땐 목에선 상처가 발생할 수 없을 것"이라며 "분명히 직접적 외력이 가해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피해자의 코와 입을 막아 질식하게 됐다'는 최윤종의 주장도 반박했다. A씨는 "비구 폐색성 질식사는 코와 입에 눌린 흔적이 보이는데 그런 흔적이 보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최윤종은 지난 13일 2차 공판에서 "피해자의 목을 눌러 질식시킨 게 아니라 옷으로 코‧입을 막다가 사망에 이르른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날 공판에는 범행 현장에 최초 출동한 경찰관 B씨도 증인으로 출석했다. B씨는 "신고 접수 후 등산로 수색 과정에서 최윤종을 마주쳤을 때 땀을 흘리고 피해자의 옷가지가 흩트러진 상태였다"며 "이를 비춰봤을 때 최윤종이 범인이라고 생각해 특정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최윤종이 범행 당시 혼잣말을 하거나 물을 달라고 요청했다고도 전했다. B씨는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최윤종이 '빨리 잡혔다'며 혼잣말을 계속한 기억이 있다"며 "피해자를 CPR 하는 과정에서 '목이 마르니 물을 달라'고도 했다"고 밝혔다.
다음 공판은 20일 열린다. 재판부는 이날 최윤종의 피고인 신문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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