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지 치료 중 숨진 1살 아기…대법 "의료진 책임 아냐"
입력: 2023.10.29 12:03 / 수정: 2023.10.29 12:03

"튜브 발관과 사망 인과관계·의료진 과실 증명 없어"

기관지 질환 치료 도중 튜브가 빠진 뒤 숨졌더라도 의료진이 주의의무를 어기지 않았다면 손해배상 책임이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더팩트 DB
기관지 질환 치료 도중 튜브가 빠진 뒤 숨졌더라도 의료진이 주의의무를 어기지 않았다면 손해배상 책임이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더팩트 DB

[더팩트ㅣ장우성 기자] 환자가 기관지염 치료 도중 산소 공급 튜브가 빠진 뒤 숨졌더라도 의료진이 주의의무를 어기지 않았다면 손해배상 책임이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기관지염 치료를 받다 숨진 아기의 가족이 대학병원 법인과 간호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광주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9일 밝혔다.

1살 아기인 A는 기침 증세로 모 대학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의료진은 아기가 호흡 곤란 등 청색증이 심해지자 기관 내 삽관을 시도했다. 이어 가래를 제거하기 위해 기관 흡인을 하던 도중 산소포화도가 급격히 떨어지다 목숨을 잃었다. 병원을 찾은 지 4일 만이었다.

유족은 의료진의 주의 의무 위반으로 기관 흡인이나 앰부배깅(수동 산소공급) 등을 할 때 튜브가 빠지면서 아기가 저산소증으로 숨졌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1심은 원고 패소로 판결했지만 2심은 원고 일부 승소로 파기하면서 총 2억8000만여원을 배상하도록 했다.

대법원은 원심을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가래를 뽑는 과정에서 산소공급 튜브가 빠졌더라도 아기의 산소포화도 급감과 사망의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아기의 폐 상태 악화에 따른 기흉이 원인일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의료진이 주의를 했더라도 튜브가 빠지는 것을 완벽히 막기는 어려울 수 있고 당시 적절한 조치를 취했다는 감정 결과도 있었다.

대법원은 튜브가 빠졌다는 사실이나, 튜브가 빠졌더라도 의료진의 과실 때문인지 튜브 발관이 사망과 인과관계가 있는지 증명이 없다고 지적했다.

lesli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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