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산재 배상금 많이 받아도 유족연금 수급권 유지"
입력: 2023.10.23 07:00 / 수정: 2023.10.23 07:00
산업재해 유족이 유족보상일시금을 초과하는 손해배상금을 지급받았더라도 유족연금을 받을 수 있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더팩트 DB
산업재해 유족이 유족보상일시금을 초과하는 손해배상금을 지급받았더라도 유족연금을 받을 수 있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더팩트 DB

[더팩트ㅣ김시형 기자] 산업재해 유족이 유족보상일시금보다 많은 손해배상금을 지급받았더라도 유족연금을 받을 수 있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유족연금 수급권이 소멸되지 않았기에 수급권자 자격이 유지되는 한 산재 유족연금은 총액 상한이 없다고 판단했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8부(이정희 부장판사)는 A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부지급 처분 취소 소송에서 최근 원고 승소 판결했다.

A씨의 중국인 남편 B씨는 지난 2019년 C회사가 시공하는 서울도시철도 지하철 건축 및 기계설비공사 현장에서 근무하다 지하 환기용 배기구 방수작업 중 떨어진 낙하물에 머리를 맞아 사망했다. 이에 유족이 된 A씨는 C사와 유족급여일시금과 손해배상금 등 합의서를 작성했다. C사는 A씨 가족에게 잔금 3억2500만원을 지급한 뒤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 청구서를 제출했다.

공단은 청구를 거부했다. A씨가 사업주에게 유족보상일시금 약 2억5000만원을 웃도는 약 3억3000만원의 손해배상액을 선지급 받았기 때문에 A씨의 유족보상연금 수급권 또한 소멸했다고 봤다. A씨는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산재보험법상 유족급여는 유족보상연금 지급이 원칙일 뿐 아니라 연금 수급권은 사인간 합의의 대상이 될 수 없다며 유족보상일시금 이상 손해배상액을 선지급 받았더라도 유족보상연금 수급권 전부가 소멸한다고 볼 수 없다는 논리를 폈다.

공단은 유족 주장대로라면 '이중 혜택'을 받게 돼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유족이 연금을 수령하는 경우 사업주가 부담하는 손해배상 책임의 범위에서 일시금을 공제하도록 규정한 산재보험법 조항을 그 근거로 들며 "유족보상연금과 유족보상일시금의 등가성을 규정한 것"이라고도 했다.

법원은 A씨의 손을 들어줬다. 공단의 처분은 잘못된 법령해석에 따른 것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유족보상연금은 수급권자의 자격이 유지되는 한 총액의 상한이 없이 지급되는 것"이라며 "사업주 또는 제3자로부터 일실수입 상당의 손해배상금을 받을 때 유족보상일시금 상당액을 공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유족보상연금을 지급하지 않는 것은 '연금수급권 침해'가 될 수밖에 없다"고 판시했다.

rocker@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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