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가 지역 치매 파트너 역할
"고령층의 이상 징후에 주목"
강남구치매안심센터와 강남구약사회는 올 7월 치매안심약국 확대 및 치매안전망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참좋은약국 대표약사인 이병도 강남구약사회장. /본인 제공 |
[더팩트 | 김해인 기자] "주민들이 관심을 기울인다면 치매환자를 훨씬 더 빨리 찾아낼 수 있어요. 약국, 병원 뿐만 아니라 슈퍼, 편의점, 우체국 등 지역 공동체가 같이 움직이는 게 중요하죠."
지난 10일 오후 강남구약사회 집무실에서 <더팩트> 취재진과 만난 이병도 강남구약사회장은 "연세 많으신 분들은 약국에 방문하는 횟수가 많으니 치매안심약국이 중심이 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치매안심약국은 약사가 지역의 치매 파트너 역할을 하는 제도다. 약국을 방문하는 주민의 변화와 이상징후를 관찰하고, 치매를 조기 발견할 수 있도록 돕는다. 치매 관련 상담을 연결해주고 복약 지도도 한다.
강남구치매안심센터와 강남구약사회는 올 7월 치매안심약국 확대 및 치매안전망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현재까지 13곳을 치매안심약국으로 지정했으며, 올해 연말까지 50곳으로 확대 지정한다는 계획이다.
이병도 회장은 삼성동에서 한 약국을 운영하는 대표약사기도 하다. 평소 지역 공동체를 통해 치매 환자를 발굴하는 사업에 관심이 있었다. 마침 강남구치매안심센터에서 문을 두드려 자연스럽게 함께하게 됐다.
이 회장은 "(조기치매 환자는) 맥락에 맞지 않는 말을 하거나 행동 자체가 부자연스럽다"며 "카드를 받았는데 '내 카드 어디갔냐'며 찾고, 주머니나 가방에 넣고도 모르시는 분들도 있다"고 회상했다.
혈압, 당뇨 등 장기처방 받는 환자는 1~2달 만에 약국에 방문하는데 미세하지만 달라진 느낌이 올 때가 있다. 이 회장은 가까운 보건소 등에서 체크해보라고 권유한다고 한다. 그는 "특히 연령대가 높은 분들을 더 유심히 관찰하고, 복약을 지도할 때 좀 더 의식하고 신경쓰게 된다"고 설명했다.
10일 오후 강남구약사회 집무실에서 <더팩트> 취재진과 만난 이병도 강남구약사회장. /김해인 기자 |
앞으로 양 기관은 노년층이 많은 수서동과 세곡동을 중심으로 참여를 독려한다는 계획이다.
이 회장은 "아파트단지가 있고 노년층이 많은 지역은 실제로 조기 환자를 발견해 상담으로 넘어가는 일이 생길 것 같다"며 "특히 약사회 차원에서는 수서 지역에 중점을 두고 참여를 독려하고, 연수교육을 통해 홍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약사와 시민 대상 홍보에도 힘쓴다. 현재는 약국마다 리플렛과 책자를 비치하고 약 달력을 나눠주고 있다. 일반 시민들에게는 손소독 티슈를 나눠주며 홍보 중이다.
강남구치매안심센터 관계자는 "내년 1월 마지막주 강남구약사회 총회 때 치매안심약국이 하는 역할에 대해 체계적으로 설명할 시간을 가질 것"이라며 "부스를 설치하거나 시간을 별도로 들여 교육할 수 있도록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치매 환자의 가족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게 (이러한) 배회 증상인 만큼 버스기사 또는 택시기사들과의 업무협약 체결도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hi@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