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균용 "재산 누락 대단히 송구"…'성범죄 감형'은 해명
입력: 2023.09.19 18:08 / 수정: 2023.09.19 18:08

야당, 처가·자녀 재산 신고 누락 의혹 집중 포화
"尹이 친구면 바이든도 친구"…여당은 엄호 나서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더팩트ㅣ송주원 기자]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는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불거진 '재산 신고 누락'에 대해 송구스럽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히며 고개를 숙였다. 다만 성범죄자 감형 논란에는 합당한 판결을 선고했다며 해명했다.

이 후보자는 19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김회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이 후보자가 처가 회사에서 받은 10억여 원의 비상장주식을 대법원장 후보자가 되기 전까지 재산 신고에서 누락한 사실을 두고 "왜 이걸 누락했느냐"는 추궁을 받았다.

이에 이 후보자는 "대단히 송구스럽고 지금도 저의 잘못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처음에 (비상장주식은 재산) 등록 대상이 아니었고 처가 쪽 재산 분배 문제라 저는 인식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후보자는 과거 우석재 전 안성시장에게 재산신고 누락으로 당선무효형을 선고했다. 재산 신고를 안 한다는 게 얼마나 큰 일인지 알지 않느냐"며 "법원에서도 재산 신고를 하지 않으면 징계 대상이 되고 해임까지 된다"라고 지적했다. 이 후보자는 징계 여부에 대해서는 "대법원 공직자윤리위원회에서 독립적으로 결정하는 걸로 알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이 후보자의 배우자가 해외에서 첼리스트로 활동하는 딸에게 연간 1000만 원 이상 생활비 명목의 돈을 보내줬지만 재산 신고를 하지 않은 사실도 공직자윤리법 위반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서동용 민주당 의원은 "공직자윤리법상 예금이 (가족) 소유자 별로 1000만 원 이상이면 재산신고를 해야 한다"며 "후보자의 장녀가 어머니로부터 2018년 1만 달러를 송금받은 시점부터 계좌에 1억 원 이상을 가지고 있었다. 재산 탈루의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 후보자는 "제 딸이 첼리스트이기 때문에 해외 연주 여행 다니는데 비행기값이 많이 들어 생활비로 보내준 것"이라며 "(증여세 탈루를) 인식하지 않았다"라고 일축했다.

서 의원은 이 외에 이 후보자의 아들이 해외에서 일하면서 일정 기간 3억 5000만 원의 근로소득을 얻었으나 재산신고를 하지 않은 점도 지적했다. 이 후보자가 '자녀들이 재산 신고 대상임에도 누락한 사실에 송구스럽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히자 서 의원은 "송구가 아니라 범죄를 저지른 걸로 보인다"며 "어떤 형태로든 해명하라"라고 촉구했다.

이 후보자는 성범죄자 감형 판결 논란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그는 "형사항소 재판부의 기본 기능은 1심 양형 편차를 줄이고 통일시키는 것"이라며 "1심 판결 선고 후에 있었던 사정 변경을 고려해 나름대로 정의에 합당한 타당성 있는 결론을 내렸다"라고 설명했다.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이날 청문회에서 여당 의원들은 야당 의원들의 질의가 지나치다며 이 후보자를 옹호했다.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은 자녀 재산 신고 누락과 관련해 "후보자 따님이 세계적인 첼리스트고 보스턴 심포니에 들어간 아시아 최초 여성"이라며 "좀 전에 후보자가 말한 내용을 보면 따님은 수익이 있는 것 같지 않고, 정기적으로 비행기를 타기 위해 생활비를 넉넉히 준 게 적립된 것 같다. 용돈이 통장에 쌓이면 증여가 되느냐"라고 꼬집었다. 이에 이 후보자 역시 "제 딸의 경우 올 1월에 보스턴 심포니에 합격은 했지만 실제로 일은 8월부터 시작했다"며 "예술가가 보기엔 화려하지만 실제로 고정수입이 거의 없다. 비용이 많이 들어서 생활이 상당히 어렵다"라고 재차 해명했다.

김형동 의원은 이 후보자와 윤석열 대통령의 친분을 지적하는 야당 의원의 질의에도 "윤 대통령 친구라는데 얼굴 몇 번 본 게 친구인가"라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내 친구다, 대통령 친구니까'라는 식의 억측이다. 이 자리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라고 반발했다.

이날 청문회에서 이 후보자는 장동혁 국민의힘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과 친분을 묻자 "그렇게 친한 사이는 아니다"라며 "근본적으로 법관의 책무인 법의 지배를 따라야 한다는 것과 사법권의 독립을 수호해야 한다는 생각을 잊어본 적이 없다"라고 강조했다.

ilrao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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