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개입 논란 '김만배·신학림 인터뷰'…칼날은 '배후'로
입력: 2023.09.13 00:00 / 수정: 2023.09.13 00:00

특별수사팀, 전화·수사기록 분석에 주력
'배후 세력' 언급…야권 확대 가능성도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왼쪽)가 지난 2월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하는 모습. 오른쪽은 신학림 전 위원장. /박헌우 기자·뉴시스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왼쪽)가 지난 2월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하는 모습. 오른쪽은 신학림 전 위원장. /박헌우 기자·뉴시스

[더팩트ㅣ송주원 기자] 검찰이 지난해 대통령 선거를 사흘 앞두고 윤석열 당시 후보가 검사 시절 수사를 무마한 정황이 있다는 뉴스타파의 보도를 놓고 수사 강도를 높이고 있다. 문제의 대화 전후 맥락부터 대화의 주된 소재였던 부산저축은행 수사기록까지 살펴보고 있다. '배후 세력'을 명시적으로 언급한 만큼 야권까지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대선개입 여론조작 사건 특별수사팀(팀장 강백신 부장검사)은 최근 신 전 위원장과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가 2021년 9월 15일 만난 직후 일주일 동안 매일 연락을 주고받은 기록을 확보했다. 검찰은 두 사람의 만남 전후 통화·문자메시지 내역 등을 분석하고 있다. 만남 5일 만에 '책값' 명목으로 김 씨가 신 전 위원장에게 건넨 1억 6500만 원이 허위 인터뷰 및 보도의 대가'였는지를 판단해본다는 방침이다.

특별수사팀은 뉴스타파 녹음파일에서 드러나지 않은 두 사람의 관계 전반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검찰은 최근 대장동 민간 사업자 등을 조사하며 김 씨가 만남 6개월 전인 2021년 3~4월경 "언론 재단을 신설한 뒤 신학림을 이사장에 앉히고 연봉 1억 원과 매달 1000만 원 상당 법인카드를 제공하겠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특별수사팀은 최근 "2021년 여름 신 전 위원장이 화천대유 사무실을 두세 차례 방문했다"는 화천대유 관계자 진술도 확보했는데, 검찰은 두 사람의 관계가 '인터뷰 기획'으로 연결됐다고 의심하고 있다.

특별수사팀은 또 인터뷰 보도와 책값 사이 대가 관계를 규명하는 일에 주목하고 있다. 뉴스타파가 무삭제로 공개한 대화 녹음파일에는 대선에 관한 언급이 없었지만 이 인터뷰를 바탕으로 대선 직전 실제 사실보다 부풀려진 내용이 보도된 배경을 조사 중이다.

대선개입 여론조작 사건 특별수사팀(팀장 강백신 부장검사)이 꾸려진 서울중앙지검. /이새롬 기자
대선개입 여론조작 사건 특별수사팀(팀장 강백신 부장검사)이 꾸려진 서울중앙지검. /이새롬 기자

검찰은 부산저축은행 불법대출 의혹 수사 당시 기록 등을 면밀히 분석하는 데에도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허위 인터뷰 의혹'의 전제에 해당하는 부분이다. 특별수사팀은 부산저축은행 수사의 사실관계가 어느 정도 확인되면 인터뷰와 보도가 이뤄진 경위, 사전 공모, 배후 등으로 수사를 전개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별수사팀은 신 전 위원장이 2012년 더불어민주당 전신인 민주통합당 비례대표 공천을 신청한 정황 등도 주시하고 있다. 허위 인터뷰의 배후 세력을 밝히겠다는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허위 인터뷰 경위의 전반적 부분에 대해 살펴보고 있고 객관적인 사실관계뿐만 아니라 인터뷰 경위, 대가관계 배후세력 등도 많은 정보를 밝히기 위해 수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검찰이 배후세력을 언급한 만큼 수사가 야권까지 확대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신 전 위원장은 8일 새벽 검찰 조사를 마친 뒤 화천대유 사무실 방문 의혹에 대해 "유령이 갔으면 갔겠죠"라며 의혹을 부인했다. 장기간 소통이 전혀 없었고 김 씨와 만나기 전날인 9월 14일 전화한 게 전부라는 취지다. 김 씨 역시 구속만기가 끝나 출소한 7일 "15~20년 만에 처음 (신학림에게) 전화가 왔다"며 "이 사건에서 패닉상태에 있었고 오랜 지인으로서 위로 자리가 되지 않을까 해서 만난 것"이라고 일축했다.

ilrao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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