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영 새 변호인 "검찰 진술 당시 자발성 보장 안돼"
입력: 2023.09.06 00:00 / 수정: 2023.09.06 00:00

'이재명에 대북송금 보고했다' 진술 부인…"조만간 입장 밝힐 것"

수원지법 형사11부(신진우 부장판사)는 5일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부지사의 45차 공판을 열었다. /수원=이새롬 기자
수원지법 형사11부(신진우 부장판사)는 5일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부지사의 45차 공판을 열었다. /수원=이새롬 기자

[더팩트ㅣ김시형 인턴기자] 쌍방울그룹의 대북송금에 연루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측이 입장을 번복했다고 알려진 검찰 진술 자발성이 보장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수원지법 형사11부(신진우 부장판사)는 5일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이 전 부지사의 45차 공판을 열었다.

이날 공판에는 전날 단독으로 선임된 사선 변호인인 김광민 변호사와 재판부가 직권으로 선임한 국선 변호인 두 명이 참석했다.

이 전 부지사는 재판 진행에 앞서 사선 변호인을 추가 선임할 뜻을 밝혔다. 이 전 부지사는 "저번에 약속드린 대로 한 분을 선임했고, 다음 기일에도 최소 두 분 많으면 세 분의 변호사를 선임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김광민 변호사도 "이 전 부지사의 배우자가 최대한 많은 변호인단을 구성할 뜻을 밝혔고, 변호인 선임에 숫자 제한은 없다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이날부터 이 전 부지사의 증거인멸교사 혐의에 대한 증인 신문이 진행됐다. 이 전 부지사는 지난 2021년 10~11월경 쌍방울그룹 법인카드 사용 의혹에 대한 언론 보도가 나오자 방용철 부회장 등에게 관련 자료 삭제를 요청한 혐의로 지난 4월 추가 기소된 바 있다.

쌍방울그룹의 총무인사팀장은 "당시 직원들이 컴퓨터에 '이화영' 단어를 검색하는걸 봤고, 급여 담당 PC였던 것 같다"고 증언했다.

직접 PC를 교체한 쌍방울그룹 구매팀장은 "컴퓨터 교체 사실은 맞지만 당시 교체를 지시한 사람은 정확히 기억나지 않고, 교체 이유에 대해서도 명확하게 들었던 기억이 없다"고 말했다.

이화영 전 부지사는 지난달 21일 자필 옥중 입장문을 통해 쌍방울과 김성태 전 회장에게 스마트팜 비용 뿐 아니라 이재명 지사의 방북비 대납을 요청한 적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이화영 페이스북 갈무리
이화영 전 부지사는 지난달 21일 자필 옥중 입장문을 통해 "쌍방울과 김성태 전 회장에게 스마트팜 비용 뿐 아니라 이재명 지사의 방북비 대납을 요청한 적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이화영 페이스북 갈무리

이 전 부지사 측은 공판을 마친 후 이 전 부지사가 입장을 번복했다고 알려진 검찰 진술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김 변호사는 "이 전 부지사가 지난해부터 1년 가까이 구속이 장기화된 상태에서 검찰과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으로부터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았다"며 "그 과정에서 이뤄진 진술 내용에 대해 임의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 전 부지사의 검찰 진술 사실 자체는 인정하지만 진술의 자발성을 부인한다는 취지다.

앞서 쌍방울그룹의 북한 스마트팜 지원 사업비 및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 방북비 등 대북송금에 관여한 혐의를 모두 부인해오던 이 전 부지사는 지난 6월 검찰 조사에서 '쌍방울에 이재명 지사의 방북 추진을 요청했고, 이를 이 지사에게 보고했다'는 취지로 진술하며 기존 입장을 번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1일 자필 옥중 편지를 통해서는 "쌍방울과 김성태 전 회장에게 북한 스마트팜 비용 뿐 아니라 이재명 지사의 방북비 대납을 요청한 적이 없다"는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김성태 전 회장에게 방북비 대납을 요청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재명 지사에게 보고하지 않았다는 주장도 폈다.

김 변호사는 "조만간 이 부분에 대해 이 전 부지사의 입장 표명이 있을 것"이라며 "해당 검찰 조서에 대해 현재 증거 인부를 할 상황이 아니지만 부인하는 취지"라고 덧붙였다.

검찰의 추가 기소와 구속영장 재청구 가능성이 우려된다는 입장도 밝혔다. 김 변호사는 "검찰이 구속 만료를 앞두고 계속 추가 건으로 조사를 요청하고 있다"며 "이 전 부지사가 추가로 기소되거나 추가 구속영장이 청구될 수 있다는 생각에 상당한 부담이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전 부지사는 오는 10월 11일 구속 만료를 앞두고 있다.

이 전 부지사는 쌍방울그룹의 대북송금에 관여하고 법인카드와 차량 등 약 3억 원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 및 뇌물을 수수한 혐의 등으로 지난해 10월 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쌍방울그룹이 북한에 건넨 800만 달러 중 500만 달러는 경기도의 스마트팜 사업 지원비, 300만 달러는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의 방북비 대납으로 보고 있다.

다음 공판은 12일 열린다.

rocker@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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