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법 형사11부(신진우 부장판사)는 29일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44차 공판을 열었다. /사진=경기도

[더팩트ㅣ김시형 인턴기자]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의혹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다음 주까지 새 변호인을 선임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와 검찰은 신속한 심리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수원지법 형사11부(신진우 부장판사)는 29일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이 전 부지사의 44차 공판을 열었다.

이 전 부지사는 재판부가 사선 변호인 선임 진행 상황을 묻자 "현재까지 선임된 사선변호인은 없고 노력 중"이라며 "다음 기일까지 가능한 빨리 선임될 수 있게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재판부는 사선 변호인이 선임되더라도 국선 변호인과 함께 역할을 분담해 재판을 진행할 뜻을 밝혔다. 재판부는 "사선 변호인을 선임하겠다는 피고인(이화영) 입장은 존중하지만, 공동 피고인이 있고 모두 구속 상태인 상황이라 재판 진행이 여유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신속한 진행이 필요한데 사선을 선임하더라도 수사 및 공판기록 파악에 적잖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국선 변호인과 함께 역할을 분담해 진행하는 게 적절할 것 같다"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신속 심리를 위해 국선변호인 추가 선임과 재판 기일 추가 지정을 요청하기도 했다. 검찰은 "구속기간 만료를 앞둔 상황에서 변호인 문제로 재판이 거의 한 달 이상 지연됐고 증거 철회까지 검토했다"며 "국선 변호인을 추가 보강하거나 재판 기일을 주 1회에서 2회로 잡아달라"고 밝혔다.

최근 이 전 부지사를 직접 접견한 김광민 변호사는 이날 공판을 방청한 뒤 취재진에게 "다음 기일까지 사선 변호인을 선임해 참석시키는 게 목표고, 이 전 부지사도 변호인 선임에 조급해하는 상황"이라며 "이 전 부지사가 구속 상태이기도 한 만큼 변호인 선임은 사모님(배우자)에게 일임할 수 밖에 없고, 사모님은 사안이 워낙 복잡한 만큼 가급적 많은 변호인단을 꾸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 공판에는 안부수 아태평화교류협회장이 증인으로 출석했으나 국정원 문건 제시 등 국가 안전보장을 이유로 비공개로 전환됐다./더팩트 DB

검찰에 협조를 요청하기도 했다. 김 변호사는 "사선 변호인이 다음 주에 온다고 해도 사건 자료가 5만 페이지에 달하는 만큼 바로 업무 파악을 하지 못하고 자료 복사하는 데만 2주 정도 걸릴 것 같다"며 "사건 자료에 검찰이 협조를 해준다면 시간을 아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변호사는 사건 수임을 전제로 최근 이 전 부지사를 수차례 접견했으나 변호인 선임에 부담을 느낀다고도 밝혔다. 김 변호사는 현재 이 전 부지사의 측근인 신모 전 경기도 평화협력국장의 변호인을 맡고 있기도 하다.

이날 공판에는 안부수 아태평화교류협회장이 증인으로 출석했으나 국정원 문건 제시 등 국가 안전보장을 이유로 비공개로 전환됐다.

이 전 부지사는 쌍방울그룹의 대북송금에 관여하고 법인카드와 차량 등 약 3억 원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 및 뇌물을 수수한 혐의 등으로 지난해 10월 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은 쌍방울그룹이 북한에 건넨 800만 달러 중 500만 달러는 경기도의 스마트팜 사업 지원비, 300만 달러는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의 방북비 대납으로 보고 있다.

rocker@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