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현동' 마라톤 조사 끝낸 이재명…다음은 대북송금
입력: 2023.08.20 00:00 / 수정: 2023.08.20 00:00

대북송금·정자동 수사 남아…9월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
李 "이달 중 청구해달라"…내달 청구시 국회 표결 불가피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장윤석 인턴기자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장윤석 인턴기자

[더팩트ㅣ송주원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으로 13시간 30분에 달하는 조사를 받은 가운데 향후 수사 전망에도 관심이 쏠린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엄희준 부장검사)는 17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약 13시간 30분 동안 이 대표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했다.

백현동 의혹은 경기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 옛 한국식품연구원 부지에 아파트를 짓는 과정에서 성남시가 사업 관련 인허가를 해결해 주고 성남도시개발공사를 사업에서 배제하는 방식으로 민간업자에게 특혜를 줬다는 내용이다. 이를 통해 시행사인 성남알앤디PFV는 분양이익 3185억 원을 얻고, 최대주주(46%) 아시아디벨로퍼는 약 700억 원의 배당수익을 얻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대표가 이례적으로 부지 용도를 자연·보전녹지에서 준주거지역으로 변경해 주고, 애초 100% 민간임대아파트 공급 조건을 10%로 줄여 나머지 90%를 일반분양 아파트로 공급할 수 있게 해 민간업자에 이익을 몰아줬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은 정바울 아시아디벨로퍼 대표가 이 대표 측과 친분이 있는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를 영입해 성남시 측에 개발 관련 청탁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대표는 당시 성남시장으로서 최종 의사결정권자였다.

검찰은 300쪽 분량의 질문지를 바탕으로 백현동 개발 사업 과정에서 각종 인허가 조건 변경에 동의·관여했는지 여부 등을 캐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이전 조사 때와 마찬가지로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내용이 담긴 30쪽 분량의 진술서를 검찰에 제출하는 것으로 대부분의 답변을 갈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조사를 이틀 앞두고 공개한 진술서 요약본을 통해 "1원 한 푼 이익을 취하지 않았다"며 의혹을 반박했다. 이날 검찰에 출석해서도 "위임받은 권한은 오직 주권자를 위해 사용했고 단 한 푼의 사익도 취한 적이 없다"라고 혐의를 재차 부인했다. 조사를 마친 뒤 청사를 나서면서는 "객관적인 사실에 의하면 전혀 문제 될 수 없는 사안인데 목표를 정해놓고 사실과 사건을 꿰맞춰간다는 생각을 버릴 수가 없었다"라고 비판했다.

백현동 특혜개발 의혹을 받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새롬 기자
백현동 특혜개발 의혹을 받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새롬 기자

검찰 안팎에서는 이 대표가 별도 사건으로 다시 검찰에 출석할 가능성이 제기된다.'대북송금 의혹'이 그 첫 타자로 꼽힌다.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은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요청을 받고 경기도의 스마트팜 사업비(500만 달러)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방북 비용(300만 달러) 등 800만 달러를 북한에 대납했다는 내용이다.

수원지검 형사6부(김영남 부장검사)는 최근 정진상 전 민주당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전 경기도 정책실장)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전 경기도 대변인)을 조사했다. 이 전 부지사도 최근 검찰에 대북송금 의혹에 대해 '이 대표에게 보고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김 전 회장은 이 전 부회장의 재판에서 '김 전 부원장이 쌍방울의 경기도 스마트팜 사업비 및 도지사 방북비 대납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정자동 소재 한 호텔 관련 특혜 의혹은 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3부(유민종 부장검사)가 수사하고 있다. 정자동 호텔 개발 사업 특혜 의혹은 2015년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모 호텔 시행사의 사업권을 따내는 과정에서 성남시로부터 용도변경, 대부료 감면 등 각종 특혜를 받았다는 것이 뼈대다. 성남시청과 성남도시개발공사 등 실무진 조사에 집중하던 검찰은 최근 이 대표와 정 전 실장의 과거 성남시 재직 시절 공용휴대전화 번호를 확보하는 등 '윗선'을 겨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마무리 수순을 밟고 있는 백현동 사건과 대북송금 사건을 묶어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검찰 중간 간부 인사가 다음 달 초중순으로 예상되는 만큼 다음 달 초에는 영장 청구가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 대표는 정기 국회가 열리기 전인 이달 중 영장을 청구해 달라는 입장이다. 이달 안에 영장을 청구할 경우 민주당이 8월 임시국회를 일시 중단하면 이 대표가 체포동의안 표결 없이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할 수 있다. 하지만 다음 달 1일 정기국회가 시작되면 회기 중단이 불가능해 체포동의안 표결을 거쳐야 한다.

이 대표는 지금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 비리와 성남 FC 후원금 제삼자 뇌물 혐의로 불구속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대선 기간 당시 고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처장을 모른다고 허위 발언한 혐의 등으로 별도 재판을 받고 있다.

ilrao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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