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조민 기소…진술 태도부터 부모 입장까지 살폈다
입력: 2023.08.10 15:39 / 수정: 2023.08.10 15:39

"검찰 종결할 사안 아냐…법원 판단 받아야"
조 씨 측 "재판에 성실히 참석하겠다"


민 씨가 입시 비리 관련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조 씨의 태도부터 공범인 조 전 장관 부부의 입장까지 총체적으로 살펴 이 같은 처분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뉴시스
민 씨가 입시 비리 관련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조 씨의 태도부터 공범인 조 전 장관 부부의 입장까지 총체적으로 살펴 이 같은 처분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뉴시스

[더팩트ㅣ송주원 기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 씨가 입시 비리 관련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조 씨의 태도부터 공범인 조 전 장관 부부의 입장까지 총체적으로 살펴 이 같은 처분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판5부(김민아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조 씨를 허위작성공문서행사, 업무방해 및 위계공무집행방해죄로 불구속 기소했다.

조 씨는 아버지 조 전 장관 등과 공모해 2013년 6월경 서울대 의학전문대학원에 허위로 작성된 자기소개서와 서울대 법대 공익인권법센터장 명의의 인턴십 확인서, 동양대 총장 표창등 등 허위로 작성되거나 위조된 증빙 서류를 제출해 서류전형에 합격한 혐의(허위작성공문서행사)를 받는다. 위계로써 서울대 의전원 평가위원들의 입학사정업무를 방해한 혐의(업무방해)도 적용됐다.

어머니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와 공모해 2014년 6월경 부산대 의전원에 허위로 작성된 입학원서, 자기소개서 및 위조된 동양대 총장 표창장 등을 제출해 최종 합격함으로써 부산대 의전원 평가위원들의 입학사정업무를 방해한 혐의(위계공무집행방해)도 받는다.

조 씨의 공소시효는 이달 말이었다. 부모 모두 기소돼 실형을 선고받은 상황이라 자녀인 조 씨의 경우 기소유예 처분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조 씨는 실제로 공소시효가 다가오자 고려대, 부산대를 상대로 낸 의전원 입학 허가 취소 처분 취소 소송을 취하하고 "모든 것을 다 버리고 초심으로 돌아가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고자 한다"며 자세를 낮췄다. 검찰 역시 조 씨의 태도 변화를 인지하고 검찰에 불러 조사하는 등 공소시효를 앞두고 사건 처리를 고심해 왔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달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자녀 입시비리·감찰무마 의혹 관련 항소심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장윤석 인턴기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달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자녀 입시비리·감찰무마 의혹' 관련 항소심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장윤석 인턴기자

검찰은 같은 사안으로 항소심 재판을 앞두고 있는 조 전 장관 부부의 입장도 고려하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조 전 장관 측은 지난달 17일 열린 항소심 첫 공판에서 조 전 장관 측은 지난달 17일 열린 항소심 1차 공판에서 "생업에 종사하고 왕성한 사회 활동을 하던 조 전 장관이 딸이 체험학습을 어디로 가서 무엇을 했는지 일거수일투족 알기는 어려웠다"며 혐의를 부인하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법정 밖에서는 "검찰은 언론을 통해 부모도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하고 있다. 피고인이 기소 사실에 대해 법정 바깥에서 입장을 표명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면서도 "저희 자식들은 입시비리 혐의로 기소되거나 유죄판결이 난 사안과 연결된 학위와 자격을 모두 포기 또는 반납했으며, 관련 소송도 취하했다. 부모인 저희의 불찰과 잘못이 있었음을 자성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조 씨가 보인 진술 태도부터 공범인 조 전 장관 부부의 입장 등 제반 사정을 모두 검토한 결과 기소가 맞다고 결론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검찰 관계자는 "유사 사례와 대법원 확정 판결 내용, (수사 과정에서) 지금까지 보여준 전반적인 태도, 공범의 재판 진행 상황 등을 종합 검토해서 증거와 법리에 따라 기소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처분을 앞두고 조 전 장관 부부의 입장을 촉구한 것과 관련해 '형사 책임은 개인이 지는 것인데 공범의 혐의 인정 여부로 판단하는 건 부적절하지 않나'라는 지적에는 "조 씨의 입장 변화를 확인하기 위해 공범의 입장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공범 혐의 인정 여부에 따라 조 씨를 기소한 것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 관계자는 또 "대법원 확정 사실에 의하면 조 씨는 가담 정도 측면에서 단순한 수혜자가 아니라 주도적 역할을 했다"며 "본건 수사 과정에서 진술이 일관되지 않고 일부 혐의를 다투는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공범 재판이 일부 진행 중이므로 검찰 단계에서 종결할 게 아니라 법원에서 최종적 사법 판단을 거쳐 결론이 확정되게 함으로써 사법 절차에 논란의 여지가 없도록 함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조 씨는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검찰 기소 소식을 뉴스로 접했다. 재판에 성실히 참석하고 제가 책임질 부분이 있다면 겸허히 책임지겠다"라고 밝혔다.

ilrao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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